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소송변호사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퇴임하며 “감사원장으로서 맨 앞에서 외풍을 맞으면서도 감사원의 독립성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심사숙고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정치적 감사 논란에 탄핵소추까지 당했던 최 원장은 4년 임기를 마쳤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 오랜 기간 이어졌으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둘러싼 오해와 논란 속에서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라는 전례 없는 상황도 겪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장은 “때로는 쉽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감사원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으며 그 길을 선택해왔기에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2021년 11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임명했다. 1963년 감사원 개원 이후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감사원장에 취임했다. 전임 최재형 감사원장이 20대 대선 출마를 위해 사임했기에 최 원장 발탁은 정치적 중립성을 위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최 원장도 취임사에서 “불편부당의 자세”와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감사를 벌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감사원이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고의 지연 의혹’ 등을 줄줄이 감사하자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최 원장을 탄핵소추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탄핵안을 기각해 98일 만에 직무에 복귀했지만 헌정사상 처음 탄핵소추를 당한 감사원장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최 원장은 퇴임식에서 “감사원이 풀어내야 할 국가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고 우리 안팎의 갈등과 오해 또한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여러분이 감사원이 안고 있는 숙제들을 현명하게 매듭짓고 성숙한 결실로 일궈내 주시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감사위원 7인이 주요 감사 정책·계획을 의결하는 감사위원회 구성에 변화가 예상된다. 원장 권한대행을 맡는 김인회 감사위원은 다음달 5일, 이남구·이미현 감사위원은 내년 4월 임기를 마친다. 이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여권 성향 인사들이다. 최 원장을 포함해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김영신·유병호·백재명 감사위원은 야권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임 감사원장을 임명하고 감사원장의 제청으로 감사위원 3인을 임명하면 7인 중 4인이 여권 성향으로 구성될 수 있다. 감사원법상 감사위원회의 과반수가 공석이 되면 안건을 의결할 수 없어 이 대통령은 후임 감사원장 후보자 지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제27회 백석문학상 수상작으로 장석남 시인(60·사진)의 시집 <내가 사랑한 거짓말>이 선정됐다.
백석문학상을 주관하는 도서출판 창비는 백석문학상 심사위원 본심 회의에서 이같이 수상작을 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깊은 철학적 사유와 섬세한 감수성으로 서정시의 지평을 넓혀온 장석남의 시가 이제 무심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증명하는 시집”이라고 평가했다. 또 “(수상작은) 유려한 언어감각과 냉철하고도 숙연한 응시로 서정적 아름다움과 윤리적 깊이의 절정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1965년 인천에서 태어난 장 시인은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젖은 눈>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 산문집 <물의 정거장> <시의 정거장> 등을 펴냈다.
시상식은 만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창비신인문학상과 함께 이달 하순 열린다.
캄보디아의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 범죄조직에 대포통장을 유통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조직 총책 A씨와 또 다른 조직의 총책 B씨 등 48명을 검거해 26명을 구속 송치하고 2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 일당은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대포통장 명의자를 모집한 뒤 캄보디아 내 사기 범죄조직에 대포통장 20개를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개인 계좌 1000만원, 코인 계좌 2000만원, 법인 계좌 2500만원 등을 제시하며 대포통장 명의자를 모집했다.
모집책들은 통장 명의자에게 계좌 이체용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게 한 뒤 긴급여권으로 캄보디아로 출국시켰다. 캄보디아 현지의 범죄 조직원은 프놈펜 공항에서 통장 명의자를 숙소로 안내하면서 해당 휴대전화 등을 받아 사기 범행에 이용했다. 현지 범죄 조직은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통장 명의자들에게 코인으로 송금했다. 경찰 수사로 해당 계좌가 지급 정지되면 명의자들은 귀국했다.
일부 대포통장 명의자들은 범행 처벌을 피하려고 취업 사기를 당해 납치됐다며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다. 경찰은 허위 신고자들을 확인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또 다른 대포통장 유통 조직인 B씨 일당은 지난해 4월부터 과일 유통회사로 가장해 SNS에서 “공장에서 6개월 일하면 1억원을 지급한다”며 통장 명의자를 모집했다. 급전이 필요한 20대 초중반의 사회 초년생들이 몰려들었고, 초년생들은 돈을 벌려고 추가로 계좌 모집에 직접 나서는 등 범행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 일당은 서울·부산·대전·충남 등 전국 각지에 조직원을 두고 15개의 유령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법인통장을 개설한 뒤 그 일부인 4개를 캄보디아 프놈펜과 시아누크빌에서 활동하는 범죄조직에 수천만원을 받고 유통했다.
총책 B씨는 조직원들에게 신체 문신을 강요하거나 손가락을 자르라고 협박하는가 하면 폭력조직처럼 ‘90도 인사’와 같은 행동강령을 만들었다. 이를 어기면 상급자가 하급자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이들 2개 조직의 대포통장 유통에 따른 피해액은 모두 7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 전국적으로 캄보디아 취업 사기, 납치, 감금 등의 사건접수 내용을 모니터링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