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쇼핑몰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협력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엔이 지원해달라”고 말했고,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도 적극 지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구테흐스 총장을 접견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처음 만났고,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이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은 대북 정책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대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는 국제사회의 평화·안보와도 연계돼 있다”며 “갈등과 대립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엔이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현명한 접근”이라며 “유엔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고 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국제사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유엔에서 균형 잡힌 목소리를 내면서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인도적 지원,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 가자·우크라이나 등 주요 현안 대응에서 한국은 신뢰받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구테흐스 총장이 추진하는 유엔 개혁에 지지를 표시했다. 그는 “한국도 유엔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기구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이 다자주의 협력 체계의 중심인 유엔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평가한 뒤 “국제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심해진 만큼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 정상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비롯한 양국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파벨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을 맺은 것을 언급하며 “체코 측이 한국 기업의 우수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에 기반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협력이 원전을 넘어서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으로 확대돼 호혜적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 7월 말 첫 통화에서 교통과 인프라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하자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도 “양국이 철도·공항·도로를 포함한 교통·인프라를 비롯해 핵심 광물 등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양국 정상은 내년 한국에서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소통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미국 내 외교·안보 오피니언 리더들과 만찬을 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 가면 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의 대형 상설 자동차 박물관이 있다. 일본도 세계 1위 완성차 제조사인 도요타그룹 본사가 있는 아이치현을 포함한 각지에 자사의 역사와 헤리티지, 글로벌 브랜드의 시대별 차량을 전시한 박물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판매량 기준 글로벌 3위, 영업이익률로는 2위를 달리는 완성차 브랜드를 보유한 한국에는 이렇다 할 자동차 박물관이 없다. 자동차 본격 양산의 역사가 짧은 편인 데다 모터스포츠, 튜닝, 정비, 애프터마켓 등 자동차 기반 문화 또한 상대적으로 빈약한 까닭이다.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달리며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과거를 돌아볼 여력이 없었던 측면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지 확보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비용이 드는 대형 박물관보다 맞춤형 소형 체험공간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국내외 7개 거점에 둥지를 튼 현대 모터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그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이 개관 1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마치고 24일 새로 문을 연다.
지난 22일 언론에 미리 공개한 현장은 ‘자동차에 대한 모든 취향을 담은 놀이터’를 콘셉트로 소비자들이 과거 희귀 모델부터 미래 차의 발전 방향을 둘러보면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전반을 체험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전시장에서 더 나아가 브랜드 방향성이 반영된 모빌리티 전시와 문화·예술 콘텐츠, 아웃도어·캠핑·여행 등 라이프 스타일, 레이싱, 시승 프로그램 등 고객이 직접 현대차와 자동차에 대한 직관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고객 소통 공간’을 지향한다.
우선 자원 순환 철학을 담은 파이프와 강판 등으로 구성된 건물 내부 뼈대가 눈에 들어왔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개관(2014년) 당시 설계를 맡았던 건축사무소 ‘서아키텍스’가 이번에도 디자인을 맡았다.
1층과 2층은 일본 서점 브랜드 ‘츠타야 서점’을 기획·운영하는 ‘CCC(Culture Convenience Club)’와 손잡고 자동차와 관련된 2500여권 도서와 500여개 자동차 전문 아이템 등 각종 콘텐츠를 망라한 ‘오토라이브러리’로 꾸몄다.
특히 ‘빈티지 컬렉션’에는 미니카, 카탈로그, 엠블럼 등 전 세계 수집가들이 보유하던 희귀 아이템들이 가득했다. 일부는 구매도 가능하다.
3층과 4층은 현대차의 신차를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차량 전시 공간이다. 10주년을 맞이한 고성능 N 브랜드 전용 공간이 3층에 들어섰고, 4층에는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차량 전시와 함께 아이오닉의 다양한 색상 조합을 경험할 수 있도록 108개 다이캐스트가 부착된 다이캐스트월 등을 구성해 깊이 있는 제품 체험을 돕는다.
마지막으로 5층에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멤버십’ 가입 고객들을 위한 멤버십 전용 공간 ‘HMS 클럽 라운지’를 마련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앞으로도 동호회 프로그램과 더불어 자동차 분야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는 토크 콘서트, 각종 시승 행사 등 고객 체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양을 넘어, 질까지 압도하는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래 못지않게 그룹의 뿌리인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리뉴얼 작업은 길게 보면 해외 여러 굴지의 브랜드처럼 역사와 스토리텔링을 담은 대형 자동차 박물관의 건립으로 나아가는 여정 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