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센트럴에비뉴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이 발효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 인질들의 귀환 소식을 공식적으로 환영했다.
AFP통신은 10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TV 성명에서 가자지구에 있는 인질이 귀환하는 오는 13일 “국민적 기쁨의 날이 될 것”이라며 “우리 형제자매들의 귀환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오는 13일은 이스라엘에서 ‘심하트 토라’라는 유대교 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심하트 토라는 유대교 경전인 ‘토라’를 읽는 기쁨을 뜻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28명의 인질 외 20명의 인질은 아직 살아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미국이 제시한 평화 구상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오는 13일 정오까지 인질을 석방한다. 이스라엘은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가자지구 주민 1700여명을 풀어주고,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48명을 풀어준다. 48명 가운데 20명만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스라엘 법무부는 이날 석방 예정인 수감자 인질 25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하마스가 석방을 요구한 마르완 바르구티 등 팔레스타인 측 유력 인사 가운데 일부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의 넬슨 만델라’로 불리는 바르구티는 차세대 지도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날 앞서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6시)부터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발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우리의 평화 계획 1단계에 모두 동의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알린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는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향한 첫 단계로서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은 합의된 선까지 군대를 철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당사자는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아랍 및 이슬람 국가, 이스라엘, 모든 주변국, 미국에 있어 매우 위대한 날”이라며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일이 가능하도록 우리와 협력한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의 중재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휴전 협상 중재를 맡은 카타르 측도 AFP통신에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가 타결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간 이어진 가자 전쟁을 끝내기 위해 72시간 내 모든 인질 석방,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가자지구 전후 통치체제 등을 담은 ‘가자 평화 구상’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6일부터 이집트 홍해 인근 샤름엘셰이크에서 이집트·카타르 등의 중재 하에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하자 이스라엘의 인질 가족과 가자지구 주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양측이 협상에 돌입한 전날부터 텔아비브 인질광장에 모여 협상 결과를 기다렸다. 이날 새벽 인질광장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서 1단계 협상이 타결됐다는 뉴스가 나오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인질 옴리 미란의 아버지 대니 미란은 “입이 귀까지 벌어질 만큼 미소를 지으면서 기쁨의 눈물도 흘렸다”며 “손녀 둘과 함께 춤을 췄다. 이 순간을 2년 넘게 기다려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말했다. 자녀가 인질로 붙잡혀 있는 아이나브 자우커는 “나만 행복한 것이 아니다. 가자지구 전체가 행복해하고 있고 아랍 국민 모두와 전 세계가 휴전과 유혈 사태 종식에 만족하고 있다”며 기뻐했다.
인질 가족 단체인 ‘인질 및 실종 가족 포럼’은 성명을 내고 “이것(휴전 합의)은 모든 사람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인질이 돌아올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 정부에 “즉시 (내각회의를) 소집해 합의를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협상을 중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며 인질 가족과 면담할 것을 요청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칸유니스 거리에도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와 손뼉을 쳤다. 알마와시 주민들은 거리에 모여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축하 포탄을 공중에 터뜨렸다. 칸유니스 주민 압둘 마지드 압드 라보는 “휴전과 유혈 사태 종식에 대해 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칼레드 샤트는 “2년간 대량 학살이 이어진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시민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감격했다.
통신이 끊긴 지역의 주민들은 휴전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 가자지구 중부 지역에 피란해 있는 에야드 아마위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합의 이후에도 휴전 소식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아마위는 “합의가 이행돼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새로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가디언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