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이혼전문변호사 법원이 30일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의 접대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대법원이 넉달여 만에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낸 것이다. 하지만 법원의 감사 결과가 지 부장판사의 주장과 같고 수사기관의 최종 결론은 남아있어 논란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이날 공개한 법원 감사위원회의 심의결과는 지 부장판사의 술접대 의혹이 ‘술자리는 있었지만 접대는 없었다’는 내용으로 갈음된다.
우선 법원 감사위는 지 부장판사와 동석한 변호사 2명의 관계를 밝혔다. 이들은 약 15년 전 지 부장판사와 같은 지역에서 실무 수습 등을 한 인연으로 가끔 만나 식사를 하던 사이였는데, 2023년 8월9일 만나 술자리를 갖게 됐다고 했다. 1차는 횟집에서 식사와 음주를 한 뒤 지 부장판사가 15만5000원을 계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후 2차로 술집에 갔는데 실내에 큰 홀이 있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설이 있어 룸살롱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들었다. 지 부장판사는 이 술집에서 한 두잔 마신 뒤 먼저 자리를 떠났고 그동안 여성종업원은 동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후 두 변호사는 이 술집에서 계속 술을 마셨고 술값은 한 변호사가 냈다고 했다. 당시 이 변호사들은 지 부장판사의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사건을 맡은 게 없었고, 최근 10년간 이들이 대리인으로 선임된 사건을 지 부장판사가 처리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 결국 이 심의결과만 보면 당시 술자리가 접대성 술자리는 아니었고 이들의 관계도 직무관련성이 없는 사이였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날 이 심의결과를 발표하면서 “감사위가 지 부장판사가 간 것으로 알려진 술집을 현장 조사하고, 사건 관계자의 진술과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이 제공한 정보 등을 모두 확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날 결과를 놓고 법원 안팎에선 대법원이 뒤늦게 의혹 해소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논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사건을 맡고 있는 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의 재판장인 지 부장판사가 지난 3월7일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를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지 부장판사에 대한 비판 여론 속에서 민주당이 지난 5월19일 지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가 남성 2명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 술집 내부 사진, 외부 홀에 여성들이 앉아 있는 사진 등을 접대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의혹이 제기되자 “가능한 방법을 모두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언론이나 국회 등의 질의엔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이날 대법원의 심의결과 공개는 의혹이 제기된 지 넉달여 만에 나왔다.
대법원이 이제서야 심의결과를 공개한 배경엔 사법부가 처한 개혁 논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비롯해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안을 추진하면서 사법부와의 갈등은 첨예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까지 민주당이 제기하고 나섰고 조 대법원장 국회 청문회까지 열면서 여당과 사법부 간의 극한 대치가 이어졌다. 대법원으로선 이 상황의 시작점인 지 부장판사 의혹을 스스로 풀어내고 사법개혁 논쟁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위원 7명 중 6명이 외부위원인 법원 감사위의 심의결과로 공정성을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밝힌 심의결과가 지 부장판사가 그간 했던 주장과 거의 같고, 이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최종 수사결론도 아직이라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은 감사위가 “현재로선 (지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 행위에 해당하면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반환 압박을 받는 탈레반이 미국인 억류자 한 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갇혀있던 미국인 1명을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지아 아흐마드 타칼 탈레반 외교부 부대변인은 석방된 미국인의 이름이 아미르 아미리라고 밝혔다. 아미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아프가니스탄에 갇혀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올해 카타르 중재로 석방된 다섯 번째 미국 시민권자라고 전했다.
다만 아미르가 탈레반에 붙잡혔던 이유와 갇혀있던 장소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잘못 구금됐던 미국인 아미리의 귀환을 환영한다”며 “이번 석방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된 미국인이 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억류된 모든 미국인이 귀환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의 중재로 이뤄진 이번 석방은 미국이 지난 13일 아담 뵐러 인질 특사를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낸 뒤 이뤄졌다. 다만 탈레반과 미국은 인질 석방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AP는 “(탈레반과 미국의) 관계 정상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번 석방이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에 바그람 공군기지 통제권 반환을 요청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영국 국빈방문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에서 바그람 공군기지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틀 후 “아프가니스탄이 기지를 돌려주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인근에 있는 바그람 기지는 미국·탈레반 전쟁이 시작된 2001년부터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공군이 공동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하자 미군은 이곳에서 철수했다.
미 관리들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바그람 기지 재점령 계획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재침략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탈레반 측도 바그람 기지 반환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파시후딘 피트라트 탈레반 참모총장은 미국의 군 기지 반환 요청과 관련해 “우리 영토의 단 1인치도 누구에게 내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이 아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작목 15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오는 2030년까지 신선 농산물 수출액 2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29일 도청에서 신선 농산물 연간 수출액 2억 달러 달성 등 추진과제 5대 기술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농업기술원은 먼저 만감류·파파야·상록 블루베리 등 아열대 신소득 작목을 15종으로 확대한다. 쌀·사과·단감 등은 기후 적응형 품종을 개발해 안정적 생산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기후대응농업연구과’를 신설하고, 당일 검사·통보가 가능하도록 병해충 정밀진단 체계를 구축한다.
농업기술원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디지털농업연구센터를 신설해 자율주행 농작업 플랫폼 등 첨단 농기계 보급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시설하우스 딸기 재배면적을 가진 지자체다. 농업기술원은 딸기연구과를 신설해 품종 개발, 저장·가공, 수출·유통까지 전 주기 연구체계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곤충 산업화·기능성 소재 개발 등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청년 창업 지원 등 농촌 활력 제고에도 집중한다.
농업기술원은 이같은 5대 기술 혁신 전략이 성과를 낸다면 2030년 기준으로 경남 농가 소득이 현재보다 35%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딸기 생산액이 현재 6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늘어나고,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현재 1억10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찬식 경남도농업기술원장은 “기술혁신 없이는 농업의 미래도 없다”며 “현장 맞춤형 연구와 산업화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