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변호사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이 조 단위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한 첫 사례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에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에 차별화된 OLED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투자 기간은 이날부터 2027년 6월30일까지 약 2년이다. 회사는 경기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OLED 신기술과 관련한 설비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프리미엄 OLED 기술이 적용된 패널과 모듈 인프라 구축에 주력한다. 파주 사업장의 OLED 설비 증설에만 7000억원이 투입된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두께가 얇고, 반응속도·화질·명암비에서 월등한 성능을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O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 533억1057만달러(약 76조원)에서 연평균 5% 성장해 2028년 686억7500만달러(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LCD 시장은 지난해 789억4304만달러(약 112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OLED 신기술 투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투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TCL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에 광저우 공장을 매각해 2조2466억원을 확보했다. LCD TV 패널 시장에서 철수한 뒤 OLED 중심 전략을 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다음달 경기도·파주시와 ‘국내 복귀 투자 양해각서’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보조금 지원 규모는 산업통상자원부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된다. 회사는 이번 투자가 파주를 비롯한 경기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미국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티안마를 상대로 총 7건에 대한 기술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술 경쟁력이 시장 주도권을 좌우하는 만큼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여야가 19일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과 본회의 개최 일정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고 법제사법위원회 등 위원장 배분과 본회의 개최 일자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문 원내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원 구성 협상을 하는 게 아니다. 원 구성 협상은 지난해 이루어졌고, 저희 입장은 당시 이뤄진 합의를 앞으로 지켜나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원내수석은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민생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본회의 일정을 빨리 잡자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유 원내수석은 “여당 입장이 어제에서 한 발도 변화하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다”며 “(지난해) 비정상적인 원 구성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에 정상화하자는 요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수석은 “(당시 원 구성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 본인들이 원하는 상임위를 모두 정하고 당시 여당(국민의힘)에 (나머지 상임위를) 받을지 말지 결정하라고 강요한 사안”이라며 “협의했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임기 만료로 위원장이 공석이 된 상임위원회는 법제사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운영위원회 등 총 4개다. 민주당은 지난해 22대 국회 1기 양당 원내대표단이 합의한 대로 법사위와 예결위는 계속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이 된 이상 각 법안에 대한 체계·자구 심사권을 갖는 법사위와 예산안 심사를 하는 예결위를 포기할 수 없다는 취지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미)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리스트를 다 추려놨다”며 “1년 전 합의대로 법사·예결위원장직은 (민주당이)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그간의 관례에 따라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대야소 국면에서 국회 내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다. 외교통일·국방·정보위 현직 위원장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 1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에 3개 상임위원장직을 넘길 테니 법사·예결위원장직을 달라고 요구했다.
여야의 상임위원장 합의가 불발되면서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오는 22일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오찬에서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오찬에서) 서로 (의견) 접근을 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원내수석은 오는 23일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작곡가 베토벤은 매일 아침 커피콩 60알을 내린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그래서 커피광들에게 ‘60’은 ‘베토벤 넘버’로 불린다. 브람스 역시 아침마다 진한 커피를 마신 걸로 유명하다. 바흐가 독일 라이프치히 커피하우스에서 처음 발표한 ‘커피 칸타타’ 마지막은 커피를 예찬하는 합창이다. 성 이니셜을 따 ‘3B’로 부르는 이 세 사람은 커피광들이다.
국내로는 커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시인 이상이다. 그는 1933년 서울 종로에 연 다방 ‘제비’를 필두로 ‘쯔루’ ‘식스나인’ 등 다방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했다. “나는 그래도 경성역을 찾아갔다. 빈자리와 마주 앉아서 이 쓰디쓴 입맛을 거두기 위하여 무엇으로나 입가심을 하고 싶었다. 커피. 좋다.” 이상의 단편소설 ‘날개’를 보면 당시에도 커피는 젊은이들에게 힙한 문화의 상징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예전에 커피는 요즘처럼 언제나 마실 수 있는 음료는 아니었다. 사치품에 가까웠다. 커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한국을 빛낸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믹스커피다. 이제 그 자리는 아메리카노가 대신하고 있다. 커피 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2023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에 이른다. 세계인 평균 152잔의 두 배가 넘고, 아시아에서는 1위다. 거리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씩 커피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다시 커피 한잔이 ‘사치’가 되는 시대가 올는지도 모르겠다. 커피 원두의 국제 거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8일 국제커피기구 자료 등을 보면 지난달 원두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0% 넘게 올랐다. 원인으론 기후변화가 꼽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한몫했다. 원두에 세금이 더해지면 커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도 커피값이 고공행진 중이니, 이대로면 커피도 줄여야 할 판이다.
커피는 이제 단순한 음료를 넘어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다. 안 마시면 금단현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장시간 노동과 과다 경쟁 사회에서 ‘카페인 각성’이 필요한 현실도 서러운데, 늘 마시던 커피마저 줄여야 한다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 새 정부가 생활물가를 잡아 쓰디쓴 커피라도 맘 놓고 마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