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플레이어 일면식 없는 동갑내기 남성을 살해하고 피해자 지문으로 대출까지 받은 김천 오피스텔 강도살인범 양정렬(32)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 정성욱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정렬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궁핍한 경제 상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을 강탈하기로 마음먹고 미리 준비한 흉기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유족은 큰 충격 속에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탄원서를 여러 차례 제출한 사정을 고려할 때 사형 선고를 고려할 필요성이 적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은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하면서도 비행 없이 무난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양씨는 지난해 11월12일 김천지역 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 A씨(31)를 살해하고 그의 지문으로 대출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그는 경비원 행세를 하면서 카드키를 점검해줄 것처럼 속여 피해자가 주거지 현관문을 열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일주일간 도피행각을 벌이며 A씨 휴대전화로 그의 부모에게 ‘집에 없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해자 행세를 하기도 했다. 또 피해자의 신분증과 현금카드 등을 사용해 병원에서 범행 당시 다친 상처를 치료받았다. 그는 카드 잔액이 바닥나자 A씨의 시신 지문을 휴대전화에 인식 시켜 6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그는 범행 전 범행도구를 검색하고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등 철저한 살인 계획을 짰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8일 오전 11시 18분쯤 경북 경주시 성건동의 한 주택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50대 A씨가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A씨는 약 5m 높이에서 패널 작업을 하던 도중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A씨는 119 구조대의 응급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무신사가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서울 성수동에서 ‘뷰티 페스타’를 개최합니다.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티켓이 지난 22일 오전 11시부터 판매됐는데요. 정가 2만8000원에서 30% 할인해 한정 판매하는 얼리버드 티켓입니다. 그런데 시작 3분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팔렸습니다. 매진될 줄은 알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완판인데요. 일반 티켓은 25일 오전 11시부터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때도 ‘티켓팅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뷰티 페스타가 뭐길래 이렇게 열광하는 걸까요.
뷰티 페스타는 대규모 화장품 오프라인 행사로, 사실 CJ올리브영이 2019년 처음 선보였습니다. 화장품 행사라고 제품을 늘어놓고 전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최근 뷰티 페스타는 체험·참여형 축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퍼스널 컬러 진단이나 괄사 클래스 등과 같은 각종 즐길 거리도 제공하죠. 뷰티 페스타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그곳에서 받은 화장품 샘플 등의 값어치만으로도 티켓 가격을 웃도는 데다 여러 가지 체험들도 알찼다고 이야기합니다.
원조는 CJ올리브영입니다. 올리브영은 매년 행사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장소도 성수와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 등을 거쳐 올해는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노들섬 전체를 ‘뷰티 보물섬’으로 만들었습니다.
스킨케어·메이크업·퍼스널 케어·헬시라이프·럭스에디트 5개 존에서 총 84개 부스, 108개 브랜드가 참여했는데요. 뷰티 크리에이터들과 글로벌 바이어들도 초청해 수출 상담을 진행하는 등 뷰티 페스타를 K뷰티 산업을 알리는 장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브랜드에도 실질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이 행사 기간인 닷새 동안 참여자는 관람객과 K뷰티 산업 종사자 등 총 3만7000명이나 됐다고 하네요.
열리기만 하면 대박을 터뜨리다 보니 개최 기업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당장 이마트의 e커머스 자회사 SSG닷컴도 10월 15~19일 성수동에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엽니다. 이번에 처음 준비하는 행사인데요. 식품과 뷰티상품이 중심이라고 합니다.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 ‘미식관’ 단독 상품 등에다, 올해 강화 중인 뷰티 전문관 입점 대표 브랜드를 함께 선보인다고 합니다. ‘셀렉티드 페스타’가 콘셉트로, 이번에 소개하는 상품들이 모두 프리미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컬리·쿠팡·지그재그 등도 앞서 뷰티 시장 공략에 나서며 페스타 형태의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무신사도 지난해 9월 처음으로 뷰티 페스타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에는 상·하반기에 걸쳐 각각 진행하기로 한 겁니다. 지난 5월 상반기 행사에서 무신사 뷰티 부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뛰었고요. 팝업 스토어에 참여한 브랜드 40여개의 검색량도 3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무신사 관계자는 “상반기가 프리뷰 개념이었다면 하반기 페스타는 규모를 더 키워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뷰티 산업에서 체험을 중시하게 된 것은 소비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고도의 이미지 상품이었던 화장품을 지금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따져 구매한다”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전만 해도 화장품은 얼굴과 피부에 직접 바르는 것인 만큼 믿을만한 제품이나 회사의 것을 선호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요즘은 정보가 많아졌습니다. SNS와 뷰티 인플루언서는 물론 화장품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인 ‘화해’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직접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도 써보고 저것도 써보고 싶은 소비 요구가 생겨나면서 매장에 비치돼있는 화장품 샘플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올리브영 판매 전략이 적중한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관심 제품을 기억했다가 가격이 저렴할 때 그것을 사는 것이지요. 뷰티 페스타는 사실상 경험이 곧 구매로 이어지는 장으로, 기업으로서는 잠재고객을 만나는 자리인 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기업들은 왜 뷰티 사업에 공을 들이는 걸까요.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이라는 말로 설명했습니다. 화장품은 의류나 식품보다 상대적으로 제조원가가 낮아 마진율이 높습니다. 소모품이다 보니 재구매 주기도 짧은 품목입니다. 색조 화장품의 경우 여러 개를 함께 구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한국은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및 주문자 상표부착(OEM) 시스템 등이 잘돼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산업이라고도 합니다. 최근 10~20대 Z세대는 뷰티를 예뻐지려는 노력이라기보다 자기 취향과 개성·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SNS를 통한 자랑하면서 입소문도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내는 것이지요.
글로벌 성장도 기대됩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류 수출은 2015년 29억5000만 달러에서 2023년 84억9000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102억 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수출 국가도 북미와 중국 위주에서 벗어나 인도와 중동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이 증가한 것도 1위 품목인 화장품이 견인한 것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22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도 K뷰티 경쟁력 제고를 주요 내용으로 밝혔습니다.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을 지난해 68억 달러에서 2030년 100억 달러까지 확대하고 수출기업도 8987개에서 1만 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요. 체험과 문화, 관광, 산업융합 등을 통합한 ‘맞춤형 K-뷰티 통합 클러스터’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곳곳에서 잇달아 개최되는 뷰티 페스타. 소비자와 브랜드를 이어주고 국내외 시장을 연결해 세계로 뻗어 나갈 K뷰티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