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사례 오는 12월부터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 재난·안전 분야 공무원들이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사후 심의를 통해 징계 면제가 가능해진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적극행정 운영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31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한 경우 의도와 달리 부정적 결과가 발생해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후 심의를 통해 징계 면제가 가능토록 특례 규정이 신설된다.
기존에는 적극행정위원회 사전 심의를 거쳐 결과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경우만 징계 면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는 위원회 심의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등 사전 심의를 받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사후에도 징계 면제가 가능토록 개선했다고 인사처는 설명했다.
인사처는 “재난·안전 담당 공무원이 체감하는 높은 책임 부담이 완화되어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적극 행정이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9월 발표한 ‘재난·안전 분야 조직·인력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오는 12월 시행될 예정이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재난과 안전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분야인 만큼 현장 공무원들이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일한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적극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 아동정책이 유니세프(UNICEF)가 주관한 ‘글로벌 웨비나(Global Webinar)’에서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선정됐다.
30일 완주군에 따르면 이번 웨비나에는 전 세계 37개국 지방정부가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완주군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완주군은 스페인과 함께 단 두 곳만이 ‘글로벌 우수사례(Global Best Practice)’로 최종 선정됐다.
유니세프 본부가 매년 개최하는 이 웨비나는 각국 지방정부의 아동·청소년 정책 중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국제 포럼이다. 완주군은 ‘가장 나다운 마음챙김 감정 놀이터’ 사업을 주제로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아동·청소년의 정서 불안과 사회적 고립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단순한 놀이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고 회복할 수 있는 ‘마음 회복 공간’으로 설계됐다.
기획 단계부터 아동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 ‘디자인 워크숍’을 통해 아이들의 의견을 실제 공간에 반영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울할 때 노래할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친구와 단둘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같은 아이들의 제안을 행정이 직접 구현했다.
완주군은 고래 꼬리를 형상화한 다락방과 가장 많은 의견이 모인 노래방을 조성했다. 스포츠시설로는 탁구대를 설치했다. 아동의 상상과 욕구를 담은 이 공간은 ‘아이들이 설계하고 행정이 완성한’ 주도형 정책으로 소개됐다.
유니세프는 완주군을 “아동 참여를 실질적으로 제도화한 모범 모델”로 평가했다. 완주군의 사례는 오는 11월 4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니세프 글로벌 웨비나 본 행사에서 전 세계 지방정부와 공유될 예정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완주군의 ‘마음챙김 감정 놀이터’는 아이들이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고 회복하는 힘을 길러주는 공간”이라며 “아동의 목소리를 행정의 중심에 둔 완주형 아동친화도시 모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도 아이들의 마음 건강을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매년 10월25일은 독도의날이다. 법정기념일은 아니지만 소홀히 할 수 없는 하루다. 대륙에서 홀로 떨어져 동해를 업고 위대한 높이로 솟아올라 먼발치에 일본 열도를 던져둔 독도. 이제 일본은 이런 기본적 사실을 고맙게 여기고 허튼소리 말아야 한다.
내가 만든 책을 소개하는 셈이라 퍽 조심스럽지만 작년 광복절 즈음 이 코너에 “1901년부터 2021년까지, 치열하게 전개된 120년의 근현대사를 횡단하듯 조감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쓴 적이 있다. 충분히 고통스러운 개화-식민-독립-독재-민주-선진의 굽이굽이를 나름의 시선으로 요령 있게 요약한 다큐멘터리 북. 지난달에 완성해 <횡단 한국사>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내보냈다. 우리를 웃고 울린 역사는 깨알 같은 사건이 종횡으로 결합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책에도 독도의 안녕을 기원하고 의미를 묻는 내용이 명토 박혀있다.
크든 작든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는 사람들의 사소한 발밑이다. 언젠가 우리는 달이나 태양에 걸려 크게 넘어져 그 어딘가로 넘어가야 한다. 그 전에 돌멩이나 잔뿌리에 걸려 무너지기도 하는 것. 그럴 때마다 땅과 접촉한 면적이 곧 나의 넓이다. 독도, 격렬비열도, 마라도가 한껏 벌린 국토는 우리 삶의 터전이다. 이 한반도 지도를 토끼로 비유한 건 일본 지리학자다. 최남선은 이를 본때 있게 제압하듯 <소년> 창간호에 ‘맹호가 발을 들고 허우적거리면서 동아대륙을 향하여 나는 듯 뛰는 듯 생기있게 할퀴며 달려드는 모양’이라며 한반도를 호랑이로 표상한 그림을 실었다.(<횡단 한국사> 31쪽)
지난 주말 독도까진 못 가고 단양쑥부쟁이를 찾다가 충주 탄금대에 이르렀다. 저 호랑이의 배꼽쯤에 해당하는 우리 국토의 급소인 곳. 어둑한 길을 짚어나가는데 ‘탄금대기’가 쓰인 비석이 보인다. 더듬더듬 읽자니, 어라, 이건 최남선이 지은 글이 아닌가. 이렇게 나날의 일상이 역사와 종횡으로 또 연결된다.
탄금정에 쉬는데 앳된 여성이 꽃송이를 들고 까마득한 절벽인 열두대를 찾아오셨다. 이 야심한 시간에 무슨 사연일까. 문명의 불빛 지척에 깜빡거려도 개미 같은 개인은 지금도 이 어두운 땅을 보듬으며 사귀는 중! 한결 짙어진 어둠을 업고 솔밭길을 나오는데 그 어딘가를 횡단하는 기분, 자꾸 뒤를 돌아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