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메들리 “사랑은 마침표를 반드시 붙여서 내놓으세요.”
망이(SNS 활동명·20대)는 지난달 서울시의 한 재활용분리수거장에서 안내문을 발견하고 웃었다. “폐기물은 스티커를 붙여서 내놓으세요”란 문구엔 ‘폐기물’과 ‘스티커’라는 단어가 지워져 있었다. 누군가 지워진 빈칸에 ‘사랑’과 ‘마침표’를 적어놓은 게 귀엽다고 느낀 망이는 이 장면을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도시에서 발견한 소소한 재밋거리를 공유하는 ‘도시 관찰’이 SNS에서 유행하고 있다. 한 출판사가 책을 홍보하며 올린 이벤트에서 시작된 도시 관찰은 청년들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문화로 퍼지고 있다. 이들은 “팍팍한 삶에서 작은 행복을 잃지 않기 위해 도시를 관찰한다”고 말했다.
도시 관찰은 지난달 25일 출판사 반비가 책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를 홍보하기 위해 기획한 이벤트에서 시작됐다. “직접 발견한 이상하고 사랑스러운 도시 풍경들을 자랑해달라”는 게시글은 한 달 만에 38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직접 사진을 공유한 사람도 20일 기준 67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도심 속 소소하고 특이한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P(SNS 활동명·22)는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거리에서 ‘참새들 무료급식소(sparrow soup kitchen)’라고 적힌 안내판 아래 쌀알이 흩뿌려진 사진을 올렸다. 그는 “사진을 올릴 땐 이벤트가 이미 끝난 시점이었지만 분명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았다”며 “이후로도 일상 속 풍경을 더 관찰하게 됐다”고 말했다.
엑스 이용자 ‘4’는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 보도블록에서 껌 자국 위에 그림이 그려진 모습을 찍어 올렸다. 그는 “출근길에 바닥을 보며 걷다가 무심코 발견한 모습이 귀엽고 정감이 가서 공유했다”며 “도시는 늘 삭막해 눈여겨볼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올린 사진을 보며 숨은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도시 관찰이 바쁜 일상에 ‘숨 쉴 틈’이 돼준다고 말했다. 유민주씨(26)는 “최근 SNS에 혐오 발언이 많이 올라오는데 도시 관찰이 유행하면서 귀엽고 따뜻한 사진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사람들이 잠깐이나마 숨 돌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검은 실로 문장을 수놓은 조각천을 발견해 올렸다. “사랑은 우리를 멈출 수 없게 한다” 등의 글귀가 담긴 유씨의 게시글엔 4000명이 넘는 사람이 공감을 표시했다. 경기 성남시 운중도서관 근처 길가에 핀 잡초에 누군가 분필로 이름을 써놓은 모습을 찍어 올린 A씨(26)는 “도시 관찰을 하면서 그냥 지나칠 순간들도 기록하고 일상을 소중히 여기게 됐다”며 “앞으로도 주변을 자세히 보고 기억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를 쓴 이다 작가는 “모든 관찰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무언가를 관찰하다 보면 관심이 생기고 이해하고 싶고 그러다 보면 우리의 팍팍하고 살벌한 도시 생활도 부드러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시민이 관찰하는 삶을 이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20일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보이텔스바흐 합의 기반 경기-서울 학생 토론회’를 공동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국회 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이번 토론회에는 임태희 교육감과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의원을 비롯해 지역별 중·고등학생 등 모두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1976년 독일에서 제정된 정치교육의 기본 원칙이다. 강제적 주입 금지, 논쟁적 주제 장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른 판단을 강조한다.
토론회는 이 같은 합의를 바탕으로 경기·서울 지역 학생들이 토론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비판적 사고와 열린 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자리다.
참석한 경기·서울 학생들은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 유지해야 하는가, 폐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두 차례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자들은 1차와 2차 토론에서 서로의 입장을 바꿔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토론 이후에는 ‘공존을 향한 주장하기’ 최종 발언을 통해 상대방 주장에서 인정, 수용 또는 반박할 수 있는 부분을 종합 정리한 후 최종 합의안을 작성하는 것으로 토론회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경기도와 서울의 학생들이 함께 공동의 사회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며 토론하는 경험은 학생이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앞으로도 다름과 공존하는 경기토론교육을 학교 현장에 확대하고 내실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주현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실장이 20일 서울 대림동 건설산업연맹에서 열린 건설현장 재해감소와 불법 다단계하도급 근절을 위한 건설산업연맹 요구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8.20. 정지윤 선임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유럽을 겨냥한 배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은 미국의 입장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비윤리적 노력만 하고 있을 뿐”이라며 “최근 워싱턴 회담에서도 건설적인 제안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편에서 전쟁 종식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의 역할을 미국과 비교하며 평가 절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집권 이후 실제로 외교를 하고 있다”며 “이는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고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찾는 과정”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유럽에 대해서는 “미국이 여전히 (논의) 과정에 남아 무기 지원을 이어가도록 만들려 할 뿐”이라면서 “그러나 그마저도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전날 유럽의 ‘이중적 태도’를 문제 삼는 수준을 넘어 유럽의 중재자 역할 자체를 부정했다는 점에서 발언 수위가 올라간 것으로 평가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19일 국영 방송 VGTRK 인터뷰에서는 “유럽은 휴전을 외치고 있지만 휴전 선언 후에도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이어갔다”며 “이 같은 유럽적 접근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진지한 태도를 보인다”고만 언급했다.
종전 담판을 앞두고 ‘미국은 협상자, 유럽은 방해자’라는 구도를 내세워 협상판 주도권을 쥐려는 공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뱌체슬라프 수티린도 이날 타스통신에 “현재 군사적·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유럽이 우크라이나 분쟁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은 온 힘을 다해 러·미 간 우크라이나 위기 협상 테이블에서 자리를 확보하려 하고 있지만 이런 시도는 러시아군이 계속해서 입지를 강화하고 진격하고 있는 현실과 점점 더 괴리되고 있다”며 “유럽의 계획은 정치적 지렛대를 사용해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려는 것이고 이는 러시아에 대한 장기적 위협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5일 열린 미·러 정상회담의 의미에 무게를 두며 “두 핵 대국 간의 대화는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확실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