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이혼전문변호사 “겨울에 주전자에 물을 데워 며칠에 한 번 머리를 감고, 샤워실이나 세탁기를 쓰려해도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눈치를 봤어요. 여기선 다섯 발자국만 걸어가면 모든 걸 다 할 수 있으니 나이 든 사람은 편해.”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남대문 쪽방촌’ 세입자들이 14일 새 보금자리인 공공임대주택 ‘해든집’ 입주를 완료했다. 이날 오후 열린 입주행사 때 만난 주민 임재열씨(70)는 “작지만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해든집은 기부채납 방식으로 세입자가 이주해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개발사업지에 인근에 건설한 뒤 세입자가 입주를 완료하면, 기존 건물을 철거 후 개발하는 ‘민간 주도 순환정비’의 첫 사례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쪽방촌은 철거가 진행 중이고, 사무용 건물로 재개발하는데, 개발을 위해 먼저 이주민이 살 해든집을 준공했다”면서 “쪽방촌이 전국에 11군데 있지만 이런 개발 방식을 택한 곳은 남대문 쪽방촌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세입자는 기존 거주지 인근에서 계속 살 수 있고, 정비사업자는 세입자를 강제로 내보내거나 순차적으로 이주시킬 필요가 없어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입주민 이기순씨(86)는 “60년을 넘게 살며 정든 곳을 떠나지 않아도 되니 좋다”면서 “나의 영원한 실버타운이라고 생각하며 산다”고 말했다.
해든집은 ‘해가 드는 집, 희망이 스며드는 집’이란 뜻으로 2021년 12월 정비계획 결정 후 기부채납을 받아 4년 만에 준공됐다. 지상 6층~18층은 임대주택인 해든집으로 사용한다.
쪽방주민의 생활·간호상담과 의료·기초생활지원 등을 담당하는 ‘남대문 쪽방상담소’는 건물 5층에 들어선다. 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작업장과 편의점, 빨래방, 공유주방도 들어섰다.
해든집에 입주가능한 가구수는 총 182가구다. 전용면적 20㎡ 크기의 방은 보증금 489만원에 월 14만5100원의 임대료를 내고, 14㎡는 보증금 335만원에 9만9300만원을 낸다. 임대료는 2년마다 바뀌지만 원하면 계속 살 수 있다.
주민들은 지난 9월초부터 입주를 시작해 총 142가구가 입주를 완료했다. 기존 쪽방촌 거주민은 총 172가구로, 이주를 원하지 않거나 자격이 되지 않는 30가구는 다른 곳으로 옮겼다.
오세훈 시장은 “해든집은 강제 퇴거 없는 약자와의 동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거 공간으로 민관의 적극적 협력으로 주거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제공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발생한 ‘의료대란’ 여파가 장기기증으로까지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인력이 급감하며 뇌사자 가족 면담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고, ‘장기기증 동의율’이 20%대로 추락했다. 반면 이식 대기자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지난해 하루 평균 8.5명의 환자가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졌다.
17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기기증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 이후 줄곧 30%대를 유지했던 ‘장기기증 동의율’이 지난해 하반기 26.3%로 낮아졌다. 2025년 8월 기준 동의율도 27.5%에 그쳐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30%선 붕괴가 유력하다. 장기기증 동의율은 법적·의학적으로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 뇌사 추정자의 보호자가 기증에 최종 동의하는 비율을 뜻한다.
현행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본인이 뇌사나 사망 전 장기 등의 적출에 동의한 경우라도 그 가족 또는 유족이 이를 명시적으로 거부할 경우 장기기증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실제 기증 성사는 의료진과 유가족 간 면담 결과에 크게 좌우된다. 실제로 ‘뇌사 추정자 가족들의 뇌사 장기기증 동의에 대한 영향 요인조사’ 연구를 보면, 진료의가 의학적 뇌사상태와 후속 법적 절차를 충분히 설명해 가족의 이해도가 높을수록 기증 동의도 68.68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문제는 지난해 2월 전공의 사직 이후 의료인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하반기부터 원활한 가족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9년 이후 줄곧 50%대 수준을 유지했던 뇌사 추정을 통보받은 환자의 가족 면담률은 2024년 상반기(1~7월) 49%로 하락하고, 하반기에는 44%까지 떨어졌다. 올해 8월까지 면담률 역시 44%에 그치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기증원 역시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장기기증은 의료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데 의·정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집단사직 및 이탈, 인력 부족으로 2024년 하반기부터 가족 면담을 위한 의료진과 코디네이터(기증원) 간 협업이 제한됐다”며 “기증 동의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 가족의 ‘뇌사 상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진료과의 반복적 설명이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결국, 장기기증희망등록률이 4.9% 수준으로 정체된 상황에서 정부가 빚은 의료대란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명 나눔 현장을 위축시킨 것이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4만6935명으로 2020년(3만5852명)보다 1만명 넘게 늘었다. 반면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는 2023년 7만4100명에서 지난해 6만1150명으로 감소했다. 올해도 8월 기준, 4만2544명이 등록해 전년 대비 감소가 확실시된다. 조직·안구(각막) 기증도 일제히 감소세다.
소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의·정 갈등이 장기기증률을 높일 면담의 기회마저 끊어버린 것”이라며 “장기기증은 의료현장의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의료현장 안정으로 생명을 잇는 나눔이 확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모와 형을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여현주 부장판사) 심리로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존속살해와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6)씨에 대해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A씨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10년 동안 부착하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6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A씨는 부모와 형제를 흉기로 찔러 잔인하게 살해한 반인륜적 범행을 했다”며 “A씨는 형과 아버지를 죽인 뒤 어머니를 기다렸다가 살해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사회와 영구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변명의 여지 없이 심한 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고 무슨 처벌이던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김포시 하성면 단독주택에서 60∼70대 부모와 30대 형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무직 상태였던 A씨는 자신을 걱정하는 말을 한 부모를 폭행하다가 형에게 맞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