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드 전미 도서상, 페미나상 등을 수상한 고딕 문학의 대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단편집이다. 총 열두 편의 소설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성으로서 경험하게 되는 불안과 공포, 분노가 담겼다. 수록작 ‘끈적끈적 아저씨’는 거주 지역에서 여아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소문을 접한 어느 여고생 무리가 성매수자를 직접 벌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성 대상 스토킹 문제를 담은 ‘상사병’,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이를 지켜보는 딸의 모습을 그린 ‘참새’, 엄마의 패륜적인 행동에 고통받는 아이를 다룬 ‘저 데려가세요, 공짜예요’ 등도 있다. 매년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가까운 관계가 도리어 상처를 입히는 삶의 아이러니 등 인간 내면에 깃든 어둠과 불안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불어 터져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시체처럼 쿰쿰”하다거나 “살아 펄떡이는 심장을 쑤시고 비트”는 것처럼 원초적이고 강렬한 문장은 여전하다.
추석을 2주 앞둔 21일 전국 공원묘역에 성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조상 묘를 벌초한 뒤 절을 올리고 있다.
일본에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한 안보관련법이 제정된 지 10년을 맞이한 상황에서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가 전쟁 금지를 규정한 ‘평화헌법’ 조항을 삭제하고 자위대 명칭을 ‘국방군’으로 바꾸는 안을 공식 제안했다.
19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유신회는 전날 ‘21세기 국방 구상과 헌법 개정’이란 제언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전면 행사하려면 (현행 헌법) 9조 2항의 삭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집단적 자위권이란 일본이 자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가 공격당하는 경우 자국이 공격당한 것으로 간주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이전까지 일본은 자국 공격 시 최소한의 방위력만 행사한다는 전수방위 원칙 하에 군대 대신 자위대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헌법 9조는 전쟁 포기, 전력 보유 금지 및 교전권 부인을 규정하고 있다.
상황이 바뀐 건 제2차 아베 신조 내각 시절인 2015년 안보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아베 정권은 동맹국이 받은 공격이 일본에도 위협이 되는 ‘존립위기 사태’의 경우 일본이 대응할 수 있다는 식으로 헌법 해석을 변경했다.
일본유신회 제안은 보다 과격하다. 헌법 9조 2항 삭제는 물론, 자위대 명칭을 국방군으로 바꿔 헌법에 명시하자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유신회는 중국·북한·러시아에 의한 위협 증대, 대만 비상사태 가능성 등 안보 환경 변화를 근거로 방위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지통신은 “전수방위에서 적극방위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헌법 개정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일본 헌법 개정은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양원에서 각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발의되고,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통과가 가능하다.
다만 일본유신회는 내달 4일 선출되는 집권 자민당 총재가 새 총리가 될 경우 연정 확대나 협력을 구할 주요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공조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일본유신회 헌법개정조사회장인 바바 노부유키 전 대표는 전날 회견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자들에게도 의견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안보관련법 통과 이후 자위대 권한과 역할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자위대와 미군의 군사 협력이 강화됐고, 기시다 후미오 내각 때인 2022년엔 타국 영토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명기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안보법제 시행 이후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존립위기 사태 등에 이른 경우는 없지만 유사시에 대비한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