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이혼전문변호사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미 관세협상의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미국 측에 양해각서(MOU) 수정안을 보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2일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건설적인 (MOU) 수정 대안을 디테일하게 만들어 미국 측에 보냈다”며 “아직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수정안은 영문 5장 분량으로, 지난달 11~13일 방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우리는 최대한 충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MOU 수정안에 이어) 미국 요구에 맞추려면 한·미 간 통화스와프가 필요조건이라는 얘기까지 전달했으나,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현재 협상 상황을 ‘분수령’이라고 평가하며 “많은 메시지가 미국 측에 전달돼 있고 어떤 식으로든 곧 화답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조금 진지하게 앉아서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낙관하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는 해피엔딩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협상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미국은 한·미 양해각서와 미·일 양해각서 안을 같이 보낸 뒤, ‘일본은 이 안이 좋다고 하는데, 당신들은 왜 반대하느냐’는 식으로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비공식적 경로로는 ‘한국을 밟는다고 밟아지는지 한번 보라, 밟는 발도 뚫릴 것’ 같은 말도 주고받는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실장의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질문에 “한국 측의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아직 협의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협상 중인 만큼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될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달이 역대 9월 중 두 번째로 무더웠던 달로 기록됐다. 2023·2024·2025년이 9월 평균 기온 역대 3·1·2위를 기록하면서, ‘9월도 여름’이라는 표현이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기상청은 ‘2025년 9월 기후 특성’을 통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이 23.0도로 기록돼 평년보다 2.5도 높았으며 지난해(24.7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고 2일 밝혔다. 역대 9월 기온 중 지난해가 1위, 올해가 2위, 2023년(22.6도)이 3위를 차지했다.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올해 9월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지난해에 이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6일(지난해 6일), 열대야일수는 0.9일(지난해 4.3일)이었다. 제주에는 지난달 25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2008년 폭염특보 체제가 만들어진 이후 가장 늦은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여름철 한국 위로 확장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여전히 물러나지 않고 영향을 준 가운데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지난달에는 평년보다 많은 비가 쏟아지며 전국 곳곳에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달 전국 평균 강수량은 228.8㎜로 평년(155.1㎜)의 1.5배 수준이었다. 강수일수도 15.1일로 평년(9.3일)보다 많았다. 9월 상순까지 가뭄이 이어지던 강원 영동 지역에서는 중순과 하순 일 강수량 80㎜ 이상의 비가 세 차례 내려 가뭄이 다소 완화됐다. 지난달 강릉 강수량(339.8㎜)은 평년(229.3㎜)보다 1.5배 많았다.
특히 지난달 6~7일에는 충남 남부와 전북 중심으로 최대 300㎜ 가량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지난달 6일 밤부터 전북 군산에서는 시간당 152.2㎜, 충남 서천에서는 시간당 최고 137.0㎜의 극한 호우가 발생해 지역 곳곳이 침수되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한국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얇은 띠 형태의 비구름대가 만들어져 좁은 구역에서 단시간에 집중되는 비를 내렸다”며 “대기 불안정에 의해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뿌려졌다”고 전했다.
해수면의 온도도 여전히 높았다. 지난달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26.0도로 최근 10년(2016~2025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서해는 25.7도, 남해는 28.1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각 2.2도, 2.4도 높았다. 동해는 남풍 계열 바람이 불어오면서 차가운 바닷물이 상승해 최근 10년 평균과 같은 24.3도를 기록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9월 늦더위가 3년째 이어진 가운데 집중호우로 일부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며 “기후변화로 이상기후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남은 가을철에도 가뭄과 호우 등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