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흥신소 출범 3년차를 맞은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의 올해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단계 축소로 물류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지난해 6737억원의 거래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이미 8658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올해 최종 실적은 당초 목표였던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2023년 11월 출범했다. 전통 도매시장과 달리 온라인 도매시장은 시·공간 제약 없이 비대면으로 거래할 수 있어 유통 단계가 줄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출하자와 도매 단계 유통 비용이 7.5%포인트 줄어들면서 농가가 받는 값은 3.6%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aT는 추정했다.
기존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선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에 따라 도매시장 개설구역 내에서 지정·허가받은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간의 거래만 가능했다. 농산물이 거래되는 단계마다 실제 상품이 이동해야 해 물류 비용도 높았다.
반면 온라인 도매시장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국 어디서나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생산자나 대형마트, 가공업체 등도 직접 거래에 참여해 경쟁이 활발하다. 온라인에서 먼저 거래가 성사된 뒤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자에게 물건을 보내는 방식 덕분에 물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경북 포항시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손종락 ㈜리플러스 이사는 “온라인 도매시장에선 전국을 무대로 직접거래가 가능해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었다”며 “산지에서 직접 배송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물류비 지원까지 받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도매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도매시장에 소속된 중도매인들이 전국 여러 산지에서 직접 농산물을 모아오는 거래 방식도 등장했다. 이 같은 산지 직수집으로 중도매인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됐고, 출하자는 도매시장에 내던 시장 사용료와 위탁 수수료 등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aT는 “2030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규모를 전체 도매거래의 50%까지 확대하기 위해 가입요건 완화, 다양한 거래방식 도입, 물류체인 구축 등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선 아직 물류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민과 식품 기업이 온라인 도매 사이트를 통해 연결되면 소비자 가격이 낮아져서 좋지만, 중간 물류 체계가 현재 전무하다시피하다”며 “온라인 도매에 물류 시스템까지 덧붙일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측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거래단위를 취급하는 판매자나 구매자는 물류 시설을 보유·활용하기 어려우므로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심각한 호흡장애를 초래할 수 있지만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던 폐 섬유증의 치료 가능성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섬유화를 억제하는 특정 유전자가 간경변·신장섬유증에 이어 폐 섬유증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 연구팀은 폐 섬유증의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분자 치료(Molecular Therapy)’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환자의 체외에서 배양한 폐조직을 분석하는 한편 동물실험도 함께 진행해 항섬유화 유전자 ‘TIF1γ’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폐 섬유증은 폐 세포가 딱딱한 섬유조직으로 변하는 난치성 호흡기 질환이다. 진행될수록 폐 기능이 떨어져 저산소증이 발생하며 심각한 호흡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번 섬유화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렵고 그동안 섬유화를 막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를 통해 간·콩팥에서 섬유화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 TIF1γ 유전자가 실제 폐 섬유증 환자의 폐조직에서 건강한 사람보다 현저히 낮게 발현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TIF1γ 유전자를 활용한 치료제를 폐 섬유증 실험동물에 투여해 세포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 유전자가 폐 섬유증을 악화시키는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를 복합적으로 조절해 섬유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에 독소물질이 들어가면 이를 제거하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염증성 신호물질을 분비하고, 이에 따라 폐상피세포가 섬유화되는 과정을 억제한 것이다. TIF1γ 치료군의 폐에서는 이 일련의 과정이 차단되면서 섬유화 진행을 막고 폐 기능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체외 배양한 인간 폐조직 실험에서도 TIF1γ 유전자치료제의 효과는 동일했다. 이 결과는 단일 유전자 치료만으로 폐 섬유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섬유화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 가능성 또한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효수 교수는 “현재 임상 적용이 가능한 고품질 TIF1γ 유전자 치료제를 완성하기 위해 GMP 공정 개발 단계를 수행 중”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안전성 평가 및 임상시험에 들어갈 방안을 모색해 폐 섬유증 외에 간경변증·콩팥섬유증 등 다양한 장기 조직의 섬유증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북서부 모로코에서 정부가 보건·교육 등 사회 인프라 확충 예산 중 일부를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에 투입하자 이에 항의하는 청년 중심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이번 시위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약 409명이 구금됐다.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모로코월드뉴스는 전날 모로코 아가디르 교외 지역인 엘클리아에 있는 헌병대 초소 인근에서 청년 시위대와 헌병대 간 충돌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위대가 헌병대 건물을 향해 돌을 던지며 진입을 시도하자 헌병대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온라인상에 확산한 영상에 따르면 어깨 주변에 총상을 입고 다친 어린아이의 모습도 보였다. 외신은 “(반정부 시위로 인한) 전례 없는 불안의 물결 속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사건 중 가장 심각한 사건 중 하나”라고 했다.
모로코에서는 지난달 27일 음성 채팅 SNS 디스코드를 통해 결집한 ‘Z세대 212’이라는 이름의 청년 단체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이들은 “보건의료 먼저, 월드컵은 원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가 35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사회 인프라 예산 중 일부를 월드컵 시설을 짓는 데 사용하려 하자 반발했다. 모로코는 스페인·포르투갈과 함께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로코의 의료 종사자 수는 인구 1000명당 1.5명에 불과하다. 이는 유엔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가 제시하는 목표치 4.45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외신은 이외에도 모로코에 청년 실업, 교육 등 각종 문제가 만연하다고 전했다.
모로코 내무부는 이번 시위로 보안군 최소 263명과 민간인 2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당국이 구금한 시위대는 약 409명이다. 반면 모로코 인권 단체 모로코인권협회(AMDH)는 이번 시위로 1000명 이상 체포됐다고 밝혔다. AMDH에 따르면 수도 라바트에서만 148명의 시위대가 폭력과 공공안전 훼손 등 다양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민사회는 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모로코 시민 단체 다미르는 성명에서 “시위대를 향한 과도한 무력 사용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예산 운영 우선순위를 재고하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평화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시민의 권리를 엄격히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외신은 Z세대 주도 반정부 시위가 아시아 너머 아프리카로도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내 안정성의 상징인 모로코에서 이 정도 규모의 격변은 드문 일”이라며 “심화하는 불안은 최근 마다가스카르 등 여러 국가에서 발생한 Z세대 시위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달 25∼26일 반복되는 정전 및 단수 사태에 항의하는 청년 중심 반정부 시위가 격화해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내각 해산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