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차장검사출신변호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종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협상 요구 수위가 한층 선명해진 셈이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요구했으며 대신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점령지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에 반환할 용의가 있다고 시사했다고 복수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최근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도네츠크주는 러시아어 사용자가 다수”라며 사실상 양보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WP는 푸틴 대통령의 요구가 “도네츠크 전역에 대한 기존 요구를 결코 철회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기존보다는 완화된 입장을 보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 ‘알래스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의 완전 할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요구는 그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취지다.
현재 러시아군은 크름반도와 루한스크 전역을 비롯해 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주의 약 4분의 3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국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WP는 러시아가 도네츠크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방어선으로 여기는 ‘최후 저지선’을 무력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내줄 경우 향후 전쟁이 재발했을 때 러시아군이 서쪽으로 진격해 키이우를 향해 돌진하더라도 이를 저지할 전선이 사라져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네츠크주 전역을 내놓으라는 푸틴의 요구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난 후 공개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16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한 뒤 두 사람이 몇 주 내로 헝가리에서 만나 종전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2020년 1월 독일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미·러 양자 간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개인적 리더십’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라며, 지난 알래스카 회담이 구체적 성과 없이 사실상 러시아의 승리로 평가됐던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이 자칫 푸틴에게 전쟁 수행 시간을 더 벌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 이후 대러 메시지를 한층 유화적으로 조정했다. 그는 지난 11일까지만해도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17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서는 “토마호크를 생각하지 않고도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이 19일 캄보디아 상원에 ‘대한민국-캄보디아 합동수사 태스크포스(TF)’ 설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대책단은 관광업 피해 등으로 동포사회가 타격을 입고 있다며 “캄보디아 치안 상태는 다른 나라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인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캄보디아 상원에 한국-캄보디아 합동수사 TF 설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대책단은 캄보디아 하원 의원들을 만나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하는 안을 제안했지만 캄보디아 정부가 이 명칭에 부정적이라는 정부 측 전언에, 캄보디아 상원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선 한국-캄보디아 합동수사 TF 설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단은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에게 한국인 사건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캄보디아 의회 측에 타진했다.
김 단장은 “양국 의회가 힘을 합쳐 우리 국민을 지키는 협력 체계를 만들자는 데 동의했으며, (캄보디아 측은) 향후 한국인 관련 사건을 최우선으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측은 대책단의 합동수사 TF 제안에 ‘총리에게 긍정적으로 보고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교민들은 대책단과의 면담에서 이번 사태로 동포사회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몇몇 사건으로) 잘못 알려져 캄보디아가 치안이 불안한 나라(로 낙인찍혀) 여러 사업을 하는 분들이 예약 취소 사태 등을 겪고 있다는 애로사항을 청취했다”고 말했다. 외교관 출신인 홍기원 의원은 “(이번 사건들은 특정) 범죄조직과 관련돼 일어나는 것이지, 캄보디아에서 보통 생활하는 동포들에겐 납치 등 강력사건 같은 게 거의 없다, 캄보디아의 치안 상태는 보통의 다른 나라와 비슷하다고 알려달라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국내로 송환한 64명에 더해 김 단장이 이번에 구출했다고 밝힌 3명 모두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송환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캄보디아에서 구금된 사람은 현지에서 합동 조사하고 순차적으로 송환했어야 맞다”며 “그래야 캄보디아 범죄 현장도 검증하고 채증할 수 있지 않나”라고 썼다.
대책단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캄보디아 경찰이나 우리가 현지에서 한 명씩 (조사)하기에는 인력이나 시간 면에서 어렵고,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송환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호선 수석사무부총장도 “범죄단지 내 피해자임은 분명하지만, 한국 경찰이 범죄행위를 소상히 규명해야 할 범죄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전현희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기자간담회에서 캄보디아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배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이런 문제에 대해선 발언을 굉장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김 단장도 “현 상황에선 고려 요소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