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상간소송변호사 “코리아는 예술의 노다지올시다. 우리 민족뿐 아니라 이제 전 세계의 예술은 그 주제가 우리 코리아에 있단 말이오.” 1953년 파리에 있던 건축가 김중업에게 보낸 김환기의 편지글이다. 이미 70여년 전에 그는 K컬처의 미래를 예상했던 것일까.
북악산 기슭 자하문에 자리 잡은 환기미술관에 들어서면, 그 유명한 무한반복 점화 시리즈의 대형 작품이 공간을 압도한다. 마치 로마의 판테온 천장으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 같다. 그러다 다시 보면 부엉이 눈이 커다랗게 확대되며 내게 다가오는 듯도 하다. 그의 전면 점화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신의 입자가 떠오른다. 모든 사물과 현상을 입자로 해석한 그는 시공간을 초월해 저 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종신형 죄수’가 되어 오만가지 생각을 점으로 표현한 작품은 삼라만상이었다가, 또 심연이 되었다가, 때로는 블랙홀이 되어 관람객을 빨아들인다.
우주를 품은 대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인 김향안과의 살가운 사랑이나 소소한 일상을 느낄 수 있는 소품도 있다. 그중에는 연필로 간단히 스케치한 ‘마로니에’라는 작품이 있다. 마로니에라는 명칭은 프랑스에서 유래했다. 흔히 가시칠엽수라고 부르는 마로니에는 사르트르의 <구토>에도 등장하는 나무다. 마로니에를 간혹 밤나무로 번역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열매가 밤과 흡사한데, 독성이 있다.
그 마로니에는 그들이 이국의 낭만을 즐겼던 파리의 가로수였다. 그는 “파리의 가로수는 마로니에가 으뜸”이라며 “아름드리 마로니에는 파리처럼 늙은 거리에 더 어울리는 나무”라 했다. 여름이면 흰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아이스콘 형태의 꽃이 핀다. 가을에는 커다란 잎을 툭 내려놓는 키 큰 마로니에는 왠지 모를 감미로운 멜랑콜리가 묻어 있다. 훤칠한 체구와 검은 뿔테 안경 속에 숨겨진 김환기의 우수처럼 말이다. 그의 커다란 버버리 안에 몸을 숨길 만한 작은 체구의 사랑스러운 여인 김향안은 그가 진정 사랑했던 여인이다.
가을에는 더욱 파리를 그리워했던 김환기. “빠리는 벌써 마롱(마로니에 열매)이 떨어졌을 무렵이다. 두부 빛깔 건물의 거리에, 까맣게 서 있을 마로니에 나무를 생각해 본다.”(동아일보 1960년 10월5일)
미술관 입구에는 사랑을 꽃피우던 파리에서 두 사람이 웃으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 깊어지는 가을, 환기와 향안의 애틋하고 낭만적인 러브스토리도 읽을 수 있는 환기미술관 나들이는 어떠신가.
영국 BBC가 손흥민의 MLS 활약을 두고 “‘완벽한 이적’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그 정의에 가장 가까운 사례 중 하나다. 메시 같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선수와 구단이 각각 경력의 완벽한 시점에 최고의 선택을 한 드문 순간으로 평가된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손흥민은 LAFC에서 치른 9경기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BBC는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시기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시적 부진인지 나이(33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내림세인지 알기 어려웠다. LAFC에서의 활약은 그런 우려를 완전히 씻어냈다”고 했다.
BBC는 MLS 해설자 맥스 브레토스의 다음과 같은 말도 전했다. “그는 화요일 도착했고, 수요일 기자회견을 했다. 금요일 시카고 원정에 합류했다. 데뷔전에서 교체로 뛰었다. 다음 경기인 뉴잉글랜드전이 열린 곳은 인조잔디 경기장이다. (구단 등은) 이런 스타들을 곧바로 인조 잔디 경기에 내보내려 하지 않으려 한다. 손흥민은 선발로 90분을 뛰고 도움까지 기록했다.”
브레토스는 “보통 이런 스타들이 오면, 팀이 그 선수 중심으로 돌아간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MLS에 온다면, 그 팀은 ‘호날두의 팀’이 된다. 메시가 마이애미에 왔을 때 그랬다. 손흥민은 다르다. LAFC의 정체성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도 했다.
BBC는 손흥민 입단 당시 LAFC의 SNS 조회 수가 340억 회로 전월 대비 594% 증가한 통계 등도 인용했다.
BBC는 손흥민이 LA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상징이 된 점도 다뤘다. “손흥민 영입은 단순히 좋은 선수를 데려온 게 아니라, 이미 그들 마음속 스타가 집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는 LAFC 팬사이트 ‘Angels on Parade’의 운영자 트레버 트레이시 말도 전했다.
BBC는“MLS 수많은 유명 스타들이 다녀갔지만, (손흥민처럼 팀과 도시, 팬들 간) 유대감을 만들지는 못했다. 손흥미는 그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