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갤러리 11일 오전 9시10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한 재활병원 지하에서 작업 중이던 병원 관계자 4명이 잇따라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가스가 누출된 것 같다’는 병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지하실에 있던 4명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 모두 현재 의식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병원 지하의 밀폐공간에서 방수 페인트 작업을 하던 중 유독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구조된 이들은 당시 심정지 상태는 아니었으며, 의식이 저하된 정도였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단이 지난해 수능 출제 기조에 이어 올해 수능도 고등학교 교육과정 수준에 맞춰 적정 난이도로 출제하고 선택과목 유불리 가능성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수능 출제위원단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출제 기본 방향을 발표했다.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경인교대 교수)은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하고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며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인 내용이면 기존 시험에서 다뤄졌더라도 질문의 형태나 접근 방식을 바꿔 출제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을 배제했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자연계 학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 과목으로 쏠리는 ‘사탐런’ 등 현상에 대해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본능이 있다”며 “선택과목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작년 수능 기조와 6·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근거해 출제하면 유불리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 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면 어떤 과목을 선택하든 원하는 결과를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25년간 도시 기억 보존 ‘수요답사’공간 아닌 시간 사이에 짓는 게 건축정부·서울시 ‘종묘 뷰 빌딩’ 갈등‘시간 지우는’ 전면 재개발이 문제옛 건물·새 건물 자연스럽게 이어야
건축가 조정구는 25년 전 ‘구가도시건축’을 세워 한옥의 정취를 담은 현대적 건물을 설계하면서 도시답사도 병행했다. 올해 10월까지 25년 동안 1108회에 걸쳐 진행한 수요답사이다. 수요답사 결과물과 구가도시건축이 설계한 주요 건축물을 소개하는 25주년 기념 전시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옛 구영숙 소아과 건물에서 열리고 있다.
첫 수요답사의 목적지는 종묘였다. 지난 11일 전시장에서 만난 조정구 건축가는 “비어있는 웅장함이 좋아서 택했다”고 말했다. 수요답사는 백사마을, 교남동 등 주로 재개발 예정지로 이어졌다. 답사를 거듭하면서 “멋져 보이는 도시보다 사람들이 함께 잘 살고 잘 누리는 도시가 진정으로 훌륭한 도시”라고 깨달았다.
그가 전시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시간이 살아 있는 모두의 도시”였다. 건축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 사이에 짓는 거라고 했다. 그 예로 서울 정동길을 들었다. 덕수궁과 개화기 시절의 건축물, 현대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적어도 서울 사대문 안 역사 도심에서의 건축이라면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운상가를 2004년부터 2022년까지 네 번에 걸쳐 조사했다. 전체가 너무 복잡해 처음에는 무엇을 보았는지조차 혼란스러웠다. “조선 시대의 필지와 나이를 확실히 알기 어려운 한옥들이 그대로 자리했고, 그곳에 1960~1970년대 제조업이 들어섰죠. 정말 독특하고 소중한 땅이라고 느꼈어요.”
그는 세운상가의 ‘속골목’에 주목했다. 길과 건물 사이, 또 건물 안에서 도심 제조업 공장 지대를 움직이게 만드는 혈관 같은 골목을 품고 있었다. 세운지구를 실측하면서 재미난 공간도 많이 찾았다.
“작은 페인트 공장이었는데 이 공장이 나가도 수제 맥줏집이 들어오면 딱 맞을 정도의 멋있는 공간이었어요. 5층 옥상에만 올라가도 서울의 산이 다 보여 프랑스 파리처럼 저층을 유지해도 (사람을 끌어모을) 가능성이 꽤 있겠다고 생각했죠.”
최근 서울시가 종묘 앞 건물 최고 높이를 145m까지 허용하면서 논란이 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늘이 지지 않는데 오해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조정구 건축가는 문제는 그늘이 아니라고 했다. 허름해 보이는 옛 거리를 몽땅 지운 자리에 고층빌딩과 녹지가 어우러진 멋진 신세계를 제안했는데, 그런 시간을 지우는 전면 재개발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간에 맞춰서 한다는 건, 전면적인 방식으로 재개발을 하지 않는 거예요. 필요에 따라 조금씩 개발하면서 크고 작은 건물, 옛 건물과 새로 지은 건물이 자연스럽게 시간을 이어주는 거죠.”
그는 도시의 역사성과 생명력을 간직한 곳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익선동, 서촌, 북촌, 성수동에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건 그곳에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실핏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로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중심축을 보존해야 서울의 매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피렌체에 가면 큰 성당이 가운데 있는데, 시내 어디서든 볼 수 있도록 (높이를) 조절해요. 서울의 축은 도성과 주변 네 개의 산인데, 그 산이 보이도록, 그 산을 많은 사람이 누리도록 하려면 오래된 도시의 조직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걸 지금 다 엎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마치 심을 박듯 녹지 축을 이야기하는데, 서울이라는 도시의 시간적 질서에 맞지 않아요. 시선이 다 막히잖아요. 높은 건물을 지어서 거기에 사는 사람이 주변 경관을 다 누리겠다는 마음만 읽힌다”고 말했다.
그래서 역사 도심의 경관 문제를 사회 의제로 부상시킨 오세훈 시장이 역설적으로 고맙다고 했다. “우리 유산도 아니고 세계유산이라고 지정했잖아요. 종묘가 그만큼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녔다는 것인데, 그걸 함부로 하면서 무슨 도시의 미래를 논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