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사이트 상위노출 수명 연장된 고리 2호기…“원안위 구성·심의 절차 바꿔야” | |||||
|---|---|---|---|---|---|
| 작성자 | (119.♡.20.161) | 작성일 | 25-11-16 12:59 | ||
|
웹사이트 상위노출 영구 정지되지 않은 국내 원자력발전소 중 가장 오래된 고리 2호기가 안전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명이 연장돼, 절차적 타당성 등을 놓고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3차례 심의 끝에 13일 계속 운전 허가를 의결한 고리 2호기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계속 운전을 신청한 10개 원전 중 첫 번째다. 나머지 9개 원전에 대한 원안위의 심의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원안위 구성 등을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허가안을 두고 원안위는 지난 9월25일 회의에서 처음 심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고관리계획서가 이미 승인된 한국형 원전(APR1400)과 다른 노형인 고리 2호기와 차이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달 23일 열린 두 번째 회의에서는 고리 2호기가 처음 가동할 당시인 40년 전 원전 인근 환경 변화가 계속 운전을 위한 필수 서류인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에 기술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을 보면 계속 운전 요건으로 ‘운영 허가 뒤 변화된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날 반대 의사를 밝힌 진재용 위원은 회의 중 운영 허가와 현재 시점의 변화를 비교해야 계속 운전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원안위는 구조물·계통·기기의 수명 평가와 설비 교체 계획 등을 심의한 결과, 충분한 안전 여유도가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안전 여유도는 사고나 고장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정상 운전할 때도 항상 일정 수준의 안전 여유를 두는 정도를 의미한다. 그러나 원안위는 안전 여유도를 확보하고 최신 기술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설비 교체 등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진 계측 신뢰도를 향상하기 위해 지진계측기 6대를 2028년 5월 이후 교체하고, 사용 후 연료 저장조 내 냉각수가 최대 온도(60도) 이하로 유지되도록 열교환기 용량도 2027년 4월 이후 증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최신 검증 요건 반영을 위한 절차 개선 등 18건의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시민사회에서는 안전성 우려에도 계속 운전을 허가하는 원안위 구성과 심의 절차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설비에 문제가 있으면 교체를 하고 수명 연장을 결정해야 하는데, 우선 통과해놓고 교체하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안전하다면 원전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제대로 된 안전 평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안전성에 문제가 있으면 지적해서 개선을 먼저 하는 게 규제기관이 할 일”이라며 “국민 안전을 위해 원안위를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안위는 고리 2호기 외에도 2030년 이전 운전 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원전 9기(고리 3·4호기,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3·4호기)에 대해 계속 운전을 심의할 예정이다. 고리 2호기 재가동 목표를 내년 2월로 정한 한수원은 이날 원안위 의결이 원전 10기 계속 운전의 첫 시작이라며 이는 한수원뿐 아니라 국가 에너지·산업 정책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직무대행은 “계속 운전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미래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리 2호기 적기 재가동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만 일몰을 보았다. 탐조(探鳥)대원들과 갈대숲을 지나서 용산에 올라 순천만을 굽어보았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11월, 그 계절의 틈새는 온통 철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새들의 울음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만(灣)으로 진격했던 바닷물도 집으로 돌아가고, 갯벌이 드러났다. S자형으로 구부러진 물길만 남았다. 그 물길을 타고 하루가 돌아오고 있었다. 이윽고 먼 산에서 흘러내린 어둠이 노을을 지우기 시작했다. 이때 갯벌로 새들이 날아들었다. 우리가 찾던 흑두루미였다.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칠면초 군락지 앞에 내려앉았다. 흑두루미는 천적인 여우나 삵의 공격을 피하려 발목까지 물이 올라오는 갯벌에서 잠을 잔다. 끼루룩끼루룩… 한동안 웅성거리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별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이곳은 흑두루미의 안전지대, 인간의 어떤 위협과 방해도 없이 순수의 어둠을 덮고 잠을 잔다. 순천만 일대는 흑두루미에게 평화의 땅이다. 하지만 평화는 천천히 조금씩 찾아왔다. 1996년 순천시가 개발업자들에게 순천만 골재 채취 허가를 내줘 습지가 증발해버릴 위기를 맞았다. 이미 이 땅의 해안가 습지가 산업단지와 택지 조성을 구실로 사라지고 있을 때였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했던 대구 달성습지와 구미 해평습지도 훼손되어 철새들이 더 이상 오지 않았다. 눈 밝은 이들이 뭉쳐서 개발야욕에 맞서 싸웠다. 자연이 순천의 자산이고 미래임을 전파시켰다. 그리고 2년이 넘는 투쟁 끝에 골재 채취 허가를 백지화시켰다. 2003년 순천만은 갯벌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받았다. 2008년 새해, 흑두루미 한 마리가 전깃줄에 부딪혀 목이 부러졌다.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에 나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는 입김과 같은” 안개가 시야를 가렸을지도 모른다. 무리에 섞여 날아오르려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을 수도 있었다. 몸집(몸길이 1m, 날개 2m)이 커 민첩하지 못하다. 아마도 러시아 아무르 또는 우수리 강가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왜 수만리 하늘길을 날아와 순천만에서 죽어야 하는가. 흑두루미 사체는 생태도시를 꿈꾸는 시민들에게 묻고 있었다. 도대체 순천만은 누구의 것인가. 시민들은 새들의 안전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순천시가 화답했다. 아예 전봇대를 철거하는 결단을 내렸다. “흑두루미 눈으로 순천만을 디자인하겠다.”(노관규 순천시장) 그러나 새들의 안전을 위해 인간의 구조물을 철거하는 데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 마침내 2009년 4월 전봇대 282개를 뽑아서 62㏊에 이르는 안전지대를 확보했다. 전봇대 철거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그것은 겨울을 새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렇게 확보한 농지를 ‘흑두루미 희망농지’라 명명하고, 여기서 수확한 볍씨를 먹이로 뿌려주었다. 2022년에는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 평야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이즈미는 지구에 남아 있는 흑두루미 1만5000마리 정도 중에서 90%가 월동하던 곳이었다. 삽시간에 무려 3000마리가 폐사했다. 위험을 직감한 흑두루미는 피난길에 올랐고, 내릴 곳은 순천만뿐이었다. 6000마리가 몰려와 겨울을 났다. 그리고 그중 3000마리가 이듬해 날아와 순천만에서 월동했다. 2000년에는 불과 115마리가 도래했건만 지난해에는 7606마리가 찾아왔다. 순천이 생태도시로 명성을 떨치자 관광객도 폭증했다. 2007년에는 고작 13만명이었지만 2023년에는 1000만명이 찾아왔다. 순천만의 기적이었다. 순천시는 인근 안풍 들녘의 전봇대를 추가로 뽑고 있다. 내년까지 49개를 철거해 50㏊ 규모의 흑두루미 희망농지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흑두루미는 이제 보성, 고흥, 여수 갯벌에도 날아들고 있다. 순천만에서 시작된 생태복원 이야기를 다른 지자체가 받아서 이어간다면 또 다른 생명평화의 기운이 피어날 것이다. 인간과 새 사이에도 신뢰가 있다. 1㎞ 밖에서도 인간을 경계했지만 지금은 20m까지 접근해도 날아가지 않는다. 머잖아 사람들 코앞에서 학춤을 출지도 모른다. 우리가 떠나온 후 흑두루미가 얼마나 더 찾아왔을지 궁금했다. 황선미 순천만보전팀장이 답했다. “어제(11월10일) 5235마리를 목격했다. 많게는 8000마리가 월동할 것 같다.” 순천(順天), 이름처럼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순한 사람들이 자연을 경전으로 받들고 있다. 그들은 철새 한 마리의 날갯짓이 세상을 끌어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폰테크당일 |
|||||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