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촉법소년변호사 5년 전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한국 공무원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안보담당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1심 결론이 다음달 26일 나온다. 2022년 12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차례로 재판에 넘겨진 지 3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은 5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서 전 실장,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 5명에 대한 마지막 재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최종 책임자로서 죄책이 무겁다”면서 징역 4년을 구형했고,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박 전 원장에게는 징역 2년·자격정지 2년, 노 전 실장에게는 징역 1년·자격정지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9월22일 서해에서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하자 남북 관계에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해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었던 고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이튿날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내용의 허위 자료를 배부하게 하고, 서 전 장관에게 ‘보안 유지’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서 전 장관은 이런 지시에 따라 피격 사건과 관련한 5600여건의 첩보 등을 삭제하게 한 혐의가 있다. 박 의원과 노 전 실장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관련 첩보와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인 2022년 6월 감사원은 “이씨가 자진월북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문재인 정권이 내린 판단을 뒤집고, 검찰에 서 전 실장 등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2022년 12월부터 이들을 차례로 기소했는데 이후 3년간 열린 60여차례 재판은 대부분 국가 기밀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돼왔다.
이날 검찰 측은 서 전 실장 등이 이씨의 사고를 ‘월북’으로 속단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이씨가 표류하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피격 사망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벌어졌다”면서 “고위공직자인 피고인들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리고 피해자를 월북자로 둔갑시켜 유가족을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등 심각한 해악을 끼친 사건”이라고 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윤석열 대통령실이 주도한 보복 수사”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어 이씨가 당시 조류 상황을 잘 알고 있었으며 구명조끼를 착용했던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해 온 점, 국방부의 첩보 내용 등을 종합했을 때 월북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무엇이 허위이고 진실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진실을 조작했다’며 무리하게 기소를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서 전 실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당시 이씨의 사건은 대통령이 진상을 파악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는데도, 제가 장관들과 공모해 감추려했다는 이해되지 않는 주장에 맞닥뜨렸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 결정자들이 감사를 받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안보적 예측과 판단을 내놓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박 의원도 “검찰은 최근 국정원에서 삭제됐다는 문건이 확인됐는데도 이 사건 공소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의 죽음을 정치 장사로 이용해 국가기관을 무력화한 이들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청석에 앉아 검찰과 피고인 측의 공방을 지켜본 이씨의 형 이래진씨는 발언 기회를 얻어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데도 거짓말을 했고, 안보라인도 거짓에 앞장섰다”면서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에 정치적 이념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도록 법의 준엄한 심판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7일 코스피가 장중 낙폭을 키우면서 3900선도 내줬다.
이날 오후 1시4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128.46포인트(3.19%) 하락한 3897.99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4100선을 넘기며 반등했던 코스피는 불안심리가 재차 고조되며 지난 5일에 이어 재차 3900선을 밑돌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외국인이 2000억원 넘게 순매수에 나서며 장중 상승전환하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낙폭이 가팔라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016억원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2536억원, 기관이 2517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SK하이닉스(-4.05%), 두산에너빌리티(-4.29%), 한화에어로스페이스(-6.49%), HD현대중공업(-4.86%) 등 주요 대형주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지수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상승 종목이 10% 안팎에 그칠 정도로 장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도 3.5% 넘게 하락하면서 860선까지 밀린 상태다.
이날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것은 불안심리에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 재현 우려가 나오는 등 거시여건이 악화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장보다 8.95원 오른 달러당 1456.6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 초 이후 최고치다. 최근 거시 불안을 반영해 위험통화인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엔 그나마 실적 기대감과 한·미 정상회담 등 호재를 반영해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이 유입됐다면 최근엔 마땅한 호재도 부재한 만큼 환율 상승이 외국인 이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저사양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미·중 갈등 우려도 확산됐다. 중국 10월 수출이 전년대비 1.1% 감소하는 ‘쇼크’를 내면서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국내 증시의 악재 요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