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음악 제19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시상식이 서울 마포구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열린 21일 김석종 경향신문사 사장, 박경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과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보컬, 악기, 작곡·싱어송라이터 부문에서 총 989명이 경연을 펼쳤고 이시우(중·고등부 작곡·싱어송라이터)· 이주연(고등부 보컬)·김가연(대학·일반부 보컬, 작곡·싱어송라이터)·이수정(대학·일반부 악기) 등 각 부문 대상 수상자를 비롯해 총 26명이 상을 받았다.
정효진 기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알려진 안동 고산정 일대가 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된다.
19일 정보 관보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일대의 ‘안동 고산정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고산정은 조선 중기 학자인 성재 금난수(1530∼1604)가 지은 정자다. 금난수는 퇴계 이황의 제자로, 도산서원 건립에 기여하고 정유재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으며 봉화현감 등의 관직을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산정 일대는 예부터 빼어난 경치로 이름 높았다. 안동팔경의 하나인 가송협의 바위 벼랑 아래에 자리잡은 고산정 주위로는 낙동강 물길과 바위, 숲과 정자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도 주목받았다. 극 중 유진 초이(이병헌)와 고애신(김태리)이 함께 배를 타는 나루터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고산정은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계 이황과 금난수 등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교류하며 풍류와 학문을 나눈 장소다. 퇴계가 청량산에 오가며 지은 <서고산벽(書孤山壁)>을 비롯해 조선시대 학자와 문인들이 남긴 여러 기록에 고산정에 대한 내용이 남아있다. 인근에는 퇴계가 다니던 옛길과 농암종택도 있다.
국가유산청은 “사계절 변화에 따라 다양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룬 경관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명승 지정 사유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자연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안동 고산정 일원’의 명승 지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물러갈 듯했던 무더위가 다시 기승이다. 개울가에서 동무들과 어울려 천렵하던 개구쟁이 시절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큰 나무가 있다. 경남 함양군 휴천면 목현리 개울가의 반송이다. 부챗살처럼 갈라져 솟아오른 줄기가 아홉 개로 나뉘어서 ‘구송(九松)’이라고 부르는 ‘함양 목현리 반송’이다.
이 나무는 나무 높이 15m, 나뭇가지가 펼쳐나간 폭은 사방으로 15m 정도 되며, 나무 나이는 300년 정도로 짐작된다. 여느 소나무에 비하면 큰 나무라 할 수 없어도 반송 중에서는 큰 편인 데다 나뭇가지 펼침이 더없이 아름답다.
나무를 심은 사람이 정확히 전해진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나무다. 조선 시대에 훈장을 지내던 정대영(鄭大永·1838~1903)이 이 나무를 심은 선조다. 그의 후손들은 150년 전쯤 정대영이 어디에선가 이 반송을 구해 옮겨 심었다고 한다. 그때 정대영은 나무가 서 있는 개울 풍경을 흡족해하며 이 자리를 ‘구송대’ 또는 ‘구송정’이라 부르며 시인 묵객을 모아 시회(詩會)를 열었다고 한다.
정대영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후손과 제자들은 ‘구송계’라는 모임을 만들어 해마다 한 번씩 나무 앞에서 스승의 가르침을 기려왔다. 계원들은 먼저 선조의 뜻을 기리는 글을 낭독하고, 그날에 맞춤한 시제를 정해 시문을 지은 뒤 차례대로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낭독했다고 한다. 일종의 ‘백일장’이었다.
한때 1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이기도 했다는 이 전통은 계속 이어져, 해마다 음력 사월 엿샛날 나무 앞에서 이 모임을 이어간다고 한다. 최근에는 나무 주변을 정비하고 작은 정자도 세우며 ‘구송대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깔끔하게 단장했다.
함양 목현리 반송은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사람살이의 중심에서 마을 선조와 후학들의 교류, 그리고 후손들이 이어가는 아름다운 전통의 상징이 됐다.
나무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사람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는 살아 있는 증거임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