부산홈페이지제작 최근 이란 테헤란 거리에서 여성들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등 그간 여성에게 강요됐던 종교적 규율을 거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테헤란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탄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여성 메라트 베흐남(38)은 노란색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로 출퇴근한다. 그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것에 관해 “나에게는 매우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베흐남은 오토바이를 탔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히거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탄 베흐남을 배척하는 사람들은 줄어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꽤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점차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방식과 반응이 큰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이란의 경찰 규정은 남성만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여성의 면허 취득 요건에 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여성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는 공공연히 벌금이나 오토바이 압수 등의 조치가 시행됐다. 지난 9월 아불파즐 무사비푸르 테헤란 교통경찰청장은 여성의 오토바이 탑승에 관해 “이는 위반이 아니라 범죄”라며 “현재 여성 중 그 누구도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지 않으므로 경찰이 이들을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규정은 이슬람교 교리의 보수적인 해석에 따른 것이다. 일부 이슬람교 성직자들은 여성이 오토바이를 타는 행위를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행위인 ‘타바루즈’라고 부르며 금지해왔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테헤란에서 오토바이는 주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다. 테헤란 거리에는 매일 약 400만대의 자동차와 400만대의 오토바이가 오간다. 정부 당국은 교통 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특정 시간대, 혼잡 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에 월 20달러(약 3만원) 이상의 혼잡 통행료를 부과한다. AP는 “많은 여성은 혼잡 통행료를 피하기 위해 테헤란을 오토바이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많은 이들에게 오토바이를 금지하는 것은 테헤란 거리의 현실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이란 당국이 히잡 단속을 거의 하지 않는 등 그간 여성에 관해 가해졌던 규제를 잇따라 완화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유엔의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경제적 위기가 닥치자 시위를 방지하기 위해 단속을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서는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혀 간 뒤 의문사한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으로 대규모 시위가 촉발되기도 했다.
개혁파로 꼽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최근 여성의 오토바이 면허 취득을 허용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인 샤르그 신문은 “여성들이 오토바이는 단순한 출퇴근 수단이 아니라 선택, 독립, 그리고 사회 내 평등한 존재라는 상징”이라며 “이는 단순히 면허의 발급 여부가 아니라 여성들의 요구가 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문제”라고 짚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최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급증하는 이스라엘 정착민 폭력 사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착민 폭력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온 이스라엘 정부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스라엘 군인이 공격을 받은 데다 미국이 가자지구 평화협정을 유지·진전시키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점을 의식해서로 풀이된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엑스에 “소수의 폭력적이고 위험한 정착민들이 벌인 사건은 충격적이며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민간인과 이스라엘 병사를 겨눈 이러한 폭력은 명백한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라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서안지구 정착민 폭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후 서안지구 사태가 가자지구 휴전을 위협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복면을 쓴 수십명의 이스라엘 정착민이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마을 베이트리드와 데이르샤리프를 공격해 차량에 불을 지르고 재산을 파괴했다. 이들은 유제품 공장을 습격해 트럭 4대를 불태우고 곤봉을 휘두르며 창문 등을 부쉈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스라엘 군인들을 공격하고 군용 차량을 파손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정착민 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헤르초그 대통령의 발언과 정착민 체포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정착민 폭력이 점점 증가하고 심각해짐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는 그동안 침묵·묵인으로 일관해왔다. 정착민들이 체포되는 일도 드물며 대부분 처벌을 면제받는다.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지구 정착민 폭력을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착민 폭력도 급증했다. 2년 동안 정착민과 경찰의 폭력으로 1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특히 올리브 수확철인 지난달, 정착민 폭력은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달 정착민의 공격은 260회 이상 이뤄졌는데, 이는 2006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정착민들은 팔레스타인 농부들을 구타하고, 올리브 나무를 훼손하고, 이들이 농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달 77개 마을에서 4200그루 이상의 올리브 나무와 묘목이 훼손됐다.
결실을 거두는 수확철은 팔레스타인 농부들에게 ‘재앙’이 됐다. 움 슈크리는 정착민들이 가족을 폭행하고 위협해 땅을 떠나도록 강요해 2년 동안 올리브 농장에 갈 수 없었다고 CNN에 말했다. 그의 집은 약탈당했고, 태양광 패널은 사라졌고, 물탱크와 관개 파이프는 부서졌다. 가장 슬픈 일은 올리브 나무가 모두 죽어버렸다는 것이었다. 슈크리는 “열심히 일한 게 이렇게 된 걸 보니 숨이 막힌다. 우리는 이 땅을 50년 넘게 소유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8일에는 서안지구 베이타 근처 지역에서 올리브를 수확하기 위해 모인 주민들과 활동가, 언론인들을 공격해 로이터통신 직원 2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복면을 쓴 50여명의 남자들이 막대기를 휘두르고 돌을 던지며 폭행을 가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정착민 폭력이 지난 2년간 이스라엘 주류 정치의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정착민들을 의견을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고 있으며 그 배경엔 정착민 출신의 극우 성향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은 이스라엘이 정착민 폭력을 극히 드문 경우에만 조사하고 있으며 이조차도 진전이 없다며 “서안지구에서 정착민들의 폭력과 살인이 거의 완전한 면책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