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상간소송변호사 한국에 체류하면서 ‘아프리카 우물 개발 사업을 지원한다’며 성금을 모금한 후 급진적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마스 등에 테러자금을 전달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난민 신청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국내에서 밝혀진 테러자금 규모로는 사상 최대로, 하마스에 돈이 흘러 들어간 사례를 확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16일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A씨(29)를 테러방지법·테러자금금지법·기부금품법·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기 안성의 자택에서 체포해 수원지검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3월 유학생 비자(D-2)로 입국한 후 2023년 3월부터 난민 신청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했다.
수도권 내 풋살장에서 일해온 A씨는 아프리카 우물 사업을 추진하는 ‘Y’라는 자선단체 지원을 명목으로 가상화폐인 USDT(테더) 62만6819개(검거일 시가 기준 9억5276만원)를 불법 모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모금을 위해 인스타그램 등 SNS상에 이슬람 난민의 사진들을 올리거나 “알라신을 위해 우리 같이 지하드(성전)를 하자”는 선동 구호를 게시하기도 했다. 또 경기도 한 지역에서 축구 동호회를 직접 운영하며 자국 출신 회원들을 상대로 모금 활동도 했다.
경찰은 2022년 3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한 후 A씨의 가상자산 송금내역에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새로 업데이트한 하마스의 가상화폐 지갑 주소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테러자금 지원 혐의로 수배된 후 본국으로부터 추적을 받아왔다. 2022년 8월 A씨에 대한 여권 무효화 조치로 인해 한국 체류 자격에 문제가 생기자 난민 신청을 3개월씩 11차례에 걸쳐 연장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체류했다.
구체적으로 A씨는 UN 등이 지정한 테러단체인 KTJ(카티바 알타우히드 왈지하드)에 2022년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자바트 알누스라’의 전투부대인 KTJ는 2014년 시리아 정권 타도와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결성됐으며, 2016년 주키르기스스탄 중국대사관 자살 폭탄테러와 2017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A씨는 특히 모금한 가상자산 중 한화 2700여만원을 급진적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하마스에 전달했다. 하마스에 전달한 자금은 국내에서 확인한 테러자금 규모로는 사상 최대로, 국내에서 하마스에 테러자금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테러단체에 직접 자금이 전달된 사례는 그 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자금 규모는 수십만원 단위로 크지 않았다”며 “피의자가 모금한 가상자산이나 현금이 많은 만큼 테러단체에 더 많은 자금이 전달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국내에서 암약해 온 테러단체 조직원과 추종자 검거 사례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만큼 A씨의 단독 범행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 8월 또 다른 UN 지정 테러단체인 파키스탄의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 소속의 조직원이 서울 이태원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Vulnerable)’으로 지정된 흑두루미가 순천만에 도착했다.
순천시는 23일 “지난해보다 하루 늦은 지난 22일 오후 3시, 흑두루미 73마리가 순천만에 도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순천만 상공을 선회하던 흑두루미 9마리는 남하해 일본 이즈미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흑두루미는 매년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국제적 보호종이다. 전 세계 개체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7600마리가 순천만을 찾을 정도로, 순천만은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경계심이 높던 흑두루미가 사람과의 신뢰를 쌓으며 불과 20m 거리에서도 관찰될 만큼 인간과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순천시는 2009년부터 62ha 규모의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를 조성해 안정적인 서식지를 확보해왔다. 여기에 더해 2026년까지 안풍들 일대 전봇대 49본을 철거하고 환경저해시설이 없는 서식지 50ha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오는 12월에는 흑두루미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행동 패턴 연구를 본격 추진, 과학적 관리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11월 5일부터 7일까지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리는 ‘흑두루미 국제심포지엄’에서는 IUCN 가입 도시로서 순천시의 자연기반해법 실천 사례와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한다.
순천시 관계자는 “올해도 흑두루미가 어김없이 순천만을 찾아 시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며 “순천만이 철새들에게는 안전한 쉼터, 시민들에게는 자연과 공존하는 희망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전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