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제 캐럴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이 ‘미·러 정상회담 장소를 부다페스트로 정한 건 누구냐’는 허핑턴포스트 기자의 질문에 “느그 엄마”(Your mom did)라고 답해 논란이 되자, 대화의 전체 맥락을 보라면서 그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공개한 것일 텐데, 전문을 봐도 도무지 맥락을 찾을 수가 없다.
기자가 “부다페스트는 1994년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러시아가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장소인데 그 중요성을 알고 있느냐. 누가 이곳을 회담 장소로 제안했나”라고 질문하자, 레빗은 “느그 엄마가 정했다”고 답했다. ‘느그 엄마’는 보통 미국 청소년들이 말싸움할 때 상대를 도발하기 위해 쓰는 표현이다.
기자가 “당신은 그게 재밌냐”라고 묻자, 레빗은 느닷없이 “재밌는 건 당신이 스스로를 기자라고 여긴다는 사실”이라며 “언론계 동료를 포함해 누구도 극좌 선전꾼인 당신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개소리 같은 질문 그만 보내라”고 말했다.
이후 ‘느그 엄마’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증폭되고 있지만, 레빗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그 누구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어 보인다. 이날 미 국방부 대변인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 러시아 국기 색깔의 넥타이를 착용한 이유에 대해 질문한 허핑턴포스트 기자에게도 “느그 엄마가 사줬으니까. 이 멍청아(moron)”라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오히려 이 발언을 유행어처럼 만들어서 정면돌파 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사실 무례한 몇몇 대변인의 이례적인 폭언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톡톡히 재미를 봤던 전략을 그의 행정부가 그대로 학습해 실행한 결과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채팅방 기밀 유출을 폭로했던 제프리 골드버그 디애틀랜틱 편집장은 지난 4월 이를 “자신을 향한 비판을 말 그대로 가져와서, 그것을 완전히 다른 무기로 재가공해 버리는 트럼프의 성공 경로”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러면서 골드버그는 2015년 공화당 대선 경선 때의 기억을 회상했다. 당시 트럼프는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을 깎아내리다가 “나는 포로로 잡혔던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엄청난 말을 내뱉었다. 골드버그는 그 말을 듣자마자 ‘트럼프 캠프는 이제 완전히 망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원래의 정치공학대로라면 베트남 참전용사로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했던 ‘전쟁 영웅’ 매케인을 그런 식으로 비방하는 것은 애국심 강한 공화당 유권자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수습하려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케인은 전쟁영웅이 아니다”라며 더욱더 거세게 자신의 말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골드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멘토로부터 “실수를 하더라도 절대 사과하지 말고, 설명하지 말고, 더 세게 밀어붙이라”는 교훈을 듣고 자라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됐고, 그것은 자신의 전략에 더욱 확신을 가진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700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에 대응한 방식도 정확히 이와 같았다. 시민들이 그를 ‘왕’이라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보란 듯이 왕관을 쓰고 전투기 조종석에 앉아 ‘똥’을 투척하는 AI(인공지능)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다. 부끄러움은 언론의 몫이었다. 주요 매체들은 차마 ‘똥’이라고 쓰지 못하고 ‘갈색 액체’(더힐·뉴욕타임스), ‘하늘에서 떨어지는 의심스러운 갈색 물질’(액시오스), ‘갈색 슬러지’(가디언) 등으로 표현했다. ‘똥’을 과감히 ‘똥’(poop)이라고 쓴 USA투데이 칼럼니스트는 “내가 지금 (칼럼에) 이런 문장을 쓰고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의 숱한 논란을 돌파하고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어쩌면 골드버그의 말처럼 그는 “그 어떤 미국 정치인도 찾아내지 못했던 천재적인 ‘어둠의 기술’을 발견”한 것일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무례하고 뻔뻔한 대응을 할수록 ‘교양있는 척’ 하는 기득권을 향한 거침없는 공격이라며 오히려 환호를 보낸다. 그리고 이는 문제의 초점을 ‘저급함’이냐, ‘솔직함’이냐의 논쟁으로 옮겨버리는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그것은 ‘싸움의 기술’일수는 있어도 ‘정치의 기술’이 될 순 없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미국 시민을 향해 똥을 투척하는 영상을 올리고, 대변인은 ‘느그 엄마’ 발언으로 말문을 막아버리는 이 상황은 정치가 사라진 미국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HD현대는 25일 부사장 승진 7명, 전무 승진 20명 등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 이은 후속 임원 인사로, 모두 80명이 승진했다.
이날 인사에서 HD현대중공업 류홍렬 전무 등 7명이 부사장으로, HD한국조선해양 박준수 상무 등 20명이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HD현대오일뱅크 장용준 수석 등 53명은 상무로 신규 선임됐다.
HD현대 관계자는 “그룹 전반의 사업 조정과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속한 조직 안정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미국 등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실행력과 전문성이 검증된 인재들을 중용했다”고 밝혔다.
HD현대는 오는 12월 초 전 계열사 사장단이 참여하는 ‘2026년 경영계획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내년도 사업계획과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확정할 방침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통제 구역으로 나누고 하마스가 축출될 때까지 이스라엘 구역에서만 재건을 진행하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가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쿠슈너는 전날 이스라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분리 재건 계획을 밝혔다.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에게 이 계획을 브리핑하고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은 “가자지구에 비교적 안전한 지역과 엄청나게 위험한 지역 두 곳이 있으며 안전한 지역을 지리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쿠슈너는 “하마스가 통제하는 지역에는 재건 자금이 지원되지 않을 것이며 안전한 지역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에게 일자리와 거주지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가자지구 건설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분리 재건 계획은 평화구상 1단계 합의가 이행된 이후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추후 가자지구 통치 체제에 관한 2단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는 중 제안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2단계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재건 계획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WSJ에 말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치안·통치 체제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 미국이 재건 카드부터 꺼낸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부동산 개발 구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이 가자를 장악하고 개발해 ‘중동의 리비에라(유명 해안 휴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당시 쿠슈너도 가자는 부동산으로서 매우 가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 측 인사들은 분리 재건이 하마스를 약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페르 구터만 선임연구원은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지역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하마스의 정치적 입지, 전투 능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했다. 전직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리 아미르 아비비는 “이같은 계획은 가자지구를 영구적으로 분할하는 것이 아니라 하마스에 무장 해제를 압박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 국가들은 재건을 이유로 들어 가자지구를 분할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영구 점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아랍 국가들은 분리 재건 계획에 반대하며 가자 치안을 책임질 국제안정화군 파병에 반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타하니 무스타파 유럽 외교관계위원회 연구원은 “어떤 계획이든 가자지구를 분할하려는 계획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심각한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정착촌을 건설하고 점령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 가자지구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