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마케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의 운명을 결정할 미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시작됐다.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이지만 일부 보수 대법관이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해 법원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 청사에서 해당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고 3시간 가까이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민주당이 집권한 12개주와 중소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이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미국의 무역적자라는 ‘비상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날 심리에서도 같은 취지로 변론했다. 존 사우어 미 법무부 송무 담당 차관은 “관세 정책은 의회의 과세권을 침해하려는 목적보다는 무역을 더 공정하게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세 권한이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오면 미국은 무역보복에 노출되고 이는 파괴적인 경제 및 국가 안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리에서 일부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전통적인 권한인 관세 부과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헌법은 의회가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관세 부과권는 “언제나 의회의 핵심 권한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은 “의회의 권한이 대통령에게 너무 많이 위임될 수 있다”며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의회가 IEEPA와 같은 법을 통과시킨 것은 대통령에게 비상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관세 환급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물으며 “엉망진창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6월까지 관세 수입으로 1조달러(약 1450조원)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원고 측 변호사인 닐 카티알은 “정부가 이 소송에서 이긴다면 의회는 관세를 통제하는 권한을 영구히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2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 권한을 활용해 전 세계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일부 보수 대법관이 관세 부과의 적법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예단하기는 이르다. 보수 우위 대법원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결정을 다수 내려왔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무역대표부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라이언 마제러스는 “대법원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며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한 상황에서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뉴욕시장과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 등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 내에서 당의 방향에 관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의 진보적인 의제를 당이 어디까지 채택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5일 “민주당이 돌아왔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추진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은 시장·주지사뿐만 아니라 조지아주 공공서비스위원회,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교육위원회와 카운티 판사 선거 등 각급 선거를 휩쓸었다.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색인종들도 돌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맘다니 당선인은 흑인이 다수인 지역에서 약 30%포인트, 히스패닉이 다수인 지역에서 20%포인트 이상 앤드루 쿠오모 무소속 후보를 앞질렀다. 또 AP통신은 마이키 셰릴 뉴저지 주지사 당선인이 흑인 유권자 90%, 아시아계 80%의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 당선인도 흑인·히스패닉·아시아계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선전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반트럼프 정서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스팬버거 당선인과 셰릴 당선인이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그들의 선거 운동이 당의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제시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선거 운동을 벌였을 뿐 당이 갈구해온 것을 찾지는 못했다”고 짚었다. ABC방송은 “민주당이 내년까지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대료 안정 공약과 반트럼프 메시지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AP는 맘다니 당선인의 노선에 대해 민주당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가 내년 중간선거뿐 아니라 2028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진보 정치를 상징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은 전날 선거 이후 “민주당이 분열돼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이 성공하고 싶다면 맘다니 당선인의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간선거 캠페인 전략을 수립하는 수전 델 베네 하원의원(민주)은 맘다니 당선인의 성공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피했다고 A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