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힘빈구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사죄를 요구했다.
광주지역 81개 시민사회단체는 5일 공동성명을 내고 “5·18을 폄훼하고 내란을 옹호한 장 대표는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장 대표는 오는 6일 광주를 방문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복합쇼핑몰 부지, AI데이터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장 대표의 호남 방문 목표가 국민통합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발언과 행보는 극단적 이념에 치우친 국민 분열의 정치 자체”라며 “호남의 민심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위선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 대표가 판사 시절 회고록에서 5·18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왜곡한 혐의로 기소됐던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재판을 지연시킨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단체들은 “장 대표는 과거 전두환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서 부장판사로서 전씨의 불출석을 허가하면서 사실상 재판을 지연시켰다”면서 “이후 전두환은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에 출석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골프를 치고 12·12 가담자들과 오찬을 하는 장면이 포착되어 국민적 공분을 샀다”고 지적했다.
이어 “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북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도태우 예비후보의 공천을 옹호함으로써 5·18왜곡에 동조했다”면서 “내란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간 인물이 ‘국민통합’을 내세우며 군사독재정권에 희생된 5·18영령들을 참배한다는 것은 진정성 없는 정치 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5·18헌법 전문 수록 추진과 불법 내란 옹호는 양립할 수 없다”면서 “진정으로 국민통합을 말하려면 오월영령과 광주시민에 대한 사죄가 먼저”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3일 핵추진 잠수함 확보 추진은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응하는 목적이라며 이런 점을 중국에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 및 안보 협상 결과 ‘팩트시트’(설명자료)는 이번주 내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브리핑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군비경쟁을 촉진할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 “군비경쟁을 더 만들어내거나 동아시아의 위험을 더 만드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북한이 핵잠수함을 발표한 시점에서 저희가 좀 더 거기에 상응하는 준비와 대비를 해야겠다는 것을 중국과 미국에 설득한 결과”라고 했다.
강 비서실장은 ‘중국과 어떤 채널로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외교적 사항이라 구체적인 과정을 알려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그러나 북한이 핵잠수함을 보유했다고 선포한 이상 대한민국도 거기에 상응하는 전력을 가져야 된다는 것을 설명해왔고 그것이 설득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중국 측에 설명했고, 중국이 큰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1일 정상회담에서도 핵추진 잠수함 관련 얘기가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 공급을 결단해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트루스소셜에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정세 변화를 들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매체는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의 건조 실태를 파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잠수함은 핵연료를 추진 동력으로 하면서 핵탄두가 실린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이른바 ‘전략핵잠수함’(SSBN)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 매체는 지난해 1월에도 김 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한·미의 관세 및 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와 양해각서(MOU) 발표 시점을 두고 “자체적인 전망으로는 이번주 내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양국 간 이견이 크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팩트시트는 이번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기업 CEO를 ‘외계인’으로 확신하며 납치한다. 머리카락은 다른 외계인과의 ‘교신 수단’이니, 두피가 드러나게 밀어버린다.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가 보여준 독창성은 이 두 문장만으로도 설명이 된다. 어디서 본 적 없는 희한한 설정에 외계인과 인간, 자본가와 노동자의 갈등을 음울하게 버무린 작품은 당시 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2000년대 한국 영화계의 ‘비운의 명작’으로 오래 회자됐다.
이 명작이 할리우드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5일 개봉하는 <부고니아>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이자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작이다. <유전>의 아리 애스터 감독이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공동제작을 맡았고, HBO 시리즈 <석세션>의 작가 윌 트레이시가 시나리오를 썼다.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불행을 설명할 길이 없는 청년이 지구를 망치러 온 외계인이 있다고 굳게 믿으며 벌이는 납치극.’ 란티모스 감독은 20여년이 흘렀는데도 낡지 않고 신선한 설정에 오늘날의 시대상을 담아낸다. ‘부고니아’는 그리스어로 죽은 소의 사체에서 벌이 생겨난다고 여긴 고대의 잘못된 믿음을 뜻한다.
납치를 자행하는 주인공, 테디(제시 플레먼스)는 허위정보에 확신을 가지는 음모론자의 모습을 보인다.일반 사람과 똑같이 생긴 ‘외계인’을 구분해낼 수 있다고 확신하는 건, 원작의 병구(신하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기괴한 기계가 달린 헬멧을 쓰고 공상과학적 헛소리를 늘어놓는 병구는 자기만의 세계의 빠진 신뢰하기 어려운 인물로 보인다.
테디는 다르다. 물류센터 노동자이자 양봉가인 그의 언어는 논리정연하고, 겉보기에도 이상하지 않다. 병구의 납치 파트너 순이(황정민)가 사랑하기 때문에 병구를 이해한다면, 테디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사촌 동생 돈(에이든 델비스)을 말로 가스라이팅한다.
“아무 것도 잘못되지 않은 어릴 때가 그립지 않니. 자유로워지고 싶지 않니.” 그는 더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외계인을 잡아와야 한다고 논리를 편다. 돈이 주춤할 때면, ‘겁나냐’며 그의 남성성을 자극해 행동하게 한다. 테디는 거듭 ‘세상이 우리에게 잘못했으니, 우리는 이래도(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식의 생각을 합리화하는데, 그 극단적인 사고 방식은 2025년의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이어 영화는 납치를 당하는 CEO의 성별을 반전시킨다. 화학 약품 회사의 남성 사장 강만식(백윤식)은 생명 바이오 기업 여성 CEO 미셸(엠마 스톤)이 된다. <가여운 것들>(2024) 등 란티모스 감독과 다섯 작품째 함께하고 있는 엠마 스톤이 그를 연기하며 삭발 투혼을 벌였다.
미셸은 만식보다 교묘한 인물이다. 만식은 자신의 회사가 유출한 독극물에 병구의 어머니가 식물인간이 됐음에도 병구가 벌인 1인 시위에 눈 하나 깜짝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계급이다. 그 꼭대기의 만식에게 ‘산업재해 따위’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
2025년 <부고니아> 속 CEO는 만식보다는 나아졌다. 미셸은 테디의 어머니가 식물인간이 되자, 테디 앞에서 정중히 사과하고 치료비를 전액 부담할 것을 약속한다. 생체실험을 하면서도 기술력으로 ‘지구를 더 낫게 만들겠다’고 말한다. CEO의 태도가 달라졌음에도 병구와 테디가 결국 같은 선택을 한다는 건, 번지르르한 말이 늘었을 뿐 세상은 그대로 엉망이라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각자의 논리를 탑재한 테디와 미셸을 주인공으로 한 <부고니아>는 철학적인 토론극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구를 지켜라!>의 잔혹동화와 같은 순수함이 선사했던 키치함은 사라졌다. 대신 철학적인 대화와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장엄하고 묵시록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5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1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