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변호사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부모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이하 ‘육아기 단축근무’)를 쓸 수 있는데, 아동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산하기관들마저도 육아기 단축근무 사용률이 높지 않고, 기관마다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복지부와 산하기관 총 21개 중 9개 기관에서 최근 3년간(2022~2024년) 육아기 단축근무 사용률이 10% 미만이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3.0%), 대한적십자사(2.8%), 한국보건복지인재원(2.4%) 등에서 사용률이 특히 낮았으며,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육아기 단축근무 사용자가 1명도 없었다.
만 12세 또는 초등 6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내의 기간 동안 단축 근무가 가능하다. 2014년부터 고용보험에서 급여 일부를 지원하면서 이 제도가 시행됐으며,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다가 올해부터 대상자가 확대됐다.
가장 사용률이 높은 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3년 평균 대상자(9002명)의 77.3%(6057명)가 단축근무를 사용했다. 그 다음으로는 질병관리청(71.5%), 한국노인인력개발원(53.7%), 보건복지부(51.7%), 식품의약품안전처(40.5%) 등이었다. 기관의 규모가 크고 사용 대상자수가 많은 곳들이 사용률이 대체로 높았다. 대체인력이 많거나 제도 사용 대상자가 많아서 ‘눈치보기’를 덜 할 수 있는 기관일수록 사용률이 높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동 정책을 총괄 지원하는 기관인 아동권리보장원도 5.7%의 낮은 사용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보장원은 “시차출퇴근제(유연근무제)가 잘 돼 있고, 기관 자체적으로 육아휴직을 최대 3년까지 쓸 수 있도록 해서 단축근무보다는 육아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윤 의원은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근무환경을 만드는 것은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며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산하기관들이 모범이 돼 단축근무 사용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이혜인 기자 hyein@k
서울 전역과 과천 등 경기 12곳토허구역·투기과열지구 지정광범위 규제로 ‘풍선효과’ 차단주담대 축소는 당장 오늘 시행
정부가 내년 말까지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등 12곳의 아파트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전면 금지하고 대출 한도도 조이는 집값 안정 대책을 15일 내놨다. 6·27 대출 규제, 9·7 공급 대책에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넉 달 만에 나온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무조정실·국세청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10·15 대책)을 발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 주택 구입 시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고 대출·세제 등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과 규제지역으로 동시에 지정된 곳은 서울 25개 전 자치구와 경기도 12개(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 지역이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개 구였던 기존 토허구역과 규제지역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토허구역 효력은 오는 20일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다.
서울시와 경기도 5개 지역(과천, 성남 분당·수정, 하남, 광명)은 2023년 1월 조정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린 지 2년9개월 만에 재지정됐다. 정부는 서울은 물론 경기도도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과 물가 상승률 등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해당 지역에선 주택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를 해야 한다. 즉, 임차인의 전세금으로 집값을 치르는 ‘갭매수’를 할 수 없다. 분양권 전매의 경우 수도권 규제지역 주택은 3년, 지방은 1년간 금지된다.
대출 한도도 차등 적용된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의 대출 한도는 현재 6억원에서 4억원으로,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축소된다. 15억원 이하 주택의 대출 한도는 현 6억원 그대로다. 이는 16일부터 즉각 적용된다.
취득세는 2주택자 8%·3주택자 12%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도 늘어난다. 규제지역에서 취득세가 2주택자는 8%로, 3주택자는 12%로 중과된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2주택은 기본세율(6~45%)에서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전면 배제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내년 5월까지 유예된다.
정부가 서울시 전체와 경기도 일부까지 한 번에 규제지역으로 묶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지역만 규제해 다른 지역까지 ‘풍선효과’로 가격 상승세가 퍼지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9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8월보다 0.58% 올라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특히 성동구(1.49%), 송파구(1.30%), 용산구(1.20%), 마포구(1.17%) 등 한강 인접지역 집값이 한 달 만에 1% 넘게 급등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0·15 대책으로 단기간 가격 과열 현상과 활발한 갭투자 흐름을 보였던 한강벨트 지역 중심으로 당분간 수도권 주요 지역의 거래 및 가격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안병훈(34·사진)이 ‘우승 없는 선수 상금왕’으로 올라섰다.
13일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안병훈은 PGA 투어 통산 상금을 2148만4985달러(약 307억원)로 늘려 데니 매카시(미국·2133만4859달러)를 제치고 우승 없는 선수 가운데 상금 1위에 자리했다. 매카시에게 15만달러가량 뒤져 있던 안병훈은 지난 12일 끝난 베이커런트 클래식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상금 30만1600달러를 보태면서 15만126달러 차이로 매카시를 앞섰다.
지난 8월 중순까지만 해도 이 부문의 압도적인 선두는 우승 한 번 없이 상금 3000만달러를 넘긴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였다.
안병훈은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공동 21위를 하며 우승 없는 선수 중에서는 플리트우드에 이어 두 번째로 통산 상금 2000만달러를 넘겼다.
플리트우드는 지난 8월25일 PGA 투어 왕중왕전인 챔피언십에서 163전164기에 성공하며 첫 우승,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뗐다.
17살이던 2009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거둔 안병훈은 PGA 투어에 진출해서도 여러 차례 우승 기회를 맞았으나 준우승만 5번 했다. 특히 2016년 5월 취리히 클래식, 2018년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지난해 1월 소니 오픈에서 연장전까지 가고도 모두 준우승에 머물러 한이 남았다.
2020~2021시즌 매우 부진해 다음 시즌 콘페리 투어로 밀려났던 안병훈은 2022~2023시즌 PGA 투어로 복귀한 이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년과 지난해 PGA 투어에서 준우승을 한 번씩 기록했고,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에서 열린 DP 월드투어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2015년 BMW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9년 만에 큰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며 기세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우승의 기억과 지난주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안병훈도 플리트우드처럼 ‘무관’의 꼬리표를 뗄 가능성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