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0일을 맞은 3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2시간 동안 15개의 질문에 답했다. 이 대통령은 “빠른 시간 내에 이 위기들을 다 극복하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희망이 있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당초 예상 시간을 넘겨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입기자와 미디어월로 참석한 지역 풀뿌리 언론 기자 등 총 15명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앞에 많은 어려움들이 쌓여 있기는 하지만 저는 우리 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하고, 또 우리 국민들께서 그 저력을 발휘해 주시면 빠른 시간 내에 이 위기들을 다 극복하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희망이 있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4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에 반대하는 농민단체들과 만났다. 이재명 정부의 인선 논란을 진화해 내각 안정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해 국회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뒤 곧장 대통령실 앞 농민단체 농성장으로 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8개 단체가 모인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이 지난달 30일부터 송 장관 유임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 농성을 벌이는 곳이다.
김 총리가 공개 행보 첫 일정으로 ‘송 장관 반대’ 농민단체 방문을 선택한 데는 내각을 이끄는 총리로서 주요 장관 인선에 반대하는 여론을 청취하며 설득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양곡관리법 등 민생 의제를 이재명 정부 방침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농민단체 회원들은 농성장을 찾은 김 총리에게 “기후위기와 생산비 폭등에 무대책으로 일관한 인물” “장관 유임 소식을 듣고 철퇴를 맞은 듯했다”며 송 장관 유임 철회를 요구했다. 김 총리는 “(송 장관 유임에 반대하는) 마음이 100% 공감이 된다”면서도 “송 장관의 유임 결정이 새로운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건가 하는 문제의식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새 정부의 농정 방향은 우리가 함께 남태령에서 논의하고 농업 4법을 함께 만들어온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식량 주권과 농업 안보에 대한 문제의식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송 장관 유임 배경을 두고는 “새 정부에서도 지난 정부의 장관을 한 분 정도 유임하는 것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해당 분야도 중요하지만 당장 내란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도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이 그간 불법계엄 선포에 반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재명 정부 내각 일원으로 부적격이 아니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이 대통령과 농민 단체 간 가교 역할을 자임했다. 그는 송 장관 유임 과정에서 농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도 마음속으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싶어하실 것”이라며 “대통령실에 농민과의 대화가 우선순위에 포함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국회로 이동해 우원식 의장을 예방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중요한 헌법기관인 국회를 민주주의의 맏형처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인준안 통과 과정에서 야당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던 만큼, 국회와의 소통과 통합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총리로서 더 무거운 책임감 소명을 갖고 국정을 이끄는 만큼 총리의 그동안 풍부한 경험과 통찰이 국정 운영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각 부처는 물론 국회와도 활발히 소통해서 국정 안정과 민생 회복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들을 균형 있게 잘 이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0일을 맞은 3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와 관련해 “마음에 드는, 또는 색깔이 같은 쪽만 쭉 쓰면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야당 대표 또는 여당 대표가 아니고 이제는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통합의 국정을 해야 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멘트, 자갈, 모래, 물 이런 걸 섞어야 콘크리트가 된다”라며 “시멘트만 잔뜩 모으면 그냥 시멘트 덩어리가 된다. 모래만 잔뜩 모으면 모래더미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차이는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 최근 검찰 고위직 인사를 거론하며 “이런저런 지적들이 있는데, 저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쳐오면서 어쩔 수 없이 있는 공무원밖에 쓸 수 없는 한계가 있기도 했다”라며 “우리하고 색깔이 비슷한, 우리를 지지했던 쪽을 골라내면 남는 게 없더라”고 했다. 그는 “골라낼 수도 없었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써야 했다”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 특히 직업 공무원들은 지휘자, 인사권자에 따라서 움직이게 돼 있다”라며 “공직사회에 대해 우리가 ‘영혼이 없다’, ‘해바라기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그렇게 비난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종 인사권자, 지휘자가 시키는 대로 한 것”이라며 “공직사회, 특히 직업 공무원들은 해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도록 법에 의무화돼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쪽만 쓰면 결국 끝없는 전쟁이 벌어진다”라며 “그래서 잘못된 게 있다면 최대한 고쳐서 써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기본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기본적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다 같이 가야 한다”라며 “그런 측면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인사를 하다 보니, 일면에서는 칭찬을 받기도 하지만 일면에서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는 그 자체가 목표 또는 목적이 아니고, 어떤 정책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어떤 정책을 채택할 것이냐, 또는 어떤 정책에 대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냐를 가지고 평가 판단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좀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시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