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이혼전문변호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한국 배터리 업체의 건설 현장 가운데서도 유독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국내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이 미국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은 모두 8곳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에 이민국이 들이닥친 조지아 공장을 포함해 애리조나 퀸크리크 공장, 미시간 랜싱 공장, 오하이오 페이엣카운티 혼다 합작 공장 등 총 4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들 공장 중 조지아 공장만 한국 업체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 중이며, 나머지 3개 공장은 모두 미국 현지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았다.
삼성SDI도 인디애나에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 GM과 합작 공장을 각각 짓고 있다. 이들 공장도 현지 건설업체가 공사한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 공장 건설은 완성차 업체의 요구 등에 따라 현지 업체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해 테네시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도 현지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았으며 이미 완성된 켄터키 공장도 현지 업체가 건설했다. 다만 SK온이 현대차그룹과 합작해 조지아 바토에 건설 중인 공장은 이번에 구금 사태가 발생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처럼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하고 있다.
공장 성격은 다르지만 조지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과 붙어 있는 현대차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건설 계열사에 공사를 맡기면 그룹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공정 단축과 경비 절약 등 많은 이점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건설 현장에 한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불가피하게 미국 노동자나 현지 건설업체와 갈등이 빚어진다. 이런 상황을 미국 당국이 예의주시하다 이번에 본보기로 단속을 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추가로 발생할 수 있지만 향후 배터리나 반도체 공장 건설 등은 현지 업체에 맡겨 이민국 단속에 대한 부담이나 현지인과의 일자리 갈등을 불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배터리 공장은 핵심 장비를 반입하는 최종 단계까지 건설 인력이 현장에 상주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 건설업체가 공사를 맡을 경우 이번 단속과 유사한 사례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면서 “한국 기업으로서는 억울하고 할 말도 많겠지만 줄 것은 주고, 전문 인력 대상의 비자 쿼터를 더 많이 확보해 공장 건설과 운영에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몽골 울란바토르 외곽 테를지 국립공원. 황폐하게 메마른 땅에는 드문드문 억센 잡초만이 버티고 있었다. 자갈과 모래가 뒤섞인 땅은 삽날이 잘 들어가지 않을 만큼 단단했다.
삽을 발로 꾹꾹 눌러 50~60㎝쯤 파내자 황토빛의 습기를 머금은 흙이 모습을 드러냈다. 묘목을 심고 물을 부은 뒤 흙을 덮고, 둘레에는 빗물이 천천히 스며들 수 있도록 둑을 쌓았다.
땀과 흙먼지 속에서 이런 작업은 반나절 넘게 이어졌다. 그 결과,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시베리아 낙엽송과 비술나무 수백여 그루가 황량한 평원 위에 줄을 이루게 됐다. 농업으로 국토를 일궈온 전남의 경험이 사막화에 맞서는 몽골 대지와 만나는 현장이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는 몽골 속담을 인용하며 “한 그루가 모여 숲을 이루면 그것이 곧 모든 생명의 터전이자 미래를 위한 희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 지사를 비롯해 오윤사나 몽골 산림청장, 이종근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장, 전남도 7급 이하 공무원으로 구성된 청춘원정대 30명 등 양국 관계자 50여명이 함께했다.
고된 작업을 마치고 숨을 고르던 청춘원정대 한 공무원은 “황량한 땅에 직접 묘목을 심고 나니 우리가 몽골 사람들과 함께 미래를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게 실감난다. 오늘 흘린 땀이 앞으로 숲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몽골 관계자들이 ‘솔롱고스(무지개 나라)’라는 표현을 거듭 강조했다.
무지개를 뜻하는 이 말은 현지에서 한국을 지칭하는 호칭으로 널리 쓰인다. 사막화가 진행되는 몽골 대지에 줄지어 선 묘목과 농업을 기반으로 살아온 전남의 경험이 겹쳐지면서, ‘무지개 나라’라는 이름은 단순한 별칭을 넘어 협력의 상징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사막화와 황사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전남과 숲을 가꿀 수 있어 감사하다” “전남과의 협력이 황사 피해를 줄이고 후세대에 숲을 남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3박 4일 순방의 주 무대인 울란바토르는 몽골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17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다. 해발 1300m 고원에 자리해 겨울철 석탄 난방으로 초미세먼지가 심각하고, 봄철이면 사막화로 발생한 황사가 한반도까지 날아든다.
이러한 기후 위기 대응은 두 지역의 오랜 과제이기도 하다. 몽골 정부는 2030년까지 10억 그루 나무를 심는 국가 전략을, 전남도는 2050년까지 5억 그루 조림 계획을 추진 중이다. 숲을 매개로 이어진 두 지역의 공동 목표가 이번 협력의 단단한 토대가 된 셈이다.
이처럼 확고한 공감대 위에서 전남도는 울란바토르시와 우호 교류 협약을 맺고 농업·관광·신재생에너지 등 다방면으로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 특히 전남의 해상풍력과 몽골의 태양광 자원을 연계하면 동북아 기후위기 대응에 실질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관광 교류도 본격화됐다. 전남도는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청정 자연과 국제행사를 소개하며 연간 5000명의 몽골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몽골인의 해외여행 희망 목적지 1위는 한국이다. 몽골인 해외여행자의 절반가량은 한국 방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전남의 청정 자연과 국제행사 매력은 몽골 관광객에게 충분히 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주간 행사에서는 전남 전통 공연과 문화 체험, 중소기업 전시가 열려 현지인의 관심을 모았다.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에 마련된 행사장은 전통 악기 연주와 민속춤 공연으로 활기를 띠었다. 한식 시식 코너와 한복 체험, 서예 부스 등 20여 개 체험 부스가 설치돼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전남 지역 중소기업도 가전, 화장품, 생활용품을 선보이며 현지 바이어와 상담을 이어갔다.
행사에 참여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생각보다 현지인 방문이 많아 놀랐다. 공연과 체험 부스뿐 아니라 우리 제품에도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고 몽골 시장의 가능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숲을 가꾸는 작은 발걸음이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과제 앞에서 몽골의 대지와 전남의 경험을 잇고, 실질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된 셈이다.
김 지사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의전적 합의가 아니라, 전남과 울란바토르가 함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문화와 관광, 경제와 환경을 아우르는 교류를 통해 두 지역 주민이 체감하는 혜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