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개인회생 지난 17일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 지명권을 쥔 임선남 NC 단장은 유신고 내야수 신재인을 호명했다. 장내가 술렁였다. 양우진(경기항공고), 김민준(대구고) 등 각광받는 투수들을 두고 야수를 가장 먼저 지명했기 때문이다. 3순위 한화도 투수를 건너뛰고 유신고 외야수 오재원의 이름을 불렀다.
이날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는 총 4명의 야수가 지명받았다. 7순위 두산이 마산용마고 외야수 김주오를, KIA의 10순위 지명권을 넘겨받은 키움이 전주고 내야수 박한결을 품에 안았다.
전면 드래프트 제도가 시행된 이후 1라운드에서 야수가 4명이나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3명, 2024년 1명, 2025년 2명이었다. 지명 순위도 이번이 가장 빨랐다. 지난 3년 동안 야수 중 가장 빠른 순번에 뽑힌 선수는 2023년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김민석(두산)이었다. 2024년 SSG 박지환은 전체 10순위로 1라운드 막차를 탔다. 2025년 드래프트에서 박준순과 이율예는 각각 6순위, 8순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신인 야수풀이 그만큼 튼실했기 때문일까. 한 구단 단장은 “예년에 비해서도 올해 신인 후보 중 야수들이 전체적으로 썩 돋보이지는 않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는 “투수는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두껍다. 1라운드 후반에 뽑은 선수나 3·4라운드에서 뽑은 선수나 아주 큰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된다”면서 “야수는 상위 몇명과 그 아래 선수들 차이가 너무 크다. 앞 순번에서 뽑을 만한 타자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위 라운드에 야수를 많이 지명한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라운드 후반에 가도 뽑을 만한 투수가 많이 남은 것이 보여 비교적 여유 있게 야수들을 먼저 지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투수는 뽑을 만한 자원이 넉넉해 후반 라운드로 미룰 수 있었지만, 야수의 경우 상위 순번을 투자할 선수가 드물다보니 다른 구단이 낚아채기 전에 ‘입도선매’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1라운드 야수 4명’이라는 결과 뒤에 가려진 역설이다.
해가 갈수록 똘똘한 야수 신인 자원이 줄고 있다는 것은 최근 한국 야구의 계속되는 고민이다. 재능 있는 유망주들은 야수로 야구를 시작했다가도 투수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 투수에 비해 타자는 타격 외에도 주루, 수비 등 갖춰야 할 것이 많다. 프로 지명을 받는 데 있어서도 투수가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투수는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 리그 모든 구단의 공통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간 KBO 신인왕도 투수들이 독식하고 있다. 2017년 이정후, 2018년 강백호를 끝으로 타자 신인왕이 사라졌다. KT의 ‘중고 신인’ 안현민이 올해 예상대로 신인왕을 탄다면 7년 만이 된다.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당시 서울남부지검 압수수색물 보관 담당자였던 검찰수사관들이 국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6일 김정민·남경민 서울남부지검 수사관에 대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경호 법률사무소 호인 대표변호사는 지난 6일 김 수사관과 남 수사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가 지난 5일 진행한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를 앞두고 증언을 사전 조율하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 후 허위 진술을 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김·남 수사관은 당시 청문회에서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은신처에서 압수한 현금 중 관봉권에 해당하는 5000만원에 부착된 띠지·스티커 등 핵심 증거품을 수사 과정에서 분실한 경위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들은 청문회에서 사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예상 질의 응답지를 참고해 답변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메모에는 “남들 다 폐기해, XX들아”, “폐기→나 몰라!”, “지시 X” 등이 적혀 있어 논란이 일었다. 의원들의 추궁에 김 수사관은 “제가 썼습니다. 그냥 어제 혼자 연습하다가 적은 것”이라고 답했다. ‘남들 다 폐기하듯이 나도 폐기했다고 쓴 것 아니냐’라는 추궁에는 “제가 폐기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일 매일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나쁘고, 내일은 아마 오늘보다 나빠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를 장악하기 위해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한 16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주민 마무드 알하다드(27)가 이같이 말했다. 경향신문은 알하다드를 이날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가자시티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후 전차와 장갑차를 동원한 지상군을 가자시티 도심에 진입시켰다. 가자시티는 가자지구의 최대 인구 밀집 지역으로 이스라엘군이 본격적인 군사 작전을 수행할 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강해진 것을 느꼈나”고 묻자 알하다드는 “우리를 이주시키기 위해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오늘 매우 강해졌다.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하다드는 피난길에 나서지 못했다. 알하다드는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피난 대신 가만히 집에 머무는 것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텐트도, 이주하기 위한 충분한 돈도 없어서 피난을 갈 수 없다”며 “가자지구 남부지역도 이미 전체적으로 파괴됐다. 이스라엘군은 우리에게 남부로 떠나서 해변에 텐트를 치고 살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 주민 100만명 중 약 35만명이 피난을 떠났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이 군사 작전 확대를 앞두고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등으로 떠나라는 대피 명령을 여러 차례 내렸지만 가자시티 주민들 대부분은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가자시티 주민들 대부분이 이주에 필요한 운송비와 주거비 등을 감당할 수 없고, 가자지구 남부도 공습이 벌어지고 있으며 인구 과밀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가자시티에서는 연료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자동차 등 피난에 필요한 이동 수단도 사용할 수 없다. 알하다드도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를 구하는 대신 당나귀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연료 부족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교통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지상전 확대 전에도 가자시티 대부분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이미 폐허가 됐다. 그는 “가자지구 어디든 안전한 곳은 전혀 없다”며 “이스라엘군이 모든 곳을 표적으로 삼고 공습을 가해왔기 때문에 거리, 학교, 모스크, 정부 기관 등이 모두 잿더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면 부서진 학교의 잔해들과 피난민들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일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며 “나와 내 가족들은 그저 여기서 죽음을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