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흥신소 지난 1월7일(현지시간) 미얀마 국경과 인접한 태국 메솟. 태국을 방문했다 실종됐던 중국 유명 배우 왕싱(32)이 실종 사흘 만에 태국 경찰과 함께 나타나자 중국에서는 안도와 충격 어린 반응이 교차했다. 그는 출국하기 전과 달리 머리를 박박 깎인 상태였다.
왕싱은 태국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말을 듣고 태국을 방문했다가 중국계 범죄조직에 납치됐다. 캐스팅 제의부터 사기였다. 범죄조직은 왕싱을 미얀마 국경지대 ‘스캠 센터’에 가둬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투입할 요량이었다. 왕싱은 중국인 50명과 함께 갇혀 있었다고 전해진다.
중국은 왕싱 사건 이전부터 미얀마 당국에 범죄조직 엄단을 요구해 왔다. 지난 한 해에만 5만명 넘는 자국민이 송환돼 왔다. 지난 9월29일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중국으로 송환된 미얀마의 대표적 중국계 범죄조직 ‘밍씨 가문’ 일당 11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왕싱 사건이 가져온 가장 큰 파장은 사기 범죄 피해자를 향한 시선 변화일 것이다. 왕싱 사건은 ‘유명한 사람도 사기 범죄에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중국에서 사기 범죄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하다니 어리석다” “범죄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알고 간 것이 아니냐”라는 시선을 받아 왔다.
동남아 등지에서 중국인 범죄조직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174명의 가족 487명은 왕싱이 구출된 바로 다음날 자신들의 가족도 구해달라며 집단 성명도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대체 누가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며 자국보다 평균소득이 낮은 나라로 향하는지 일면을 볼 수 있었다.
성명에 소개된 사례에 따르면 조손가정에서 자라며 10대 때부터 생계를 책임져온 안모씨는 여동생 등록금 마련을 위해 중학교 때 친구와 함께 미얀마로 향했다.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도 취업이 되지 않아서 국경을 넘은 이도 있었다. 어떤 이는 연예계에 데뷔한다고, 어떤 이는 물류센터 전산관리자로 일한다고 생각하고 길을 떠났다.
이들은 사기와 인신매매 피해자이지만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가담한 만큼 구출되면 처벌도 뒤따른다. 감옥을 다녀오면 사회에 복귀하고 재취업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기껏 구출돼 놓고 다시 범죄의 현장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가족들이 공권력의 도움을 받는 대신 빚을 내 가며 몸값을 전해 범죄조직을 배불리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죄책감과 트라우마는 평생 따라다닌다.
중국계 범죄조직이 개척한 이런 사업 모델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자 한국, 일본 등 다른 국가의 범죄조직도 뛰어들었다. 한국인 피해자가 대거 나왔다는 것은 한국계 범죄조직이 대거 가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캄보디아의 피해자들은 세계적 문제의 한복판에 있다.
런던과 뉴욕에 거점을 둔 출판사 버소(VERSO)에서 지난달 <스캠 : 동남아 사기 범죄 단지의 이면>()이 출간됐다. 이 책은 동남아 사기 범죄를 ‘중국인의 범죄’가 아닌 ‘감시 자본주의’와 ‘현대판 노예제’라는 틀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중국의 경험과 세계적 논의는 캄보디아의 한국인 피해자 ‘구출’과 ‘구출 이후’를 논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피해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깊어가는 가을, 서울 중구 정동길 일대에서 제27회 정동문화축제가 열립니다. 정동로터리~덕수궁 돌담길~서울시립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한제국의 역사와 근대문화가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적 문화거리입니다.
오는 10월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정동, 시간을 잇다’를 주제로 정동의 역사와 예술, 일상의 감성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꾸몄습니다. 정동로터리 일대에서는 거리 공연이 이어지며, 음악·무용·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시민과 가까이 호흡합니다.
특히 ‘가벼움의 미학’을 주제로 한 설치작품 ‘정동 구름’이 축제 공간을 채우며, 정동의 하늘 아래 새로운 풍경을 연출합니다.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됩니다. ‘정동 물들이기’ ‘박물관 스탬프 투어’ ‘추억의 오락실’ ‘요술 풍선 만들기’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행사가 마련됩니다.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60여개 공방이 참여하는 ‘아트마켓’이 열려 개성 있는 수공예품과 디자인 소품을 선보입니다.
가을 정동에는 추억과 낭만, 예술이 함께합니다. 경향신문이 주최하는 정동문화축제에서 특별한 가을의 순간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기간 : 2025년 10월23~25일
■장소 : 덕수궁~서울시립미술관~경향신문사 일대의 정동길
▶상세한 내용은 정동문화축제 홈페이지(business.khan.co.kr/jeongdong)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노후 주거지역이 최고 49층의 아파트 단지로 바뀐다. 서울시는 광진구 자양동 227-147번지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 사업의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대상지는 서쪽으로 건대입구역이 있고 도보 10분 거리에 한강 공원에 접근할 수 있지만 건대 스타시티와 우성 1차 리모델링 단지 사이에 마치 섬처럼 남은 노후 불량 주거지다. 지난해 말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돼 올해 4월 신속통합기획에 착수한 이후 6개월 만에 신통기획을 확정했다.
해당 지역은 최고 49층 1030세대 규모의 주거 단지로 개발된다. 시는 한강 조망 특화, 미래 지역 여건을 고려한 기반 시설 확충, 지역 상권과의 상생하는 가로 조성의 원칙을 건축 계획에 담았다.
한강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조망 특화 계획을 수립했다. 최고 높이를 49층까지 상향하고, 한강에서 건국대로 이어지는 폭 20m의 남북 통경축을 계획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190세대를 확보했다. 상층부에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주민 공동시설을 배치했다.
주변 지역을 포함해 1만세대 이상의 개발이 예정된 만큼 노인여가복지시설, 소방 안전시설 등 공공시설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용도지역(2·3종→3종)을 상향하고 용적률을 최대 20%포인트 높였다.
차량 통행 불편의 주요 원인이던 자양번영로의 노상 공영 주차장을 없애고 공원 하부에 대체 주차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자양번영로는 2∼3차선에서 5∼6차선으로 넓혀 교통체계가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 신통기획 확정으로, 서울시 전체 224개 대상지 중 135개소(약 23만7000호)에 대한 기획이 완료됐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자양동 주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신속통합기획 착수 후 6개월 만에 기획을 완료한 만큼, 인허가 절차도 ‘신통기획 2.0’ 적용을 받아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