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부장검사출신변호사 400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 방식의 지주식 김 양식이 전북 고창에서 1년 만에 다시 시작된다. 원전 온배수 보상 종료로 끊겼던 지역 어민들의 생업이 법 개정과 한정면허 처분을 통해 되살아났다.
고창군은 심원면 만월어촌계 소속 43개 어가(150여 명)를 대상으로 ‘지주식 김 한정면허 처분’을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치로 지난해 9월 한빛원전 온배수 보상 소멸로 중단됐던 고창 지주식 김 양식업이 재개된다. 어장은 심원 만돌 일대 200㏊ 규모로 기존 154㏊보다 46㏊ 확대됐다.
고창 지주식 김 양식은 1623년부터 이어진 전통 어업으로 만돌 지역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됐다. 지주식은 바닷속에 말목을 박고 그 위에 김발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해류와 조류의 영향을 직접 받아 단단하고 풍미가 좋은 김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창군에 따르면 한때 이 지역에서는 연간 물김 600t을 생산하고 마른김 가공공장을 포함해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한빛원전의 온배수 영향과 보상 종료로 지난해 면허가 만료되면서 어민들은 생계의 터전을 잃었다.
고창군은 이후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한정면허 제도를 신설하고 ‘어업면허 관리 규정 시행령’을 개정하는 등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올해 한정면허 처분이 최종 승인돼, 고창의 전통 지주식 김 양식업이 1년여 만에 부활하게 됐다.
고창 지주식 김은 람사르 습지이자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청정갯벌에서 생산된다. 서해안 최초로 물김 유기수산물 인증과 미국 농무부 유기인증(USDA)을 모두 획득했으며, 고품질 수출 김으로도 평가받는다. 현재 충남 태안, 전남 완도와 함께 국내에서 몇 남지 않은 전통 지주식 김 양식지로, 학술적·생태적 보존 가치가 높다.
현재 만월어촌계 어민들은 김 그물망 세척, 포자 부착, 말목 정비 등 양식 재개를 위한 사전 준비에 한창이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양식이 시작되면 내년 초에는 다시 ‘고창산 물김’이 시장에 선보일 전망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400년 전통의 지주식 김 양식업이 법적 근거를 통해 부활했다”며 “지속 가능한 양식 기반을 구축하고, 고창 김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통해 어민 소득과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겠다”고 말했다.
티셔츠·모자 사러 수백명 북적카프 CEO, KT 등과 협력 논의
미국의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주식 좀 한다’ 하는 이들에겐 친숙한 이름이다. 방대한 공공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미 국방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범죄, 테러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전략 수립을 돕는 ‘고담’은 팔란티어의 대표 상품이다.
팔란티어는 테슬라, 엔비디아와 함께 이른바 ‘서학 개미’(해외 주식 개인투자자)들이 꼽는 3대장 중 하나이다.
개미투자자의 사랑을 받는 팔란티어가 14일 서울에 깜짝 등장했다. 매일 색다른 팝업 스토어가 생겼다 사라지는 ‘핫플’ 성수동에서다. 팔란티어가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연 것은 2003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팔란티어의 첫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는 소식에 주주를 비롯한 이들이 몰려들었다. 행사장 앞은 공식 개장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수백명으로 북적거렸고, 건물 앞부터 300m가 훌쩍 넘는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씨(28)도 이날 반차를 내고 긴 대기줄에 합류했다. 팔란티어 주주인 그는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의 팬”이라며 “첫 팝업 스토어라길래 어떻게 꾸며놓았는지 궁금해서 왔다”고 말했다.
평소 미국 내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등 진보진영의 각성 문화)’를 비판하거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지지하는 등 다양한 의제에 목소리를 내는 카프 CEO는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팔란티어 역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함께 이민자 추적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자주 논란의 중심에 선다.
카프 CEO의 인기를 증명하듯 행사장 안에는 그의 얼굴이 크게 인쇄된 티셔츠, 스티커 등이 진열돼 있었다. 한정판 후드 티셔츠 21만5000원, 팔란티어 로고가 새겨진 모자 8만7000원 등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준비된 굿즈는 금세 동이 났다. SNS에는 대기줄이 너무 길어 입장을 포기했다는 후기도 이어졌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하는 팔란티어가 첫 팝업 스토어를, 그것도 왜 한국에서 열었을까. 현장에서 만난 팔란티어의 엘리아노 A 유니스 전략적 협력 총괄은 이렇게 설명했다.
“팔란티어는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지지하는 팬도 많고요.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이들과 교감하기 위해 문화·예술이 풍부한 이곳 성수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게 됐습니다.”
팔란티어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소비자는 물론 기업, 기관 등과의 거리를 좁힐 것으로 보인다.
카프 CEO는 이날 오전 광화문 KT 사옥에서 김영섭 대표와 만나 공동 개발 중인 AI 플랫폼을 점검하고 국내 AX(인공지능 전환) 확산 방안을 논의했다. KT는 지난 3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팔란티어와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카프 CEO는 이날 KT가 주최한 ‘AX 리더 서밋’에 참석해 대한항공·LS일렉트릭 등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도 만났다. 오후에는 성수동 팝업 스토어를 찾아 주주들과 직접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