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이 지난 분기 호실적과 함께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개발 난항 우려를 일축하며 경쟁 심화를 예고했다.
마이크론은 2025회계연도 4분기(6∼8월) 113억2000만달러(약 15조원)의 매출과 주당 3.03달러의 조정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매출과 주당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와 함께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론은 3개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 업황의 가늠자로 통한다.
HBM 사업을 담당하는 클라우드메모리사업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넘게 증가한 45억4300만달러로 실적을 견인했다. 5세대 HBM(HBM3E) 양산 확대로 HBM 매출은 약 20억달러에 달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9~11월) 매출이 1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높고 D램 공급이 빠듯해 유리한 환경이라고 전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까지 HBM 시장이 1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HBM 성장세는 일반 D램보다 뚜렷하고 이런 추세는 2026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자사가 엔비디아의 HBM4 성능 상향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업계의 관측에도 선을 그었다. 엔비디아는 HBM4 표준 동작 속도인 8Gbps(초당 기가비트)을 뛰어넘는 10~11Gbps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엔비디아가 메모리 3사의 HBM4 제품 품질을 평가 중인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메흐로트라 CEO는 “최근 업계 최고 수준인 2.8TBps(초당 테라비트) 이상의 대역폭과 11Gbps 이상의 동작 속도를 갖춘 HBM4 샘플을 출하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론의 HBM4는 경쟁사 제품을 능가하는 성능과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성을 제공한다”고 했다.
마이크론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는 반도체 업계에 따뜻한 겨울이 될 것”라며 반도체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음달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4조원대에 머문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9조원대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는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이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이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엔비디아 HBM3E 인증과 내년 HBM4 수출을 기반으로 내년 점유율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이 HBM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정학적 이점을 지닌 마이크론과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전국 청약자의 거의 절반이 서울로 몰리며 20여년 만에 청약 시장의 서울 쏠림이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25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전국 1순위 청약 접수 건수는 45만354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 청약 접수는 19만4975건으로, 전체 비중의 42.9%를 차지했다. 서울의 청약 접수 비중은 2004년(47.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2022년 6.3%에서 2023년 24.9%, 지난해 40.0%에 이어 3년 연속 상승세다.
서울의 청약 경쟁률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32.9대 1로, 청약 광풍이 몰아쳤던 2021년(163.8대 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7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오티에르 포레’(688.1대 1)와 이달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심 르엘’(631.6대 1)은 600대 1이 넘는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잠실르엘에서는 청약 가점 만점(84점)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 부양가족 6명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4년 만에 이처럼 서울이 다시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이는 것은 부족한 공급량과 무관치 않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은 1467가구로, 전국 공급량(6만710가구)의 2.4% 수준에 그쳤다.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청약 접수 비율과 경쟁률 모두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구자민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서울은 입지와 수요가 뚜렷한 지역인 만큼, 공급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청약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언제든 국민통합을 위한 값진 조언을 해주신다면 무겁게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직하신 데 대해 존경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이 지난 15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전직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했다. 국민통합위원회는 이날 만남에 대해 “국민통합에 대한 국가 원로의 충고를 경청하고자 하는 이 위원장의 취지에 따라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회의 사명은 분열과 대립을 넘어, 관용·진실·자제에 입각한 공동체 정신으로 국민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 시절 법제처장으로 일하던 때처럼 보수와 진보를 떠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헌법정신에 기반해 국민통합을 위해 소신껏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 위원장이 이 전 대통령 임기 동안 ‘소신 발언’을 한 예로 2008년 6월 ‘쇠고기 수입을 위한 고시 개정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것과 그해 8월 ‘공공기관장 강제 사퇴 압력은 법치주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이 위원장 임명을 두고 “매우 적절한 인사라고 생각한다”면서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권력과 재력을 가진 힘 있는 사람이 조금씩 양보하고, 포용력을 발휘해야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며 “대통령을 잘 보좌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