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특별검사 수사팀의 체포영장 청구를 두고 “특검 조사에 응하려 했다”며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위법한 영장 청구라며 영장이 발부되면 체포적부심 청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 측이 형사 재판에서 특검법을 위헌이라고 지적한 점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양측은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각각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이르면 25일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전날 자정 직전 서울중앙지법에 내란 특검이 법원에 청구한 윤 전 대통령 체포 영장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의견서에는 “특검과 경찰은 다른 수사 기관인데, 특검이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뒤 윤 전 대통령에게 한 차례도 소환 통보를 하지 않고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오전 비슷한 취지의 입장문을 기자단에게 배포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전날 특검의 체포영장 청구 직후 “특검 발족 후 일정 조율을 거쳐 조사에 응할 계획이었다”는 입장도 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사건 인계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수사 주체가 달라진 것”이라며 “특검에서 요청하지 않는데 먼저 찾아가 ‘소환 안 하느냐’고 물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라는 것은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될 경우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란 특검 역시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 수사팀은 특히 윤 전 대통령 측의 “특검 조사를 받으려 했다”는 주장이 거짓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앞서 형사 재판에서 내란 특검법이나 특검의 공소유지 등을 위헌이라고 문제 삼은 점이 근거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지난 23일 박억수 내란 특검 특검보가 출석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8차 공판에서 “내란 특검법은 위헌 조항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특검의 공소유지 자체를 문제 삼았다.
특검팀은 “특검과 경찰은 다른 수사 주체”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이 앞서 경찰에서 세 차례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에 같은 사건을 넘겨받은 특검이 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문제없다는 것이다. 박지영 내란 특검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특검은 사건의 연속성을 고려해 피의자 조사를 위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내란 특검 관계자는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더라면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의 위헌성을 또 제기하면서 특검 소환에 응할 수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특검에서도 조사를 진행하는 주체는 다수가 파견 인력들인데 이들이 경찰에 있을 때 소환하는 것과 특검팀에 파견 와서 소환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조직 개편을 앞두고 기후에너지부 신설이 핵심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부의 기후 분야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분야를 떼어내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명분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한방에 해결한다는 것인데, 과연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생각해봐야 한다.
영국은 2008년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독립 부처인 에너지·기후변화부를 신설하며 기후변화 대응 선진국을 지향했다. 2016년 이를 기업혁신기술부와 통합해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로 재편하며 산업 부활을 꾀했다. 2023년 다시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과학·혁신·기술부 그리고 기업·무역부 3개 부처로 재편하면서 에너지 안보가 탄소중립과 같은 선상으로 올라왔으나 산업과 괴리된 에너지 정책의 후과는,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올라 유럽에서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가 됐을 뿐이다.
독일의 메르츠 총리는 선거 공약에서 경제기후행동부를 해체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질적인 두 업무를 합친 실패한 조직”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잘못된 에너지 정책으로 독일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뼈저린 반성이었다. 경제와 에너지를 다시 합쳐 경제에너지부로 개편하고 새 장관으로 독일 최대 유틸리티 업체 에온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카테리나 라이헤를 임명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늦추더라도 독일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의 평균 전력 가격은 ㎿h(메가와트시)당 200유로로 미국의 2.7배에 달한다. 이러한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유럽의 경쟁력은 미국에 한참 뒤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제조업 강국이며 수출주도형으로 먹고살아 국제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국가다. 성공 요인은 에너지 비용이 저렴하고, 뛰어난 인재들이 기술 개발을 통해 산업을 일으켜 막강한 수출 경쟁력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런 성공 공식은 깨진 지 오래고, 강점이 있던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저렴한 화석연료로 만든 전기와 막대한 보조금, 관치금융 대출까지 2중, 3중으로 밀고 오는 중국 제조업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원가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이미 중국의 2배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과 에너지가 괴리되고 기후변화 대응이 경제성장보다 앞서는 상황이 가속화된다면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주요 산업은 버티기 어렵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통해 첨단산업과 인공지능(AI)을 키워야 한다. AI는 ‘전기 먹는 하마’다. 에너지와 AI가 분리되면 미래는 없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와 반도체 산업은 24시간, 365일 끊어지지 않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과 미래 첨단전략산업 정책의 통합적 접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영국과 독일의 사례는 에너지와 산업 분리 정책이 가져오는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시대적 요구는 인정하지만 에너지 정책을 기후의 발아래 두려 하면 안 된다. 공급망의 중국 종속, 산업 경쟁력 약화,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산업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 먹거리 창출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기후정책도 존재하는 것이다. 기후정책이 규제 일변도로 흐르게 되면 결국 기업들은 한국을 떠날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친환경을 하기 전에 가난을 물려주게 되는 꼴이다. 새 정부에서는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미래 세대를 위한 산업·에너지·일자리가 최우선이 되는 정책을 설계하길 기대한다.
인천에서 70대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70대 아내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상해치사 혐의로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3일 인천 중구 자택에서 남편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사위에게 “남편이 넘어져서 다친 것 같다”며 신고를 요청하고 딸의 집으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남편 B씨는 알몸 상태로 숨져 있었고, 흉기에 찔린 듯한 흔적이 여러 개 발견됐다.
경찰은 A씨를 임의 동행해 조사한 뒤 범행 정황이 있다고 보고 긴급 체포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알몸 상태로 외출하려고 하길래 언쟁이 있었는데, 그 이후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A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자택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 등을 발견했다“며 “A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여 구체적인 적용 죄명과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