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니쉬플라이구매 미국과 중국이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열고 관세와 바이트댄스의 틱톡 매각 문제 등을 논의한다. 미·중은 4차 회담에 앞서 중국기업 제재와 미국 반도체 반덤핑 조사 카드를 각각 꺼내며 기 싸움을 시작했다.
미국 재무부와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대표단은 14~17일 마드리드에서 4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진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진행된 미·중 고위급 회담은 지난 5월 제네바, 6월 런던, 7월 스톡홀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양측은 지난 세 차례 회담을 통해 관세 전쟁 휴전 기한을 오는 11월10일로 연장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회담에서 바이트댄스의 틱톡 매각과 관련한 국가 안보 문제와 다양한 무역·경제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 문제가 미·중 무역회담 의제에 포함됐다고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오는 9월 17일까지인 틱톡 매각 기한이 추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4월, 8월 세 차례 걸쳐 틱톡 매각 시한을 연장했다. 지난달에는 백악관 틱톡 공식 계정도 개설됐다. 중국 자본이 소유한 틱톡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만들어진 매각 법안은 민주·공화당이 초당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섣불리 철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미·중의 공동노력도 의제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무기 부품 등을 수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우회 지원하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별도 성명을 내고 주요 7개국(G7)에 중국·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회담에서 관세, 수출통제 남용, 틱톡 문제 등을 다룬다면서 13일부터 미국산 아날로그 집적회로(IC) 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확장하고 수출통제를 남용해 중국 기업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스마트폰, 자동차, 산업 장비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서 빛이나 소리 같은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거나 처리하는 핵심 부품이다. 세계 1, 2위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와 아나로그디바이스(ADI)에 이번 조치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가장 강력한 보복 조치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미국 상무부는 12일 중국기업 23곳을 포함한 32개 기업을 수출규제 명단에 추가했다. GMC반도체와 지춘반도체 등이 미국 제재 대상 기업인 중국 최대 파운드리 생산기업 SMIC의 미국산 부품 조달에 도움을 줬다며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중이 협상을 거듭할수록 합의점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정교하게 상대의 약한 고리를 파악하고 겨냥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상회담에서도 무역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USTR 고위 협상가였던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중국이 관세와 수출통제에 상당한 양보를 받지 않는 한 협상을 서두를 것 같지 않다”며 이번 회담은 향후 정상회담에서 틱톡·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펜타닐 관세를 논의하기 위한 토대 마련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베이징에 초청했지만 관세와 펜타닐 문제에 대한 이견이 커서 미국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덜 주목받는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11일 당내 성비위 사태를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은 이날 오후 2시30분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한다. 혁신당은 앞서 9일 3차례 의원총회를 연 뒤 의원 다수의 찬성으로 조 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무위가 의결하면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조 원장은 자녀 입시비리와 여권 인사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2년을 확정받았지만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지난달 15일 출소했다. 당초 11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될 예정이었지만 성비위 사태로 당이 혼란에 빠지면서 ‘조기 등판’하게 됐다.
조 원장이 성비위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비위 피해자인 강미정 전 대변인의 대리인 강미숙 혁신당 여성위원회 고문은 조 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앞선 혁신당 의원총회에서도 “피해자가 신뢰하지 않는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미정 전 대변인이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피해자 절규를 외면했다”며 탈당한 이후 혁신당에선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10일에는 조 원장의 영입으로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창립 멤버’ 은우근 상임고문이 탈당을 선언했다.
은 고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비위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에 대해 매우 부당한 공격이 시작됐다”며 “위기가 어디에서 비롯했는지에 대한 철저하고 근원적인 성찰이 우선 필요하다”고 적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HBM4)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AI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인기가 치솟은 엔비디아의 AI 칩에 붙어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저장 및 처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현재 시장 주류인 5세대 HBM3E을 공급해왔다.
이번에 개발이 완료된 HBM4는 이전 세대인 HBM3E보다 2배 늘어난 2048개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적용해 대역폭을 2배로 확대하고 전력 효율을 40% 이상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실현했다고 설명한다.
데이터 처리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메모리 전력 효율 확보는 중요한 요소로 꼽혀왔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고객 시스템에 도입할 경우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높일 수 있어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개발을 이끈 SK하이닉스 조주환 부사장은 “HBM4 개발 완료는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 에너지 효율, 신뢰성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4은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 국제반도체표준현의기구(JEDEC)의 HBM4 표준 동작 속도(8Gbps)를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HBM4 개발에 자체 어드밴스드 MR-MUF 공정과 10나노급 5세대(1bnm) D램 기술을 적용해 양산 과정의 위험도 최소화했다. MR-MUF 공정은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제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 김주선 AI 인프라 사장은 “이번 HBM4는 AI 인프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징적인 전환점이나 AI 시대 기술 난제를 해결할 핵심 제품”이라며 “SK하이닉스는 AI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다양한 성능의 메모리를 적시에 공급해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