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구인구직 의사 고유 업무였던 피부 봉합과 매듭, 피하조직 절개, 골수 채취 등을 앞으로 진료지원(PA) 간호사도 할 수 있게 됐다. 1일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행위 목록 고시’도 행정예고했다. 이로써 PA 간호사가 그간 암암리에 해오던 일이 공식 업무로 규정됐다.
지난 6월 PA 간호사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간호법’이 시행된 이후 넉 달 만에 업무의 구체적 기준과 내용이 정해졌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환자 평가 및 기록·처방 지원, 시술 및 처치 지원, 수술 지원 및 체외순환 등 총 3개 항목 43개 행위로 규정됐다. PA 간호사는 진료·수술·마취 기록 초안을 작성할 수 있고, 소견서·진단서 초안 작성도 할 수 있다. 수술 부위를 포함한 복합 드레싱과 동맥혈 채취를 위한 천자도 허용됐다. 피부 봉합과 매듭, 봉합사 제거에 더해 피하조직 절개와 배농(고름을 빼냄) 등도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
PA 간호사 중에서도 전문간호사 자격을 보유한 사람은 복수 천자와 골수 천자도 허용됐다. 복수 천자는 뼈 내부에 바늘을 찔러 넣어 골수를 채취하는 고난도 의료행위로서 의학적 전문성과 높은 숙련도를 요구한다.
간호사가 PA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으로 한정했다. PA 간호사를 고용한 각 병원은 2029년 12월까지 의료법 58조에 따른 의료기관 인증을 받아야 한다. PA 업무를 수행하려면 임상 경력이 3년 이상이면서 관련 교육을 이수한 전담간호사이거나, 간호법에 따라 자격을 보유한 전문간호사여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제정안을 두고 의료계에선 우려 섞인 의견이 나왔다. 오선영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업무 범위에 위험한 고난도 업무까지 포함됐는데,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충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복수 천자같이 의사에게도 어렵고 위험한 의료행위를 아무런 감독 없이 PA 간호사 혼자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정부안은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행위 당사자(PA 간호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말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PA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의료 사고가 누구 책임인지를 시행규칙에 명시할 수는 없고,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불안 해소를 위해 PA 간호사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가 2009년 회사의 정리해고에 반대해 옥쇄파업을 벌인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을 집행하지 않기로 했다. ‘노란봉투법’의 유래가 된 노조와 노동자 대상 손배소 사건이 16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지난달 2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금속노조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미집행 안건을 통과시키고, 이런 내용이 담긴 ‘부집행확약서’를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에게 전달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009년 5월 회사가 정리해고를 단행하자 이에 반발하며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벌였다. 쌍용차는 이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노조와 조합원을 상대로 15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소송이 지속되는 동안 쌍용차 해고자들과 가족 등 수십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돌연사했다. 회사는 2016년 1월 조합원 개인에 대한 소송은 취하했지만, 노조에 대한 100억원대 소송은 계속했다. 지난 5월 대법원은 노조가 회사에 약 21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노조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지연손해금까지 더해 약 39억에 달했다.
이 사건은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 시행되는 노조법 2·3조 개정안 제정의 발단이 됐다. 일명 노란봉투법이다. 법원이 2014년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47억원 손해배상 판결을 하자, 한 시민이 쌍용차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4만7000원을 넣은 노란봉투를 한 언론사에 전달한 데서 유래했다. 이 법은 사용자 범위와 쟁의행위 대상을 확대하고, 기업이 노동쟁의를 이유로 노조나 노동자에게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금액을 청구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KG모빌리티가 전날 손배 청구를 철회하면서 노동자들은 16년에 걸친 긴 투쟁을 비로소 끝내게 됐다. 금속노조는 성명에서 “오롯이 교섭으로 관철해 낸 결과”라며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한화오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등 손배 문제도 교섭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합의는 단순히 한 사업장의 손배 문제 해결이 아니라 ‘손배 보복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분명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전산실 화재로 소실된 행정서비스 복구작업을 진행 중인 정부가 정부가 3일 오후 10시 기준 전체 647개 시스템 중 누적 128개를 복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중 1등급은 21개다. 복구율은 19.7%로, 2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전문인력과 공무원 8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연휴기간 중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다.
3일 하루동안 복구한 시스템은 총 12개로, 행정안전부 클라우드 온나라 공통기반 서비스와, 보건복지부 대표 홈페이지,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공주병원, 국립부곡병원, 국립재활원, 국립정신건강센터 등 보건복지부 관련 정보시스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이번 7일간의 추석연휴를 정보시스템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비상한 각오로 복구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완전히 전소된 국정자원 7-1 전산실 시스템 대구센터 이전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