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내륙 지역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로 최소 2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름 캠프에 참가한 여자어린이 20여 명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커(Kerr) 카운티 현지 당국이 밝혔다.
AP통신과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4일 늦은 밤(현지시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래리 리사 커 카운티 보안관은 이 지역에 최소 25㎝의 폭우가 내린 후 과달루페 강이 급격히 범람하면서 24명 가량이 숨졌다고 밝혔다.
카운티 당국은 지금까지 구조된 인원이 237명이며 이 중 167명은 헬리콥터로 구조됐다고 밝혔다.
일부 사람들은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나무를 타고 올라간 상태에서 구조됐다.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이들을 찾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더 파악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 기독교단체가 개최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 중이던 약 750명의 여자어린이들이 폭우에 한때 갇혔으며, 이 중 23∼25명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머무르던 캠프장은 헌트 마을에 있는 과달루페 강변에 있었다.
캠프에 참가했던 엘리너 레스터(13)는 같은 숙소에 머무르던 참가자들과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구조됐다.
그는 4일 새벽 1시 30분께 폭풍우 탓에 잠이 깼으며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이 매단 밧줄을 붙잡고 다리를 건널 때 물이 종아리와 무릎까지 찰랑거렸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가 완전히 파괴된 후에 헬리콥터가 착륙해서 사람들을 실어나르기 시작했다며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 오스틴-샌앤토니오 사무소에 따르면 과달루페강 헌트 지점의 수위는 약 2시간 만에 6.7m 상승했으며, 수위가 9m가 넘어간 것을 기록한 후 계측기가 고장나버렸다.
이에 앞서 텍사스주 부지사 댄 패트릭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커 카운티에서 시작돼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이 범람했다고 전하면서 “파괴적인 홍수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패트릭 부지사는 현장에서 400명 이상이 대응을 돕고 있으며, 구조팀 9개 팀, 헬리콥터 14대, 드론 12대가 구조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구조대원들은 구명보트를 타고 다니며 급류 속에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했다.
커빌 주민인 매슈 스톤(44)은 AP통신에 경찰이 4일 새벽 5시 30분께 문을 두드리긴 했으나 전화기로는 재해 상황을 알리는 경보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커 카운티의 선출직 공무원 중 최고위 인사인 롭 켈리 판사는 주민들이 대피 경고를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 질문이 나오자 “우리에겐 경보 시스템이 없다”고 인정했다.
기자들이 홍수에 대비한 조치가 불충분했던 이유를 추궁하자 켈리는 “이런 홍수가 올 거라는 점은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텍사스 홍수에 대해 “끔찍한 일”이라며 연방정부가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에 피해가 집중된 커 카운티 일대는 텍사스 남부 주요 도시인 샌안토니오에서 북서쪽으로 105km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다.
텍사스주 등을 관할하는 주휴스턴총영사관 관계자는 텍사스 내륙 지역의 이번 폭우 사태와 관련해 현재까지 한국인이나 현지 교민 피해 신고는 접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영사관 관계자는 “샌안토니오 한인회를 통해 확인해 보니 피해 지역은 샌안토니오에서도 차로 1시간가량 거리로 한인들이 사는 곳이 아니어서 현재까지 한인 피해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찰이 입점사에 대한 정산금 지급 지연으로 회생절차에 돌입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어제(3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간 서울 강남구 발란 본사와 최형록 발란 대표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발란은 지난 3월, 일부 입점 업체들에 대해 정산을 하지 못한 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최 대표는 “올 1분기 내 계획했던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에 빠지게 됐다”며 기업회생절차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정산을 받지 못한 업체들은 최 대표와 최수연 최고전략책임자, 최형준 최고운영책임자를 사기와 횡령,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집단 고소에 참여한 업체들이 정산받지 못한 금액은 25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수원남부경찰서는 고소인 조사를 거친 뒤 최 대표를 출국금지했고,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지난 5월부터 사건을 이송 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일단락되는 대로 최 대표를 비롯해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4월부터 발란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발란은 지난 5월 9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 계획 인가 전 M&A(인수합병) 추진 허가를 받아 조기 변제를 위한 인수 작업을 추진 중이다.
적정수준 이상 걷기운동을 하는 노인은 삶의 질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만 노인은 꾸준히 걸을수록 삶의 질이 2.3배 이상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운동 유형 및 강도에 따른 삶의 질 변화에 관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국제노인의학저널(Geriatrics & Gerontology International)’에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은 65세 이상 노인 6060명의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만 여부에 따라 운동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1주일에 150분 이상 적절한 걷기운동을 한 노인은 걷기운동을 하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 노인은 삶의 질 만족도 점수 상승 정도가 2.33배에 달했다. 반면 걷기운동을 하지 않거나 불충분한 노인은 적절한 걷기운동을 하는 노인보다 이동성,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감 등 삶의 질을 평가하는 세부 영역에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운동 유형별로 보면 노인의 삶의 질 향상 효과는 걷기운동에서만 두드러졌고,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은 유의미하게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른 운동과 달리 걷기운동은 충분히 할수록 그에 비례해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 이런 상관관계는 비만 노인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혜준 교수는 “주당 150분 이상의 적절한 걷기운동을 장려하는 것은 비만 노인의 삶의 질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향상시키며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하 교수도 “본 연구가 고령화 증가에 따른 노인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질병 이환율과 사망률 감소에도 중요한 의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는 올라 가계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탓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1인당 최대 55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잔뜩 위축된 내수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이번 조치가 소비심리 회복의 마중물이 되고 빈사 상태에 빠진 자영업이 회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6일 국세청 국세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8282명이었다.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100만명이 넘었다. 지난해 폐업률은 9.04%로 2020년 코로나 팬데믹(9.38%) 이후 최고치였다. 특히 내수 업종에서 폐업이 크게 늘었다. 전체 52개 업종 중 소매업 폐업률이 29.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음식점업(15.2%), 부동산업(11.1%), 도매 및 상품중개업(7.1%) 순이었다.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들이 폐업에 내몰리는 현상은 올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 등 진입 문턱이 비교적 낮아 창업이 활발했던 업종에서도 폐업이 늘었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과 미국발 관세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
내수 위축으로 민생이 어려워지면 정부가 경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전임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로 재정 여력이 바닥나자 복지 예산마저 제대로 쓰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추경 편성을 서두른 건 무너진 민생에 대한 위기감에서 출발했다. 지난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 12조1709억원을 포함한 31조8000억원의 2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빚을 탕감하는 지원안도 담겼다. 더 늦기 전에 가계의 소비를 늘리고,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주는 ‘긴급 처방’인 셈이다.
이번에 지급되는 민생회복 쿠폰이 정보통신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이나 저소득·금융 취약층에게 빠짐없이 지급되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다만, 민생회복 쿠폰은 쓰러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응급 대책일 뿐 근본 처방이 아니다. 정부는 차제에 자영업 과잉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체계적인 출구전략을 만들 필요가 있다. 꺼져가는 성장동력을 되살리고 경제 구조개혁의 청사진을 마련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