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이혼변호사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0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나 볼 법한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프레임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말한 것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이 청년 소통 행사에서 한 발언은 허탈감을 준다. 대통령의 젠더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민주진보 계열 정당의 젠더 문제 대응이 위선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머리와 입이 따로 놀기 때문”이라며 “머릿속에는 고루한 젠더 인식이 가득하지만, 입으로는 특정 성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을 하다가, 가끔 본심이 그대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청년들이 그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바란 것은 평생 집 한 채 못 사는 절망, 스펙을 쌓아도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 대한 논의였지, 대통령실에서 다리를 긁으며 읽는 인터넷 담론이 아니었다”면서 “우리는 최소한의 상식에 따라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를 원한다. 대통령은 커뮤니티 사이트부터 끊으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19일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젠더 갈등과 관련해 “청년 남녀가 편 가르며 다투는 상황이 안타깝다.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정부와 정치권에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특검 조사가 9시간30분 만에 종료됐다.
한 총재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45분까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후 조서 열람을 거쳐 오후 7시30분쯤에 퇴실했다.
한 총재는 조사를 마친 뒤 특검 사무실 밖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을 왜 전달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통일교 현안과 관련한 청탁을 직접 지시하거나 승인한 것은 아니냐’는 물음에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 총재는 이어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전달한 적 없느냐’는 물음에는 “내가 왜 그래야 하냐”고 답했고, ‘조사에서는 어떻게 해명을 했냐’는 질문에는 “잘 들어봐라, 어떻게 내가 했는지”라고만 답했다. 그는 ‘권성동 의원의 구속영장실질심사 결과를 보고 출석 일정을 정한 것이냐’ ‘혐의 내용을 다 인정했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 총재는 통일교의 각종 민원 해결을 위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8000만원대 청탁용 선물’을 전달한 최종 결재자라는 의혹을 받는다. 통일교 현안 청탁과 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권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미·중 정상 13년 만에 동반 방한관세 등 ‘스몰딜’ 가능성에 주목
이 대통령엔 외교적 ‘역할’ 기회대통령실 “환영…최대한 지원”
6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하면서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냉전 구도로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초강대국 ‘빅2’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강대국 사이 가교 역할도 주목받게 됐다.
대통령실은 21일 양 정상 간 만남을 환영하고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중 정상회담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최대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전화 통화 후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맞대면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3개월 만이다. 미·중 정상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2012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이 참석한 이후 13년6개월 만이다.
미·중 정상이 경주나 서울에서 정식 회담을 개최할지, 다자회의 중 약식 회동 형태로 만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가장 큰 외교 이벤트가 될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급속히 가팔라진 미·중 대립 구도에서 통상·안보 등 국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와중에 이뤄지기에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하며 “미·중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고 밝혔으며, 시 주석도 “중·미는 공동 번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양 정상의 만남이 치킨게임 양상을 띠고 있는 미·중 경쟁의 완충장치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치킨게임 중인 미·중…완충장치 역할 주목
정상 간 만남에서 다뤄야 할 의제는 수두룩하다. 오는 11월까지 유예되긴 했지만 양국은 한때 100% 넘는 상호관세율을 부과하기로 하다 상호 115%포인트씩 낮춰주기로 하는 등 관세전쟁에서 ‘휴전’ 중이다. 미국이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하면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불을 놓는 등 무역·통상 이슈가 가장 첨예하다. 쟁점 사안 중 일부는 경주에서 타결될지 주목된다. 미국이 관세를 통 크게 양보하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이나 보잉 항공기 등을 구매하는 등의 ‘스몰딜’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APEC이 미·중 정상 간 만남으로 각광을 받게 됨으로써 외교적으로 큰 기회를 얻은 셈이다. 지난 18일 보도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초강대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언급했는데, 이 역할이 주어진 셈이 됐다. 주변 강대국인 미·중·일과의 정상 외교 무대를 주재할 수 있는 데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 관해 정상들의 관심을 촉구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
다만 갈등이 심화되는 쪽으로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나올 경우 중재자 역할이 오히려 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정상의 APEC에서의 만남은 이후 정상회담을 위한 탐색전 성격이 될 것이라 내다보는 이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