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순위 매년 이맘때 즐거움은 환경영화제 출품작을 감상하는 일이다. 올해 나의 ‘원픽’은 안드레아스 피흘러 감독의 다큐멘터리 <곰과의 위험한 공존>이다. 곰은 나에게 조금 특별한 존재다. 영화 <가을의 전설>에서 브래드 피트가 침대가 아닌 숲에서 곰과 결투를 벌이며 죽음을 맞이할 때, 나는 영화의 대사처럼 그것이 ‘좋은 죽음’이라고 여겼다. 장자크 아노의 <베어>를 통해서도 나는 곰의 힘, 용기, 지혜, 관용에 깊이 매료됐다.
하지만 그런 곰, 특히 알래스카와 북유럽, 시베리아 등지에 서식하던 갈색곰은 인간의 개발과 사냥으로 점점 자취를 감췄다.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알프스 지역의 곰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에 트렌티노 자치주는 1999년, 슬로베니아에서 곰 10마리를 들여와 방사하는 ‘야생 곰 보존 프로젝트(Life Ursus)’를 시작했다. 곰들은 빠르게 적응했고 번식했다. 사람들은 “시간을 벗어난 존재”이자 “야생 그 자체”인 곰을 숲에서 마주하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감격했다”고 말한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생물다양성 복원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2023년, 26세 청년 안드레아가 조깅 중 곰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의 시신은 처참한 상태로 발견됐고, 마을에는 슬픔과 공포, 분노가 퍼져나갔다. 부모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고, 지역 주민들도 애도와 함께 정의를 요구했다. 곰의 DNA를 분석한 결과, 범인은 열여섯 살의 암컷 곰 JJ4로 밝혀진다. 그는 4년 전에도 등산 중인 부자를 공격한 전력이 있었다. 당시 주지사는 사살 명령을 내렸으나 동물보호단체의 항의와 법원 제소로 중단됐다. 주민들은 “그때 죽였어야 했다”고 말한다.
카메라는 지난 25년간 트렌티노에서 벌어진 곰과 인간의 공존 실험을 되짚는다. 짧은 기간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곰들이 도로에 출몰하고 양봉장과 가축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목축업자들이 큰 손해를 보았고, 주민들은 곰 서식지를 관리하는 경비대에 분노를 터뜨렸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곰이 인간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니자’라는 곰이 버섯을 채취하던 38세 남성을 다치게 한 것이다. 하지만 포획하는 과정에서 마취제가 과다 투입되며 다니자가 어이없이 죽어버린다. 다시 동물단체와 주민들의 극한 대립. “곰에게 왜 가까이 갔냐”는 주장과 “산에 간 내가 잘못이냐”는 반박이 부딪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다 이번에는 사람이 죽은 것이다.
곰은 잡식성이지만 방어 본능이 작동하지 않는 한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곰도 인간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음식물 쓰레기통은 영리한 곰이 가장 효율적으로 음식을 얻는 곳이 된다. 호텔 직원들은 곰을 먹이로 유인해 사진을 찍고, 그것을 호텔 로비에 걸기도 했다. 관광업계는 곰 출몰을 알리는 경고판을 반기지 않았다. 그렇게 곰은 인간에게 더 위험하게, 더 가까이 다가오게 됐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은 환경단체가 제안한 곰 접근 방지 쓰레기통(bear-proof bins) 설치나 교육보다, 사람들의 공포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트렌티노 현 주지사는 “곰을 죽이자”는 캐치프레이즈와 “곰을 그렇게 사랑한다면 너희 집에 데려가 키우라”는 식의 선동, 그리고 ‘곰 사살 법안’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했다. 초창기 존재했던 워크숍과 간담회, 설명회 같은 숙의민주주의의 흔적은 사라졌다.
JJ4는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러나 새끼와 분리해 생크추어리로 강제 이주시키는 일은 그의 “영혼을 부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역사회는 여전히 분노와 공포, 극한의 대립으로 얼룩져 있다. 우리는 함께 치유될 수 있을까? 도나 해러웨이에 따르면, 공존은 낭만이 아니라 트러블과 함께 사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관계를 위한 훈련, 책임, 감응의 실패와 반복 속에서만 가능하다. 주디스 버틀러에 따르면 취약성과 상처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정치적 공동체의 가능성을 품는다. 부디 우리가 그 어렵고 불편한 공존의 길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국의 모든 군인과 가족은 제주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주둔 주요 군부대, 제주도렌터카조합은 이날 오후 도청 백록홀에서 ‘군 장병 및 가족 복지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군에서는 해군기동함대사령부, 해병대 제9여단, 육군 특수전사령부, 공군 308방공관제대대가, 렌터카 업체에서는 로그인렌트카, 에스제이렌트카, 제주패스글로벌렌터카, 제주오케이렌터카, 메트로렌트카, 제주한라렌트카, 하나렌트카가 참여했다.
하지만 렌터카 할인 대상은 제주에 주둔하는 군 장병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군 장병과 그 가족까지 모두 적용된다. 제주를 방문하는 군인이라면 누구나 계급과 소속에 관계없이 렌터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무협약 기간은 2025년 6월18일부터 2028년 6월17일까지 3년간이다. 1년씩 자동 연장된다.
이번 협약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군 부대원들에게 감사와 예우의 의미를 담았다.
도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군 장병과 가족에 대한 관광·문화시설 할인 혜택도 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군 장병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며 “앞으로도 군과 협력해 다양한 복지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강동훈 제주도렌터카조합 이사장은 “군 장병들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매우 기쁘다”면서 “이번 협약이 군 장병과 가족에게 제주에 대한 좋은 기억을 쌓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17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6.54달러로 전장 대비 4.4%(3.22달러)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28%(3.07달러) 오른 배럴당 74.84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닷새째 이어지며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이번 사태로 석유 시장에 팽팽했던 공급과 수요 간 균형에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했다며 “일회성이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격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미군 자산을 활용한 이란 핵 시설 타격을 비롯해 다양한 군사 옵션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소재를 알고 있다며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