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 124일 만인 10일 재수감됐다. 헌정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재구속된 첫 사례로, 윤 전 대통령은 약 3평(10㎡) 규모 독거실에 수용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7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허위공문서작성,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유는 증거인멸의 우려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밤 9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대기했다. 이어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바로 수용동으로 이동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일반 구속 피의자와 동일한 절차에 따라 구치소에 입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구속 피의자는 인적 사항 확인 뒤 수용번호를 부여받고, 키와 몸무게 등 기본 신체검사를 받는다. 소지품은 모두 구치소 측이 보관하며, 이후 카키색 미결 수용자복(수의)으로 갈아입고 수용자 번호를 단 채 수용기록부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윤 전 대통령이 수용된 방에는 TV와 거울, 접이식 밥상, 싱크대, 변기 등이 비치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은 없고 선풍기는 있다. 침대는 따로 없어 잘 때는 바닥에 이불을 깔아야 한다.
목욕은 구치소 내 공동 목욕탕에 한다. 다만 다른 수용자와 이용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메뉴도 일반 수용자와 동일하다. 서울구치소의 10일 아침 메뉴는 미니치즈빵, 찐감자, 종합견과류다.
영장 발부와 동시에 윤 전 대통령에게 제공되던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도 중단됐다. 전직대통령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게는 필요한 기간 경호·경비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이 집행돼 교정 당국으로 신병이 인도되면서 그런 예우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국의 ‘보수 정치’는 재기할 수 있을 것인가. 6·3 조기 대선과 그 이후를 관통하는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일 게다. 한 사회가 진보·보수 두 날개로 비행한다면 윤석열의 자멸적 ‘내란’과 극우화로 파괴된 보수 정치 복원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대선 한 달여가 지난 지금 현실은 참패보다 더 뼈아픈 ‘대재앙’이다.
국민의힘의 첫 혁신위원장은 혁신위를 출범키로 한 날(7일) 사퇴했다. 그가 일성으로 “보수 정치의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 했을 때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거라 예감했다. 혁신 속내는 ‘1’도 없이 새 ‘표지 얼굴’로 그를 간택한 친윤 비대위가 메스를 쥐여줄 리 만무했다. 그는 당대표가 돼 반드시 ‘인적 쇄신’ 메스를 들겠노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은 그를 “자리 욕심”에 눈먼 쇄신 대상이라 맹비난했다. 코미디라기엔 피 튀기는 난투극이고, 비극이라 하기엔 헛웃음만 나오는 부조리극이다.
애초 보수 정치 혁신은 새 좌표 위에서 가능하고, 국민의힘의 여정은 그 답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계엄은 “잘못”이라 사과 시늉을 하면서도, 내내 ‘탄핵은 안 된다’ 옥신각신하는 모순투성이 행태를 보면 이 당과 보수 정치가 처한 정신적 착란의 풍경을 실감하게 된다. 그들은 아바타쯤으로 여겼던 윤석열의 ‘내란’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에 따른 정치적 대가도 일절 치를 생각이 없었다. 그들의 ‘현실 부정’은 극우에 공간만 내줘 보수 정치를 벼랑에 서게 만들었다.
‘대재앙’의 전조와도 같았던 지난해 4·10 총선 후 칼럼 ‘총선 참패 여당이 뻔뻔할 수 있는 이유’에서 세 가지를 꼽았다. ‘책임감의 결여’ ‘민생정치 감각의 부재’ ‘업둥이 정당의 체질화’다. 이 ‘무책임·탈민생·몰염치’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보수 정치 재기의 관건이었다. 그럼에도 업둥이 윤석열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듯 ‘한덕수 차출론’에 목을 매고, 정당사 유례없는 후보 교체 난동을 벌이다 ‘단일화 사기’까지 당한 낮은 지능을 보면 “자업자득”이란 조소조차 과분하다.
한국의 보수 정치는 왜 번번이 실패할까. 고이고 고인 보수 정치의 ‘기득권’이 도드라지게 눈에 들어온다. 해방 이후 한국 정치를 양분한 한 축이 21세기 들어 호남 기반 평화민주당 세력에서 민주화운동 그룹으로, 이제 수도권과 온건중도 전문가들로 변모해갈 동안 보수 정치의 중심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영남을 기반으로 한 관료·엘리트·자본계층의 카르텔은 스스로를 ‘산업화 세력’으로 포장한 채 한 번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시인 김지하가 1970년 풍자시 ‘5적(五賊)’에서 질타한 기득권 도적들은 ‘재벌·국회의원·고급 관료·장성·장차관’이었는데, 50년도 더 지난 지금 보수 정치 면면과 얼마나 다른가. 이제 그들은 그동안 입었던 ‘친윤’의 겉옷을 슬그머니 벗어던지는 중이다.
그들은 ‘정치는 돈과 조직이 전부’이라는 낡은 정치를 신조로 반세기 넘게 버텨왔다. ‘대세 추종’과 ‘시류 편승’은 처세의 기본 전략이었다. 윤석열처럼 한때 휘몰아치던 것들은 다 사라져도 돈·조직을 꽉 쥔 그들의 기득권 산천은 ‘의구(依舊)’하다 여긴다. 그래서 엎드려 있는 데도 이골이 난 기회주의자들이다. 애초 보수 가치의 부재를 이야기하는 것조차 사치스럽다.
기득권 보수는 그렇게 고인 채 영남의 울타리로 고립되었고, 정당으로서 능력을 잃었다. 박물관에나 있어야 할 ‘화석’들이 행세하는데 ‘좀비 정당’이 될 수밖에…. 수권능력이 없으니 업둥이를 데려다 매번 간판갈이를 하고 버리는 ‘임시변통’ 정치는 필연이었다. 그들 지능이 낮다 비웃을 게 아니라, 그 처절한 기회주의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 이쯤이면 그 정당과 보수 정치의 이념이 “배신 척결”인 것도 놀랍지 않다. 천하 패권 쟁투가 벌어지건 말건, 그들에겐 손바닥만 한 그들 동굴에서 벌이는 당권 난투가 더 중요하다.
보수는 ‘민주공화’ 중에서도 ‘다원적 공동체’가 핵심 원리인 ‘공화’를 더욱 무겁게 여긴다. 법치와 상식으로 국가와 정치의 아랫목을 뭉근하게 데우는 게 보수 정치일 텐데, 그 공간은 기회주의자들의 놀이터가 됐다. 보수 정치가 맞닥트린 ‘대재앙’의 본질이다. 이 기득권 카르텔을 객토하지 않는 한 보수 정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건 무망하다.
보수 정치 대재앙의 끝은 ‘신세력·신질서’의 태동이어야 한다. 제대로 된 보수라면 기회주의자들을 매몰차게 내쳐야 한다. 그런 결기를 가지고, 일전을 불사하는 정치인을 앞세워야 한다. 부디 ‘보수를 고쳐 쓸 수 있을까’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서울 중구 ‘중구의류패션지원센터’가 봉제업체가 몰려있는 신당5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구는 중구의료패션지원센터를 신당사거리공영주차장 1층(305.41㎡ 규모)로 옮기고 7일부터 업무를 재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이전은 봉제업체가 밀접한 곳에 지원센터를 둠으로써 지역 봉제업체가 보다 원활하게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됐다. 신당5동은 봉제업체가 밀집한 데다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신당역과도 가까워 대중교통 이용도 수월하다.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인접해 있어 패션산업 현장 밀착지원도 가능하다.
게다가 기존 민간 건물을 임차하지 않고 구 소유의 유휴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연간 1억원의 임대료를 아낄 수 있다.
새롭게 단장한 센터에는 자동재단기, 연단기, 디지타이저, 패턴 출력기 등 고가의 첨단장비를 들여, 중구 내 봉제업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수작업으로 해오던 마카작업과 원단 재단을 자동화해 봉제업체의 작업시간 단축, 인건비 절감, 품질향상 효과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구에는 2023년 기준 1583개의 봉제업체가 있으며, 이는 서울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중구 의류패션지원센터 이전으로 봉제산업의 현장 밀착형 지원과 함께 예산절감 효과도 누리게 됐다”라며 “서울 도심의 오랜 전통 산업인 봉제업이 활력을 되찾아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 외교수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아이디어들 교환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 회의를 계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이같이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내 생각에 이는 새롭고 다른 접근법”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이) 자동적으로 평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평화를 향한 길을 여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에 매우 실망하고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는 앞으로 전쟁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점을 논의했고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며 “앞으로도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의 대면 회담은 이번이 두 번째다. 두 사람은 루비오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처음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통화를 이어왔다.
이번 회담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무기 지원을 재개한 직후 열렸다. 미 국방부는 국내 군수 비축 현황을 검토한다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잠정 중단했다가 재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