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성범죄변호사 지난 7월 맨홀 사고로 하청노동자 2명이 숨진 인천환경공단 사업장에서 또 노동자가 숨졌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46분쯤 인천 서구 인천환경공단 공촌하수처리장에서 A씨(57)가 저수조 안쪽으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하수처리장에서 바닥 청소를 하다가 플라스틱과 합판으로 된 저수조 덮개가 깨지면서 안쪽으로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2인 1조로 근무한 동료는 “A씨가 사라져서 찾았는데 물에 빠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인천환경공단과 하수처리장 청소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이 하청업체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원청인 인천환경공단도 수사할 계획이다. 인천환경공단 관계자는 “유가족 지원과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경찰과 노동부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인천환경공단 사업장에서는 지난 7월6일에도 사망 사고가 발생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당시 노동자 2명이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차집관로(오수관)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구축용역’의 재하청을 받아 맨홀 속 오수관로 현황을 조사하다가 유해가스에 중독돼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받아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가자지구 통치권 포기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하마스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건 가운데, 하마스는 제안을 수용하든 거부하든 상당한 위험에 처하게 되는 ‘독배’를 든 처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하마스에 ‘가자 평화 구상’ 수용을 재차 압박하며 “우리는 필요한 서명이 하나 남았고, 만약에 그들이 서명하지 않는다면 지옥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하마스에 3~4일의 말미를 주겠다며 하마스가 제안을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이 전쟁을 지속하는 것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이날 “하마스가 계획을 거부하면 이스라엘은 쉬운 길이든 어려운 길이든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하마스를 압박했다.
이날 BBC에 따르면 하마스 내부 회의에는 가자지구 안팎의 하마스 지도부가 모두 참여하고, 하마스의 동맹인 다른 팔레스타인 세력도 참여하고 있다. 이스라엘 편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하마스 내부에서는 가자지구 군사조직을 중심으로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마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며 “이스라엘의 이익에 부합하고, 팔레스타인인의 이익을 무시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여단을 이끄는 이즈 알딘 알하다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투를 지속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하마스의 동맹 이슬라믹지하드(PIJ)는 즉각 거부 입장을 내놓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추가적 공격을 조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가자지구 통치권 포기 등 하마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걸고 있다. 하마스는 국제안정화군(ISF) 배치에도 반대하는데, 이를 새로운 형태의 군사점령으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 72시간 내에 이스라엘 인질을 전원 석방할 경우, 하마스는 모든 협상 카드를 잃게 된다. 하마스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이 인질을 넘겨받은 뒤에도 군사작전을 재개하지 않으리란 보장을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달 초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를 공습해 하마스 지도부를 암살하려 시도한 것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수용하든 거부하든 모든 선택지가 하마스에 심각한 위험을 안겨준다고 지적했다. 2년째 이어지는 참혹한 전쟁에 시달려온 가자지구 주민들을 전쟁 종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가자지구 일부 주민들은 하마스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주민들의 생명을 희생하면서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가자지구 중부에 피란 중인 마무드 아부 마타르는 “우리는 더 이상의 전쟁과 피를 원치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인 대다수가 전쟁을 즉각 종식시키기 위한 제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NYT에 말했다.
궁지에 몰린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CBS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기반 싱크탱크 팔레스타인대화그룹의 사데크 아부 아메르 소장은 하마스가 지역 동맹국들의 압력을 고려해 “독약이 든 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수용하든 거부하든 이스라엘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에 대해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원하는 바를 대부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승리의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하마스가 즉시 인질을 석방하고 무장을 해제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지를 받으며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지속·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연립정부 극우 장관들의 지지를 계속 확보할 수 있다.
또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언급은 너무 추상적이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자체 개혁이 완수될 때까지 당분간 가자지구 재건 및 통치에 참여할 수 없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발표한 영상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대부분 지역에 주둔할 것이며,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수용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오히려 더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만약 이 제안이 승인돼 전쟁이 종식되면 극우 의원들의 이탈로 연정이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