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변호사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노르웨이 5개국이 10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장관 2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며 제재를 규탄했다.
영국 등 5개국은 이날 이스라엘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에 대해 금융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5개국 외교장관은 “이들은 극단적 폭력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 유린을 조장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두 국가 해법’에 굳건히 전념하고 있다”며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안보와 존엄성을 보장하고 장기적 안정을 담보할 유일한 방법이지만 서안에서 벌어지는 극단주의 정착민의 폭력과 정착촌 확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가자지구의 즉각적 휴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즉각적 인질 석방, 팔레스타인 피란민 원조의 신속한 증대, 두 국가 해법으로 가는 길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그비르 장관과 스모트리히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연립정부에 참여한 극우 정당 소속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존에 필수적인 존재다.
서안 유대인 정착촌 출신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인 스모트리히 장관은 “가자지구 주민 200만명을 굶기는 행위는 도덕적”이라고 말하는 등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를 주장해왔다. 자신을 “파시스트 동성애 혐오자”라고 칭하며 산부인과 병동에서 유대인과 아랍인 산모를 분리하는 정책을 지지하고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보복 공격을 촉구해왔다. 벤그비르 장관은 인종차별 선동 및 테러 조직 지원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으며 테러 범죄로 기소된 이스라엘인들을 변호해왔다.
이스라엘 인권변호사 에이타이 맥은 5개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누렸던 면책의 장벽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서방이 이스라엘 정치인들을 제재하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일 때 이런 조치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놀랍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선출된 대표, 정부 구성원에게 이런 조처를 하는 건 충격적”이라며 “내주 초 특별 회의를 열고 이 용납할 수 없는 결정에 어떻게 대응할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파라오(이집트)를 이겨냈으며, 키어 스타머(영국 총리)도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5개국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제재 철회를 촉구하며 이스라엘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재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을 달성하고 모든 인질을 귀국시키며 전쟁을 끝내려는 미국 주도의 노력을 진전시키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날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와 유럽의 자선단체 등 5곳에 대해 이들이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이 더 이상 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지지해온 두 국가 해법을 부정했다.
미국 내 대표적 친이스라엘 인사인 허커비 대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미국 정책 목표로 남아있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문화를 바꿀 만한 중요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동 문제에 있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1기 행정부 때 이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에서도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허커비 대사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 논평을 거부하면서 정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사안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공군기지에서 열린 에어쇼 행사장에 몰래 들어가 전투기를 무단 촬영한 대만인들이 결국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최용락 부장검사)는 최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대만인 A씨(60대)와 B씨(40대)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10일 오전 10시쯤 평택시 소재 주한미군 오산기지(K-55)에서 열린 ‘2025 오산 에어쇼’에 부대장 승인 없이 들어간 뒤 카메라 등을 이용해 전투기 등 군사시설 10여 장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통상 에어쇼는 국적과 관계없이 입장객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군은 이번 행사에 중국과 대만 등 특정 국가의 국민들에 대한 출입을 금지했다.
A씨 등은 미군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출입을 제지당했음에도 내국인 출입구를 통해 한국인들 틈에 끼어 에어쇼 행사장 안으로 몰래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행사장을 돌아다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다만 A씨 등이 촬영한 사진을 외부로 유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은 조사에서 “호기심에 촬영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이 마무리됐다. 내란으로 촉발된 대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겨우 한 단계가 끝났을 뿐이다. 멀쩡한 ‘민주주의’와 ‘공화국’으로 향하는 길에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고 높다. 종교 개혁도 그중 한 가지다.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천명하고 있다. 천지신명 하늘님을 믿든, 하나님과 예수님을 섬기든, 단군 조상을 모시든 각자 알아서 할 일이다. 지구가 6000년 전에 만들어졌다, XX 염색체를 지닌 인간 여성이 단성생식으로 XY 염색체의 인간 남성을 출산했다는 기적을 믿고 따르는 것도 각자의 자유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기괴한 믿음을 남에게 강요하거나 심지어 국가 제도를 통해 이를 강제하려는 것은 헌법에서 정한 종교의 자유를 벗어나는 일이다. 헌법에는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점이 분명히 기술돼 있다. 그런데 특정 종교, 구체적으로는 개신교가 이 선을 넘고 있다. 직접 정당을 결성해서 정치에 뛰어들고, 세속의 법과 제도에 일일이 간섭해 영향력을 행사하며, 교육과 복지 사업을 통해 국가의 공적 자원을 전유하려 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이 대표 발의했던 ‘혐오표현 금지법’이 철회된 것도 개신교계의 반발 때문이었다. 점차 극단화하고 있는 온라인상 차별·혐오 표현, 폭력 선동을 규제하자는 취지인데, 여기에 차별·폭력 금지 사유로 ‘성적 지향’이 포함된 것이 문제였다.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성경에는 현대인의 상식과 규범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 많다. 다른 사람을 노예로 만드는 일, 어린 자녀의 인신 공양, 일부다처제, 간통이나 신성모독죄를 저지르면 돌로 쳐 죽이는 것, 적의 경우 어린아이까지 몰살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날 아무리 신앙심 깊은 신자도 이를 문자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되새김질하지 않는 돼지, 비늘·지느러미가 없는 바다생물을 먹으면 안 된다는 가르침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삶의 환경과 규범이 달라졌고, 그에 따라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유독 동성애에 대해서만큼은 다르다. 성경의 가르침을 입맛대로 골라 쓰는 선별주의가 대단한 모순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세상이 원래 합리적 이성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까 어느 정도 이해해 줄 수는 있다. 다만 이러한 이해와 관용은 어디까지나 그런 믿음이 그들의 내면에 있을 때까지만이다.
마태복음에 이런 구절이 있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동성애자의 악행이 그토록 걱정된다면 국회의원에게 항의 전화하고 온라인 게시판을 악플로 도배하고 거리에 나가 악을 쓰고 깃발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더 진심으로 기도해야 한다. 동성애자도 하나님이 창조했으니 아마 다 계획이 있으셨을 것이다. 하나님 말씀을 따르는 기독교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라면, 세속의 여론을 호도하는 댓글 작전을 벌이고 법원에 들어가 기물을 파괴하고 늘봄학교를 장악할 궁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골방에 들어가 더 진심으로 기도해야 한다. 조바심 때문에 그렇게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라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지 않은가.
모든 기독교인이 극우 정치에 경도돼 있고 성소수자를 혐오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 주변에도 훌륭한 시민적 덕성을 갖추고 살아가는 신자들이 많다. 그런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제는 모든 기독교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참된 기독교인’의 해명조차 듣고 싶지 않다. 진정한 기독교 신자와 그렇지 않은 기독교 신자를 구분하는 수고를 왜 하나님을 믿지도 않는 내가 해야 하나. 종교가 세상을 구원하기는커녕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게 만든 책임은 종교 내부에 있으니, 믿음의 힘으로 스스로 개혁해주기를 그저 기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