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4일 대통령실 제2집무실 세종 이전과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청에서 듣다,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 “세종으로 이전하자는 의제는 오랜 의제라서 가급적 오래된 약속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행정수도 세종 완전 이전 등은 개헌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세종 완전 이전은 헌법개정 문제라서 그렇게 쉽지 않다”며 앞서 노무현 정부 때 신행정수도 추진 계획이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관습헌법에 따라 위헌 결정을 받은 것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대통령실) 제2집무실을 짓는다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고, 국회의사장을 세종에 짓자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니까 그거는 저희가 속도를 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말한 건 지키니까 혹시 어기진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국가기관 이전 문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많이 약속된 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는 충청권 시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충청권도 행정 수도 이전의 혜택을 보는 것이고, 수도권 국민 입장에서는 왜 충청이냐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각 지역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에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맹그로브 숲 복원 사업을 펼친다.
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남부 짜빈성 정부와 현지 사회적 기업 ‘맹그러브(MangLub)’와 맹그로브 숲 복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맹그러브는 SK이노베이션이 2019년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셰어링과 함께 설립한 베트남 현지법인으로, 맹그로브 생태계 보전과 사회적 가치 확산을 목표로 하는 짜빈성 최초의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협약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베트남 짜빈성 지역에 축구장 420개에 해당하는 300㏊ 규모의 맹그로브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묘목 식수 작업과 관리에 현지 지역 주민들을 참여시켜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맹그로브는 열대우림보다 탄소를 5배가량 더 많이 흡수할 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해안 침식과 토양 유실을 방지하는 자연 방파제로 기능해 생태적 가치도 높다. 이 때문에 동남아시아 해안의 맹그로브 숲은 ‘아시아의 허파’라 불렸는데 최근 50여년간 관광 산업과 양식업 등으로 서식지의 절반 이상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미얀마 등에 총 236㏊에 맹그로브 약 91만그루를 심는 복원 사업을 진행한 SK이노베이션은 생물 다양성 보전 노력을 인정받아 2019년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21년에는 환경 보호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 성과를 인정받아 짜빈성 인민위원회 공로상을 받은 바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4일 방한 중인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면담했다.
위 실장과 오카노 국장은 한·일 관계 발전방향과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역 및 국제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대통령실은 “양 측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위 실장은 지난달 13일 오카노 실장과 약 15분간 상견례 차원의 첫 통화를 한 바 있다.
1988 서울, 극장도시의 탄생박해남 지음휴머니스트 | 384쪽 | 2만4000원
1988년 서울 올림픽은 사회적 관점에서 부당하게 정권을 잡은 신군부가 국민들을 올림픽이라는 스펙터클에 눈길을 돌리게 하는 ‘우민화’ 정책으로 설명되어왔다. 이 책은 익숙한 서사를 넘어 서울 올림픽을 거대한 ‘공연’으로, 서울을 ‘극장도시’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저자는 ‘공연론’의 관점으로 한국 사회 형성 과정을 들여다본다. 연출자인 군인들이 무대에 누가 서거나 서지 못하도록 만들었는지,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어떻게 훈련받았는지를 검토하는 것이다. 이를 들여다보는 대상이 ‘메가 이벤트’인 올림픽이다.
5·18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신군부는 ‘세계’에 보기 좋은 무대를 만들어냄으로써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 저자는 이를 홉스의 사회계약론에 빗대 ‘공연계약’으로 명명한다. ‘외국인’의 시선이 모일 서울 전체를 스펙터클한 공연 무대로 만들기 위한 대개조에 착수했고, 올림픽 바깥의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며 갈등했다. 이를 상징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올림픽 공식 주거’로서의 최신식 아파트와 빈민의 임대주택이 뒤섞인 도시 경관이라는 계급질서인 셈이다.
메가 이벤트를 통한 공연계약은 1993년 대전 엑스포, 2002년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준비됐다. 달라진 점은 시민들이 열정적인 거리응원을 마친 뒤 알아서 치우고 질서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태도가 세계의 시선을 깊숙이 내면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선의 가상적 주체가 군인에서 외국인으로 바뀌었을 뿐, 공연계약에 바탕을 둔 우리 사회의 내면화된 억압과 불평등은 바뀌지 않았다는 통찰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2024년 겨울부터 한국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혼란이 88년 체제가 사회적 갈등과 분열 앞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공연계약을 어떻게 사회계약으로 전환할 것인가, 관객석에 앉아 무대 위의 배우를 평가하는 리바이어던을 어떻게 사회 구성원의 삶의 무대를 지탱하는 리바이어던으로 전환시킬 것인가 등의 질문을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