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이혼전문변호사 위로 누나들이 몇 있는데, 작년 한 누나가 사고로 떠나고 나머진 나이 차이가 제법 있어 누님이라 높여 부른다. 울 누나들은 팝송 부르기를 좋아했는데, 그리스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 카세트테이프도 집에 굴러다니던 걸 기억해. 최근 가수 박인희 샘의 어떤 글을 보니, 그리스 사람이 경영하는 한 가게에서 들은 노랫소리가 무스쿠리 음반이었단다. 내게 파시라 하니 아끼는 음반이라 절대 팔 수 없대서 박인희 자신 노래가 담긴 테이프랑 간신히 맞바꿨대. “그녀의 노래를 들을 때는 ‘자매혼’을 느낀다. … 그리스 사람이 한국의 박인희라는 이름을 어디 들어보기나 했겠는가. 자기처럼 나나 무스쿠리를 좋아한다니까 그 간절한 마음을 보고 바꿔주었겠지.” 박인희 샘의 독백이다.
나나 아니고 누나. 누나 무스쿠리. 조물주가 아담의 갈비뼈를 하나 빼서 그걸로 하와를 지었는데,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과 노래를 부르라며 그랬다지. 남의 일에도 잘 울고 섬세한 마음을 건네는 여자의 노랫소리는 심금을 울리게 만든다. 무스쿠리는 그리스 전통가요 ‘렘베티카’의 가수였다. 대표곡 ‘하얀 손수건’은 윤형주, 송창식 아저씨가 우리말로 번안을 해서 끝내주게 잘 불렀다. “헤어지자 보내온 그녀의 편지 속에 곱게 접어 함께 부친 하얀 손수건. 고향을 떠나올 때 언덕에 홀로 서서 눈물로 흔들어주던 하얀 손수건. 그때의 눈물 자위 사라져 버리고 흐르는 내 눈물이 그 위를 적시네…”
성가대석에 할머니들이 앉아 계시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평생의 눈물과 설움의 생을 끌어안고 성가를 부를 때 이른바 ‘은혜’가 된다. 젊은 여가수 목소리에 솔깃한 세상이긴 하다만 누나의 노래에 코끝이 시큰해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인생이 무엇인지 좀 알 것 같기도 해. 자매혼을 여인들끼리만 나누란 법 없지. 그렇지 아니한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히지 않는 광고인 이른바 ‘뒷광고’를 벌인 광고대행사 네오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광고대행사 네오프의 표시광고법 위반행위(기만 광고)에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네오프는 2020년 7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인플루언서를 모집해 SNS를 통해 식당·숙박 체험 후기 등을 게재하면서 경제적 이해관계를 알리지 않았다. 인플루언서들은 광고주 209명의 상품에 관해 소개·추천 광고물을 총 2337건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오프는 인플루언서에게 무료 음식·원고료 등을 대가로 지급했으나 이런 사실을 숨겼다.
네오프는 직원이 직접 자영업자 매장을 방문해 SNS 광고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플루언서에게는 인스타 DM을 통해 SNS 광고를 제안했다.
네오프는 인플루언서에게 ‘협찬·광고 표기 금지’ ‘광고 표기 없음’ 등 광고라는 사실을 숨기도록 하는 광고물 작성지침을 제시했다. 광고물에 포함된 ‘광고’ ‘협찬’ 등 문구를 삭제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표시광고법상 경제적 대가를 받으면 SNS 후기에서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의미로 ‘#광고’, ‘#협찬’과 같은 표시를 해야 한다.
공정위는 네오프의 행위가 경제적 이해관계 없이 자발적으로 작성된 후기로 오인하게 해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네오프가 조사과정에서 법 위반 광고 게시물을 자진해 삭제·수정했다는 점에서 시정명령만 부과했다.
공정위는 “광고대행사라 해도 SNS를 통한 ‘뒷광고’를 주도하는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 광고업계에 경각심을 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SNS 후기광고 시장에서 부당한 광고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21일 대구를 시작으로 6년 만의 장외 투쟁을 시작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고려하는 등 원내 투쟁 방안도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구 동구 동대구역에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열었다. ‘대구 달서을’ ‘김해을’ 등의 깃발을 든 지역 당원협의회와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야당 탄압·독재 정치 중단하라” “헌법 파괴·일당 독재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번 집회는 2020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장외 집회에 나선 이후로 약 5년8개월 만이다.
장동혁 대표는 연단에 올라 “지금 대한민국은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나라가 됐다. 거기에 방해가 되면 야당도 죽이고, 검찰도 죽이겠다고 달려들어 선전과 조작이 난무하고 정치 폭력이 일상이 되고 있다”며 “이재명 독재를 막아내고 민주당의 공작과 광기를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소위 내란특별(전담)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거야말로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인민재판에 해당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나라를 정상적으로 끌고 가려면 독단적으로 하지 말고 야당과 협치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독재가 나타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장외 투쟁에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3대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여당의 합의 파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관련 법안, 당원 명부·국민의힘 의원 압수수색에 반발하기 위해서다. 내년 지방선거를 고려해 보수 지지층 결집의 차원에서 장외로 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장외 투쟁을 시작해 지지층 결집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장외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후, 25일에는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갖는다. 서울에서도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장외 투쟁으로 인해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당내 극단 세력이 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동대구역 집회에서도 일부 지지자들이 ‘윤 어게인 리셋코리아’ ‘부정선거 진실을 밝혀라’ 등이 적힌 손팻말과 깃발을 들고 모여들었다.
장외에서는 여론전을 펴면서 원내에서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은 방송3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더 센 상법(2차 상법 개정안) 등 특정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며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집중했으나 모든 법안으로 대상을 확대해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한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면 다수의 법안 통과가 지연될 수 있다. 필리버스터는 24시간 동안 가능해 1개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최소 24시간이 걸린다. 과반 의석인 민주당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면 다수의 법안 통과가 늦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필리버스터를 진행할지 확정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악법에 대해서는 ‘당연히 필리버스터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게 의원 대다수의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