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8일 경찰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경찰 수사정보 등을 임의 제출 받는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부터 경찰청 수사국 범죄정보과와 치안정보국 치안정보분석과, 춘천경찰서에 특별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경찰청에 대한 압수영장을 집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업무협조 차원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은 통일교 카지노 원정도박 의혹과 관련한 경찰 내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경찰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통일교 간부들의 원정도박 의혹을 수사했지만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의 도움을 받아 이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있다. 춘천경찰서는 2022년 한 총재 등이 과거 미국 카지노에서 도박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하고 있었다. 윤 전 본부장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건네 통일교 현안에 대해 청탁하려 한 인물로 지목돼 있다.
12·3 불법계엄의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11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특검팀은 이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11일 오후 2시 출석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 하루 만에 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7분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영장의 범죄사실을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날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응할지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이 출석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도 나온다. 그럴 경우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회 일반 인식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전직 대통령 신분을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그 외에는 다른 피의자와 달리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낸 ‘경북 산불’ 피해지역을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해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당시에도 “돈 안 되는 산을 깎아 스마트팜이나 리조트를 짓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 지사는 10일 오전 경북도청 화백당에서 열린 ‘산불피해 재창조 본부회의’에서 “지난 3월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 복구는 도청 차원의 원상복구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해 근본적인 개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영덕군 노물리와 석리 일대는 이미 개발에 뜻을 둔 민간기업이 있다”며 “이 기업들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민간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현재 민간과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콘도 등 리조트, 문화시설, 골프장 등을 갖춘 복합휴양시설 조성을 협의 중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피해 지역 5개 시군(안동, 의성, 영덕, 영양, 청송)을 중심으로 한 복구 방향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단순 주거 복구를 넘어 ‘컴팩트시티’ 개념을 적용한 전면적인 재설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단순히 집만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복원되고 젊은 세대가 돌아올 수 있는 구조로 마을을 설계한다는 취지다.
이 지사는 “암세포가 1개월 만에 60% 사라졌다”며 “산불 피해 지역을 제대로 복구하고, 재창조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내 건강도 함께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29일 암 판정을 받은 뒤 자녀가 있는 경기도에 머물며 칠곡경북대병원으로 통원 치료를 해오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국민의힘 1차 대선 경선 토론회에도 산림 개발과 관련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산림녹화로 산이 너무 우거졌다. 그런데 산은 돈이 안 된다. 우리나라 산이 전국의 63%인데 소득은 1%밖에 안 된다”며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을 보고 대전환해야 한다. 낮은 산을 다 깎아서 청년들 일자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불탄 곳에 다시 나무를 심는 시대는 지났다”며 호텔 호텔·리조트·골프장 등 관광 인프라 개발을 통한 재창조를 주장했다.
한편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020년 기준 산림의 공익기능은 259조원으로, 국민 1명당 연간 499만원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에서 산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62.6%로, 핀란드(73.7%), 스웨덴(68.7%), 일본(68.4%) 다음으로 높다.
4조6000억원…55.94% 감소매출 74조원으로 0.09% 줄어재고 손실 충당금 반영 탓도
3.9조 자사주 매입 ‘주가 방어’HBM 비중 확대가 ‘급선무’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올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의 부진과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따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동률 하락 등이 겹친 결과다. 하반기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로서는 HBM 실적 확대가 급선무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9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7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9% 줄었다. 앞서 증권가가 예측한 매출 76조5000억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급격한 실적 하락의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계속된 부진과 함께 재고자산 평가 손실 충당금 반영이 있다. 재고자산 평가 손실 충당금이란 회사가 보유한 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을 예상해 하락분(손실)을 회계적으로 반영해두는 조치다.
업계에서는 DS 부문의 2분기 재고평가 충당금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최근 수요가 급감한 낸드플래시, 올해 초부터 미국의 제재로 중국 수출이 막힌 HBM2·HBM2E 등 제품이 재고로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이날 공시 설명자료에서 “DS는 재고 충당 및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분기마다 조 단위의 적자 행렬을 이어온 파운드리 사업부는 이번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미국의 대중 제재 영향이 컸다.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 규제조치가 이어지면서 하락한 가동률은 그대로 손실로 돌아왔다.
이 밖에 원·달러 환율 하락과 1분기 전사 실적을 견인한 갤럭시 S25 출시 효과의 둔화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를 반등의 시기로 잡고 있다.
엔비디아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AMD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엔비디아 등 HBM 평가도 진행 중이다. 파운드리 사업 가동률의 점진적 회복에 따른 적자 축소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온전한 재기를 위해서는 결국 HBM의 비중 확대가 필수적이다.
AMD에 HBM 공급을 시작하며 기술 수준에 관한 불안은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AI 반도체 시장 80%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생태계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한계는 뚜렷하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매입 규모는 3조9119억원으로 이 가운데 2조8119억원을 소각해 주가를 부양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1조1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등에 활용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대비 0.65% 떨어진 6만13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올 2분기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