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진행방법 인류는 오래전부터 지구 내부를 들여다보고 싶어했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가 딛고 선 땅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망은 수많은 탐사 기술과 시추 프로젝트로 이어졌지만, 여전히 지구 내부 맨틀은 손이 닿지 않는 세계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도달한 가장 깊은 시추 기록은 12㎞ 남짓에 불과하며, 맨틀은 우리에게 여전히 미지의 공간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맨틀을 볼 수도, 연구할 수도 없는 것일까.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 맨틀은 다양한 지각 운동과 마그마 작용에 의해 지표로 드러날 수 있다. 그러한 맨틀 암석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감람암’이다. 감람암은 지구 내부에서 올라온 맨틀의 조각이자, 맨틀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단서다.
감람암은 주로 감람석과 휘석으로 구성된 초염기성(또는 초고철질) 암석이다. 1200도 이상, 1~3Gpa(기가파스칼) 이상의 고온·고압 환경에서 형성된다. 이런 높은 온도와 압력이 존재하는 지하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다.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곳도 역시 지하다.
그러나 대륙지각 아래로 해양지각이 섭입하는 경우 해양지각과 상부 맨틀 일부가 대륙지각 가장자리에 붙으면서 지표로 드러날 수 있다. ‘오피올라이트’라고 부르는 지형이다. 중동 국가 오만에 있는 오피올라이트가 감람암이 산출된 대표 사례다.
또한 맨틀로부터 용융된 현무암질 마그마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용융되지 않은 주변 맨틀 물질을 포획하여 지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렇게 지표에서 발견되는 현무암 내에 포획된 감람암을 ‘맨틀 포획암’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백령도 진촌 현무암, 제주도 현무암 등에서 맨틀 포획암을 관찰할 수 있다.
감람암은 지구 내부 물질을 보여주는 과학적 단서를 넘어 자원과 환경 현안 해결의 열쇠로도 주목받고 있다. 감람암은 첨단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각광받는 니켈, 크롬, 코발트, 플래티넘족 원소(PGE) 등 희소금속이 농축될 수 있는 암석이다. 자원 탐사의 주요 대상인 것이다. 실제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초염기성 암체를 대상으로 니켈, 크롬 광상이 개발되고 있으며, 감람암은 이들 광상의 ‘모암(host rock)’ 역할을 한다. 첨단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금속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공급처가 된 것이다.
최근에는 감람암의 또 다른 특성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이산화탄소를 고체로 고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감람암 속 감람석은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마그네사이트와 같은 탄산염 광물을 생성하며, 이 과정을 광물 탄산화라고 한다. 이 반응은 자연 상태에서도 일어나지만 온도, 압력, 수분 조건을 인공적으로 조절하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이를 활용한 탄소 포집·저장 기술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며, 화석연료 시대 이후를 준비하는 기후 대응의 핵심 매질로 감람암이 주목받고 있다.
감람암은 지구 깊은 곳에서 비롯된 암석이지만, 그 존재의 의미는 지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 암석은 맨틀의 단서를 품은 지질학적 기록이자, 니켈과 크롬 같은 희소금속 자원의 잠재 공급원이기도 하다. 동시에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비록 지표에 드러난 양은 많지 않지만, 과학이 밝혀낸 감람암의 잠재력은 인류가 직면한 환경과 자원 문제를 풀어가는 데 기여하는 현실적 해법이 될 수 있다. 이제는 감람암을 단지 드문 암석이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로 연결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할 때이다.
한·미·일 정권교체에도‘협력’ 기조 당분간 유지향후 대중 접근 방향 주목
과거사는 크게 언급 없이‘관리해 나가자’ 공감대“대일 기조 의구심 불식”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진행한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협력 증진에 뜻을 모으면서 한국의 정권교체 이후에도 양국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두 정상은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관리하자는 데 공감하면서 ‘현재·미래’에 방점을 뒀다. 향후 대중국 관계 설정과 한·일 간 뇌관인 과거사 문제 대처 등이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30분 동안 회담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마련한 짧은 만남이지만, 각종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교환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정상은 지난 9일 통화에 이어 한·미·일 공조를 지속 유지하고 발전시킨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이 첫 외교무대에서 3국 협력 강화 뜻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 협력(언급)은 우리와 일본 쪽에서 (모두) 나왔고, 앞으로 증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3년 8월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한 ‘캠프 데이비드 성명’ 이후 3국 정상이 모두 바뀌었지만, 3국 협력 틀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동맹 경시 성향에 따라 3국 협력이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미국도 현재 이 기제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견제를 최우선 대외정책으로 설정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과 연계된다.
이는 한국 정부가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인해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향후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대중 접근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양국 협력도 심화키로 했다. 특히 두 정상은 셔틀외교 재개 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위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을 내놓으면서 한·일 간 셔틀외교가 복원됐지만 12·3 불법계엄 사태로 중단됐다.
양국 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이 대통령이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일은 2003년 6월(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이다.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와 다른 협력 사안을 분리하는 ‘투 트랙’ 기조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거의 문제는 잘 관리해나가고 협력 문제를 더 키워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꾸려나가자는 말씀이 있었고 대체로 공감을 이뤘다”고 했다.
정부의 대일 기조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하는 자리로도 평가된다. 이 고위 관계자는 “한·일관계가 여전히 협력 관계를 향해 나아간다는 데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주어졌고, 좋은 출발점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의 전후 80년 메시지, 사도광산 공동 추도식 개최, 일본 지도층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곳곳에 암초가 놓여 있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의 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 신선식품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 인수가 골자인 이번 회생계획안에 대한 중·소상공인 채권자 동의율이 가결 조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 여부는 오는 23일 법원의 강제인가 여부에 달려있다.
서울회생법원은 20일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에서 티몬 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관계인 집회에서는 회생담보권자 100%, 상거래 채권 회생채권자 조 43.48%, 일반 회생채권자 조 82.16%가 회생계획안에 동의했다. 가결을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에서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에서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상거래 채권은 중소상공인 및 소비자로 구성돼있는데, 이들의 동의율이 낮아 회생계획안이 부결된 것이다.
그러나 관리인 측은 회생법 244조 1항에 근거해 회생계획안을 폐지하지 않고 권리보호조항을 도입해 인가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법원은 이에 따라 23일까지 판단 후 강제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이 강제인가를 결정하면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가 가능해진다.
오아시스와 티몬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부결은 상거래 채권자 수가 많아 최소한의 의결 정족수를 갖추지 못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법원이 23일 강제인가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티몬 관계자는 “상거래 채권자가 2만명이 넘는다”며 “실제로 회생계획안에 반대를 많이 해서 부결이 된 것이 아니라 관리인 집회에 참석하러 온 사람이 적어서 부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이 강제인가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도 “회생담보권자와 일반회생채권자 조는 인가 가결을 위한 동의 비율을 넘었다”면서 “인가 여부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을 겸허하게 기다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구축한 생산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다 2018년 ‘오아시스마켓’을 론칭하며 신선식품 새벽 배송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29억원으로 전년보다 72% 증가하는 등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오아시스의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위한 외연 확장 발판이자 몸집 불리기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가늠자로 보고 있다. 오아시스는 앞서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도 조건부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