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우 구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정부 전산시스템의 복구율이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재 피해를 입은 5층 전산실과 연계된 시스템이 많기 때문인데, 정부가 당초 공언한 ‘10월 중 완전 복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국정자원 대전 본원의 전체 709개 시스템 중 이날 오후 6시 기준 273개(38.5%)가 복구됐다. 이날 추가로 복구된 시스템은 우체국 쇼핑, 차세대 종합 쇼핑몰(나라장터 쇼핑몰),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등이다.
행정정보시스템 중 중요도가 가장 높은 1등급 시스템은 전체 40개 중 31개(77.5%)가 복구됐다.
1등급에서 아직 복구가 안 된 시스템은 국가보훈부 통합보훈,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등 3개와 행안부 6개 서비스(공공데이터포털·국민비서 홈페이지·국민비서 알림서비스·안전디딤돌·재난관리업무포털 통합상황관리·문서24) 등 총 9개다.
대전 본원은 2층부터 5층까지 총 9개 전산실이 있다. 5층에는 화재로 전소된 7-1 전산실과 바로 옆에서 분진과 연기 피해를 입은 7·8 전산실이 몰려 있다.
이 중 7-1 전산실은 완전히 소실돼 공주센터에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구가 진행 중이다. 7 전산실은 심한 분진 피해를 입어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 분진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8 전산실은 지난 11일 분진 제거 및 전원공사 작업이 완료돼 최근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5층을 제외한 나머지 전산실의 시스템은 복구가 완료됐다.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데이터 복구 과정에서 기존 장비를 살릴 수 있으면 (복구 속도가) 빠르겠지만, 아닐 경우 백업 데이터를 활용해야 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분진을 제거하고 테스트 후 문제 있는 부품은 고치는 중이라 (복구 시점은) 가변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전날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정 장관은 국무위원이다. 본인이 아직도 국회의원이라 착각하는데 그런 말을 하려면 국무위원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정 장관의 그 발언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특검 수사를 통해 국민의힘의 내란죄 동조 행위가 드러난다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것이냐’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결과가 나온다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서는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그는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아울러 박 전 장관 영장이 기각된 것은 현재하고 있는 특검 수사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모습이 담긴 대통령실 대접견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서는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이번에 공개된 CCTV 내용을 포함해서 영장 신청이 들어갔다가 기각된 것”이라며 “뒤늦게 영상이 공개됐다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에서 열린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사건 재판에서 공개된 이 영상에는 한 전 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문건을 받아 읽는 장면이 등이 담겼다.
김숨(51)은 사명감을 가지고 글을 쓰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책임을 잊은 적은 없다. 2016년 국내에 일본군 ‘위안부’ 생존 피해자가 단 한 명 남게 되는 시점을 배경으로 한 소설 <한 명>을 발표한 이후 그는 소설가로서 자신에게 씌워진 책임을 의식하며 10여 년을 보냈다.
지난 14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김숨은 이렇게 말했다.
“쓰고 싶어서 썼지만, 그분들의 삶에 빚을 지고 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나름의 애도를 계속해야 하는 책임, 내가 이해한 선에서 그분들의 삶을 (대중에게) 들려드려야 하는 자리에 섰을 때 얘기해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했다.”
책임은 그가 위안부에 대한 글을 계속 쓰게 한 이유 중 하나다. 자신이 그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고 글을 썼는지를 묻는 과정, 소설가로서의 책임을 자문하는 과정은 최근 발표한 장편 <간단후쿠>에도 녹아있다. ‘간단후쿠’는 위안부들이 입고 생활한 원피스식 옷을 부르던 말이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만주의 한 위안소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생활하며 원래 이름 ‘개나리’ 대신 ‘요코’가 된 15세 소녀의 몸을 소환한다.
그의 전작들이 떠오른다. 만주 낙원 위안소 이야기를 담은 장편 <흐르는 편지>에 등장했던 소녀들,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기록하는 연구자의 이야기인 중편 <듣기 시간>에도 등장했던 이름 ‘요코’ 등이다.
“‘한 명’은 위안소 안의 이야기로 들어가지 못했다.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흐르는 편지’를 썼다. 다만 그 소설을 쓸 때 당시 읽었던 피해자 증언 기록 등이 내 안에 정리되지 못하고 있었고, 위안소로 가서 내가 그 소녀들의 몸 안에 들어가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족스럽지 못하던 차에 ‘오키나와 스파이’를 쓰며 오키나와의 위안소를 직접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후 위안부 공부도 더 한 뒤 ‘이제 쓸 수 있을 것 같다. 소녀의 몸 안에 들어가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체화하는 과정에서 쓴 것이 ‘흐르는 편지’였다면, 체화 이후에 쓴 것이 ‘간단후쿠’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동안 했던 공부를 더해서 ‘한 명’도 개정판을 꼭 내고 싶다.”
그는 ‘체화’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경계했다. 타인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특히 몸에 새겨진 고통에 대해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이 주는 오만함 혹은 무력함에 대한 경계였다.
김숨은 1997년 등단해 약 30년 동안 꾸준히 소설만 썼다.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국내의 권위 있는 문학상에 한 번씩 이름을 올렸다. <국수>, <간과 쓸개> 등 삶의 아이러니를 담아낸 소설집부터 조선소 노동자의 삶을 다룬 <철>, <제비심장>, 이한열 열사를 모티브로 한 등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다.
그럼에도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소설가’라는 수식이 그의 이름 앞에 자주 붙는다. 작가는 “나는 역사 소설을 쓰는 사람은 아니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수식어에 갇히고 싶지는 않지만, 표현은 자유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아직 (위안부 이야기를)제대로 다 못 썼는데’라는 부끄러움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문장은 명료하고 시처럼 아름답다. 소설 전체가 서사시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간단후쿠>가 읽기 쉬운 책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인간성이 상실된 시대에 어린 소녀들이 겪었을 참상이 비록 직접적인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다 해도 책장을 넘기는 독자의 손끝은 무겁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길원옥의 이야기를 듣고 쓴 증언 소설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를 비롯해 그가 지금까지 써온 위안부와 관련된 소설들 모두 그러할테다.
하지만 “반복되는 전쟁과 폭력과 학살. 간단후쿠를 입고 간단후쿠가 된 소녀들은 여전히 곳곳에 있다. 우리가 보고 있지 못하거나 보려고 하지 않을 뿐”이라는 작가의 말은 우리가 왜 5·18민주화운동을 제주 4·3을 그리고 위안부 이야기를 비롯한 현대사의 아픔을 지금 다시, 문학 혹은 예술작품에서 만나야 하는가를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