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내구제 태광그룹이 애경그룹의 모태 기업인 애경산업을 인수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 애경자산관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약 63%로, 매각 주관은 삼정KPMG가 맡았다. 인수 가격은 4000억원대 후반으로 전해졌다.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출발한 애경산업은 샴푸·치약·비누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제조·판매해왔다. 애경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6791억원이었다.
애경은 그룹 내 캐시카우로 분류되는 애경산업 등을 매각해 부채를 줄일 계획이다. 지주사인 AK홀딩스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4조원 수준으로, 부채비율이 328.7%에 이른다.
태광그룹은 지난 7월 석유화학 불황에 따른 사업구조 재편 방침을 공개하면서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 인수에 자금의 상당 부분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 인수를 통해 K뷰티의 인기를 등에 업은 화장품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역대 최악의 가뭄을 이어가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가 4일부터 관내 모든 공공 체육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
예정된 대회도 대부분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심각한 용수 부족 상황을 고려해 운동 후 샤워로 인한 물 사용까지 차단하는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강릉시 주민들은 “가뭄 때문에 지역 경제가 IMF시절보다 더 침체될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강릉시는 강릉종합운동장, 강남체육공원 내 운동 시설을 비롯해 강릉시체육회에 위탁해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 테니스장 등 30여 개 공공 체육시설을 잠정 폐쇄한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일정상 연기 또는 취소가 어려운 훈련 등 전문 체육활동과 프로축구는 시설 사용 사전협의를 거쳐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경기 관람에 따른 화장실·세면대 등 부대시설 이용은 제한된다.
강릉시가 일상적인 체육활동까지 막는 등 강도높은 제한조치에 나선 이유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가 불가피하다. 시민들의 불편함도 더 커질 우려가 있다.
박상우 강릉시 체육시설사업소장은 “향후 가뭄 상황이 완화되면 단계적으로 공공 체육시설을 재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활동 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행사도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다. 강원관광재단은 오는 6일 강릉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경포 트레일런’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1일 개최 예정이던 ‘시 승격 70주년 강릉시민의 날 기념행사’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오는 9일 열릴 예정이었던 ‘2025 강릉 커피배 전국시니어테니스대회’도 취소됐다.
공공 숙박시설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강릉 오죽 한옥마을’은 5일부터 14일까지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강릉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하는 임해자연휴양림과 바다내음캠핑장의 숙박시설도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운영을 중단한다.
강릉 안목해변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만집씨(64)는 “최근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주말에도 손님이 별로 없다”라며 “매출이 40%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가뭄이 장기화해 시간제·격일제 급수가 시행되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강릉시는 도심을 관통하는 남대천 일원에 추가용수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남대천 지역에 지하수관정(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우물)을 만들어 원수를 확보하는 한편 양수펌프장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하수 대형관정 5공과 양수 펌프장 1곳 설치해 하루 2500t의 상수 원수를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현재 대형관정은 5공 가운데 4공이 완료됐다. 양수 펌프장은 토공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롯데시네마 인근에서 나오는 지하수(5000t) 등 보조 수원과 구산보, 연곡정수장의 물을 활용하면 하루 3~4만여 t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급수지원에도 불구하고,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3.4%로, 전날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모습을 기록영화로 방영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에 귀환한 지 24시간도 되지 않은 시점으로, 그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행위자로 인정받았음을 북한 내부에 선전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이날 정오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 2025년 9월 2∼4일’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50분동안 틀었다.
영화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하는 장면부터, 중국 전승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4일)을 하는 일정을 소개했다.
이번에 방영된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무대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화 속 김 위원장은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친근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빈번하게 나왔다.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시작하기 직전 손을 붙잡고 파안대소하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중앙TV는 “기념대회가 끝난 후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로씨야(러시아) 연방 대통령 푸틴 동지와 반갑게 만나시고 감회 깊은 회포를 나누시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두 나라 국가수반들께서는 조로(북러) 친선의 미래를 더 아름답고 훌륭하게 열어나가실 의중을 나누시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와 푸틴 동지는 의의 깊은 시간들을 통하여 서로의 관심사로 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하고 호상(상호) 이해와 신뢰, 친분을 더욱 두터이 한 데 대하여 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전했다.
중앙TV는 이번 방중에 중국이 ‘특급의전’을 제공한 모습도 집중 조명했다.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이 움직이자 베이징시 한복판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길인 장안대로가 텅텅 비고,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환영과 환송을 나와 예우하는 모습을 부각했다. 또 북중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마련한 연회를 보여주며 “연회는 우애의 정 넘치는 화기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중앙TV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습근평 동지가 이번 방문 일정의 세부에 이르기까지 깊은 관심을 돌려주고 특별한 조치를 취해주면서 극진한 환대를 베풀어준 데 대하여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하시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는 습근평 동지가 앞으로도 건강하여 중요하고 책임적인 사업에서 계속 훌륭한 성과를 이룩할 것을 축원하시면서 뜨거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시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전승절 행사에 참여한 26개국 정상급 인사들을 소개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우 의장이 열병식을 참관하기 위해 천안문 망루(성루)에 올라 이동하는 장면을 굳이 모자이크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영화에는 김 위원장의 방중에 동반한 딸 주애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이 2일 베이징역에서 중국 측의 영접을 받은 후 숙소로 쓴 북한대사관에 도착했을 때 주애가 아버지의 바로 뒤를 따랐다. 김 위원장이 차의 오른쪽 문으로 내릴 때 주애는 왼쪽 문에서 내리는 듯한 모습으로 볼 때 부녀가 같은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는 주애가 2일 베이징역에 도착할 때, 5일 평양으로 돌아가는 모습 외엔 노출하지 않았다.
대사관에서는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가 김 위원장을 영접했으며, 중앙TV 카메라는 조용원·김덕훈 노동당 비서가 대사관 직원들과 악수하는 장면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보여줘 이들이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