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의 존재에 허락은 필요없다. 불허를 넘어 우리는 존재한다.”
이화퀴어영화제 조직위원회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 불허를 넘어서’ 개막식을 열고 이같이 외쳤다.
이번 영화제는 이화여대 내 극장 ‘아트하우스 모모’가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을 거부한 것을 계기로 기획됐다.
아트하우스 모모는 지난 4월30일 한국퀴어영화제 주최 측에 대관 취소를 통보하며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하는 영화는 교내에서 상영할 수 없다’는 학교 측 입장을 전했다. 앞서 ‘이화여대를 사랑하고 지키는 이화인 일동’이라는 이름의 단체는 퀴어영화제 개최에 반대하는 민원을 학교와 극장에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해당 단체는 “퀴어영화제는 기독교 정신에 반하고, 학교가 ‘동성애 홍보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갈등 방지와 안전 확보를 이유로 대관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생들은 지난 5월 이화권리단위연대체 ‘이음’의 퀴어영화제 대응 실무TF팀을 이어받아 조직위를 결성했다. 조직위는 “이화여대는 캠퍼스 내 갈등을 피하겠다며 퀴어 학우들을 손쉽게 지우고, 혐오의 손을 들어줬다”며 “이화퀴어영화제는 종교의 이름으로, 다수의 안전을 명목으로 혐오를 정당화하는 이들이 그은 ‘불허’의 선을 넘어서는 시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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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성소수자가 ‘허락 없이 존재할 권리’를 강조했다. 정재린 이화여대 총학생회 권리연대국 국장은 “당신이 상상할 수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교내엔 이미 수많은 퀴어가 존재한다”며 “누구도 타인의 지극히 자연스럽고 자율적인 삶을 침해하거나, 편협한 도덕 기준을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름을 부정하는 행위야말로 약자를 사랑하고 포용하라는 기독교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측에 성소수자 혐오 행정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소정 학생사회주의자연대 활동가는 “학교는 소수자 배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민원을 행정 마비와 갈등 방지라는 명분으로 수용했다”며 “이는 인권과 행정을 저울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청년 성소수자 문화연대 큐사인 활동가 파람(활동명)도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이화여대가, 오늘날 또 다른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학이 지닌 공공성을 경시하고 학업만을 위한 공간으로 단순 정의하는 것은 대학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후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이화여대 정문에서 아트하우스 모모까지 행진했다. 이화퀴어영화제는 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 백민정 기자 mj100@khan.kr
영국이 시리아 내전으로 단절했던 시리아와 외교관계를 복원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 중인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영국은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재수립한다”며 “안정적이고 더 안전하며, 모든 시리아인을 위한 번영된 미래를 건설하겠다는 새로운 정부의 약속을 우리가 지원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장관이 시리아를 방문한 것은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한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래미 장관은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 아사드 알시바니 외무장관과 만났다. 래미 장관은 이 자리에서 “안정적인 시리아는 불법 이주 위험을 낮추고, 화학무기 폐기, 테러 위협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도주의적 긴급 구호와 시리아 재건 지원, 시리아 난민을 수용한 국가에 대한 인도주의·개발 구호에 9450만파운드(약 176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뒤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외교 관계를 재개하는 등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공식 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서 “2004년 5월 11일 발효한 시리아 특정 개인의 재산 동결 및 특정 물품 수출 금지에서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를 종료하며 해당 명령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6일 강원 강릉의 아침 최저 기온이 29.5도를 기록하는 등 강릉 지역에 일주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강원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강릉 29.5도, 속초 28.6도, 양양 28.4도, 고성 간성 27.8도, 동해 27.4도, 원주 25.7도, 춘천 25.1도 등이다.
열대야는 밤사이(전날 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강릉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7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도 이틀이나 됐다. 나머지 동해안 지역도 6일째다.
춘천은 올해 첫 열대야다.
열대야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해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낮에는 최고 36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예상된다.
이날 예상되는 낮 기온은 내륙 31∼33도, 산지 30∼32도, 동해안 34∼36도다.
미세먼지는 ‘보통’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폭염특보가 발효된 대부분 지역은 당분간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으니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2025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서 미리내집 정책을 소개하며 “앞으로 매년 4000가구 이상으로 공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서 저출생과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울시 공공주택 정책’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은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 주최로 격년마다 열리는 국제회의다. 오 시장은 도시행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서울시의 리콴유상 수상(2018년)과 시장포럼 개최 성과(2023년)를 인정받아 주택공급 세션의 첫 연사로 초청됐다.
오 시장은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와 아이 출산에 따라 거주기간이 늘어나는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 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미리내집에 대해 “입주 후 자녀를 한 명만 낳아도 20년간 살 수 있고 자녀 2명을 낳으면 시세보다 10%, 3명 낳으면 20% 저렴하게 집을 구매할 수 있다”며 “매년 4000가구 이상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리내집은 무자녀 신혼부부가 입주할 경우 최장 10년, 1자녀 출산 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이다. 2자녀 이상 출산 가구에는 20년 거주가 끝난 시점에 시세의 80~90% 가격으로 해당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 부여된다.
오 시장은 시프트 정책도 소개했다. 시프트는 2007년 도입된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으로 최장 20년간 주변 시세의 80%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다. 그는 “시프트 모델을 운영한 결과, 자녀 수와 입주 후 출생한 자녀 수가 기존 공공임대주택보다 더 많았다”며 “(이 정책은) 2010년 유엔해비타트 특별상을 받았고 지금은 서울을 대표하는 임대주택정책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은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 단순히 주택을 새로 짓는 방식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노후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거나 민간 주택을 임차해 공급하는 방식도 함께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운영 중인 공공임대주택 43만3000가구 중 약 70%가 이런 방식으로 확보됐다”며 “2010년 5.3% 수준이던 공공 임대 비율이 2024년에는 11.2%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친 오 시장은 오는 9월 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세계대도시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 총회와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5에 세계도시 시장들을 초청했다. 세계대도시협의회는 도시들이 공통으로 직면한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