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일 상법 개정안 심사에 돌입했다. 여야는 “상법 개정을 2일 법사위 소위에서 논의한 뒤 합의처리 노력”을 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상법 개정에 줄곧 반대해오다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방향을 튼 것이다. 상법 개정이 협치 전환의 변곡점이 되길 기대한다.
여야가 자본시장 선진화 계기가 될 상법 개정에 머리를 맞댄 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 각론을 두고는 여야 의견차가 큰 상황이다. 민주당은 기존 안에 있던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확대와 전자주주총회 의무화뿐 아니라 소액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외이사 제도 강화,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조항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국민의힘은 추가된 3가지 항목에 대해 재계 우려를 들어 반대하고 있고, 기업을 위한 세제 개편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야의 상법 개정안 이견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원칙과 뼈대를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상법 개정은 마냥 시간을 끌 문제도 아니다. 이미 자본시장에서는 상법 개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장중 2% 가까운 3130대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지주사 종목들이 수혜 테마로 각광받으며 일제히 오른 데는 상법 개정이 호재로 작용했다. 상법 개정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대부분 해소된다. 이렇게 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대로 부동산에만 몰린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흐르고 금융시장이 대체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상법 개정은 국민적 정책 신뢰와도 직결돼 있어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상법 개정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고 기업의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경제 선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이른바 ‘3% 룰’이나 배임 소송 등 재계 우려가 큰 쟁점은 여야가 법안소위에서 더 논의하고, 필요시 입법 후 보완해도 늦지 않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과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별검사(특검)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김건희 특검법과 채 해병 특검법에 모두 수사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중기 ‘김건희’ 특검과 이명현 ‘채 해병’ 특검은 이날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수사 주체를 놓고 협의했다. 양 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 수사를 채 해병 특검에서 맡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배후가 김 여사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양 특검 중 어디서 이 사건을 수사할지가 관심사였다. 김건희 특검과 채 해병 특검 중 누가 수사할지를 놓고 갈등을 빚거나 중복수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김건희 특검 쪽은 “협의를 마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진행 상황을 고려해 특검간에 협의하고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골자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친분이 있는 김 여사를 통해 임 전 사단장 구명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그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했다. 공수처 수사기록은 채 해병 특검이 모두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채 해병 특검은 오는 2일 오후 2시 임 전 사단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을 상대로 채 해병 사망 상황과 임 전 사단장이 당시 현장에 내린 지시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해병 순직사건 초동 조사기록을 회수해 재이첩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과 임 전 사단장 로비 의혹 등도 함께 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7월8일 종료되는 상호관세 90일 유예 시한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은 모든 국가에 서한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서한이 “무역 협상의 끝”이라며 “미국에 25%, 35%, 50% 또는 10% 관세를 지불하면 된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유예 시한 연장 가능성을 거론하자 트럼프는 예고대로 상호관세를 적용하고, 협상 진행 과정과 상대국 태도 등을 감안해 10~50% 차등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것이다. 57개국에 차등화된 관세를 부과한 이후 국가별 무역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속도를 내라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당초 한·미는 7월8일 이전에 ‘줄라이 패키지’(7월 포괄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은 윤석열 탄핵 후 6·3 조기 대선, 이재명 정부 출범 등으로 미국과 제대로 협상할 상황이 아니었다. 열흘도 남지 않는 시기에 합의에 이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미 정상이 지난 6일 첫 통화에서 모두 만족하는 합의를 조속히 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고, 그 후 한·미는 지난주에야 첫 고위급 통상 협상을 진행했다. 트럼프가 실제 7월9일부터 관세를 매길지 지켜봐야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날 이후에도 협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미국은 미국산 상품 구매 확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규제 완화, 구글 정밀지도 반출 등 비관세 장벽 해결을 요구했다고 한다. 한국은 다양한 제조 분야에서 상호호혜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으며, 특히 주력 산업인 자동차·철강·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를 최대한 없애야 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양측이 서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주고받기 협상에 들어가는 단계로 보인다.
한·미 통상 협상은 양국 협력의 틀을 새롭게 짜는 과정이다. 정부는 시간에 쫓겨 서둘러 합의하지 말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용적이고 원칙 있는 협상을 해야 한다. 그 결과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말한 대로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통상 협상은 7월 하순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이 중대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정부는 정교한 전략으로 만반의 대비를 하기 바란다. 아울러 산업부가 30일 ‘한·미 관세협의 공청회’를 열어 진행 경과를 소개했듯이, 국민 지지를 받는 협상을 위해 투명한 절차에도 신경 써야 한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쿼드 회의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기도민들이 직접 정책을 발굴하고 기후정책을 논의하는 기구인 ‘경기도 기후도민총회’가 30일 출범했다.
경기도는 30일 경기 시흥에코센터에서 기후도민총회 출범식을 개최하고 도민 120명을 기후도민총회 회원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 6월 9일부터 지난 20일까지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을 통한 신청과 RDD(무작위 전화 걸기) 방식을 병행해 회원을 모집했다. 무작위로 회원을 선정한 이유는 특정 단체 등에 편향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공정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라고 경기도는 설명했다.
기후도민총회 회원으로 위촉된 120명의 도민은 선호도에 따라 에너지전환, 기후격차, 소비와 자원순환, 기후경제, 도시생태계, 미래세대 등 6개 그룹에 속해 활동한다.
오는 12월 15일까지 활동하면서 각 그룹에 해당하는 의제에 대한 학습과 숙의 토론 등을 거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 산업구조 전환 같은 사회적 공감대와 체감도가 높은 기후정책을 발굴하고 경기도에 이를 권고한다.
경기도는 이날 출범식에서 새 정부에 바라는 ‘10대 기후아젠다(의제)’도 공개했다. 10대 의제는 경기도 온라인 여론조사 패널인 도민 85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마련했다.
도민들은 정부 조직개편, 재생에너지 확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순환경제 활성화, 탄소중립 신산업 발굴·육성, 국민의 기후정책 참여 확대 등도 새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기후아젠다로 선정됐다.
경기도는 도민들이 선정한 10대 의제 중 기후환경에너지국 설립, 경기RE100, 1회용품 제로 및 다회용기 활성화, 기후테크 스타트업 발굴·육성 등 8개 의제를 이미 시행 중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경기도가 그동안 기후위기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을 했지만 어떻게 보면 ‘탑다운’ 식으로 저나 도청이 쭉 결정을 했다”면서 “이제 직접민주주의에 기반한 우리 시민들의 정책 제안과 공론의 장, 숙의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쁘다. 앞으로 경기도는 여러분들이 내시는 정책에 귀를 많이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발족한) 기후도민총회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도청 집행부에서 가볍게 다루지 않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첫 번째 의미를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출범식이 열린 시흥에코센터는 옥상 태양광, 건물 일체형 태양광, 지열에너지, 옥상녹화 시스템, 그린커튼 등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친환경 건축 요소로 설계된 공간이다.
경기도는 행사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된 위촉장과 현수막 등은 각각 업사이클링(재활용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소재와 유해성분이 없는 생분해 원단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