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캠핑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조리용 연료 대부분이 두통, 어지럼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메탄올을 기준치보다 많이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캠핑에 자주 쓰이는 조리용 연료 13개 제품(고형에탄올 8개·성형숯 5개)의 품질과 안전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고형에탄올은 불이 붙기 쉬운 에탄올을 고체 형태로 만든 연료이며, 성형숯은 탄 목재·톱밥 등을 가공해 일정한 형태로 만든 숯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고형에탄올 제품 8개 중 5개가 기준치(10%)를 넘는 메탄올을 24.2~56.7% 함유해 유해화학물질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탄올은 흡입 시 두통, 어지럼증, 구토를 유발하고 체내에서 폼알데하이드와 포름산으로 변화돼 시신경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화학물질관리법상 메탄올을 10% 이상 함유한 물질은 단시간 노출만으로도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된다.
문제의 제품은 씨케이코리아주식회사의 ‘고체연료’(메탄올 함량 56.7%), 코프304의 ‘불만대 에탄올 미니고체연료’(30%), 동양인터내쇼널의 ‘아카시아 에탄올 고체연료’(28%), 코코윌의 ‘코코 에탄올 고체연료’(25.1%), 이제이씨앤씨의 ‘국내생산 캠핑착화제 화로 에탄올 고체연료’(24.2%) 등이다.
이들 중 4개 업체는 소비자원의 개선 권고에 기존 제품 판매 중지 및 교환·환불 조치 등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코프304는 유일하게 개선 계획을 회신하지 않았다.
와이에스컴퍼니의 ‘뉴비아 에탄올 고체연료’는 메탄올 함량이 7.1%로 유해화학물질에는 해당하지 않았지만 라온L&C의 ‘라온 에탄올 고체연료’(0.1%), 삼성케미칼의 ‘파이어폭스 다용도 에탄올 고체연료’(0.02%) 등에 비해 메탄올 함량이 높아 개선 권고를 받았다.
또 성형숯 5개에 대한 안전성을 점검한 결과 호산챠콜의 ‘호산활활타성형숯’에서 기준량(1.0㎎/㎏)을 9배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돼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숯의 ‘야자 불쏘탄’, 카본텍의 ‘오로라’는 각각 함수율, 제조 연월 표시를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앞으로도 소비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생활 화학 제품에 대한 시험결과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작품 제목인 ‘해머’는 사람들의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자아를 망치로 부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아가 열려있다면 서로 소통하고 연결고리를 찾을 수도 있겠죠.”
LG아트센터는 스웨덴 출신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41)이 북유럽 최정상급 무용단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와 협업한 <해머>를 오는 14~16일 LG아트센터 서울, 21~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2022년 초연된 <해머>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다. 에크만은 12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끊임 없이 변화하고 있고, 예술 역시 영향을 받고 변화하게 된다”며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시달리고 있고, 저 역시 왜 계속 들여다볼까 자문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시의성 있는 메시지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21살의 이른 나이에 안무가로 데뷔한 에크만은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파리 오페라 발레단 등 세계적인 무용단들과 화제작을 만들어왔다. 그의 작품은 파격적인 비주얼로 관객에게 충격을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대 위로 4만개의 녹색 공을 쏟아 낸 , 물 5000ℓ로 무대에 호수를 구현한 <백조의 호수> 등 파격적인 무대를 통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해머>에서도 ‘힙스터’ 같은 무용수들의 예측불가능한 퍼포먼스, 웅장한 조명과 화려한 스타일링 등이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소셜미디어(SNS) 이용자가 화면을 스크롤 하는 것처럼 장면을 수시로 전환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한편, 개인주의와 타인의 시선에 갇힌 현대 사회를 풍자한다.
<해머>는 에크만이 그리스의 한 레스토랑을 방문했을 때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젊은 관광객들 중 한 명이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하자 모두가 자연스러운 척하면서도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을 포착하고 ‘인류가 스스로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한다. 에크만은 “관객을 놀라게 하고, 감명을 주고, 몰입시키는 요소를 무대에 구현하려 노력한다”며 “무용이 가지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좋아한다. 엔터테인먼트는 관심을 사로잡는다는 의미도 있는데, 휴대폰 사용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관객들의 시선을 두 시간 동안 공연으로 사로잡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대에는 유럽 현대무용의 최전선에 있는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댄스컴퍼니에 소속된 한국 출신 무용수 김다영과 정지완도 무대에 오른다. 에크만은 “저는 어떤 면에서 ‘쇼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상해 보이는 장면을 무대에서 과감하게 구현하기도 한다”면서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야유’를 해도 좋다”고 했다. “관객이 야유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시스템 안에서 자기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아티스트인 제게는 고통스럽지만, 예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행위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