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폰테크 중국공산당이 전국의 당원과 공무원에게 ‘호화 회식’ 금지령을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민생을 고려해야 한다며 회식 자체를 피하는 분위기를 질타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8일 온라인에 ‘규정을 위반해 먹고 마시는 것(회식)을 금지하는 것이지, 먹고 마시는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지난달 18일 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전국의 당원과 공무원에게 통지문을 보내 근검절약을 강조하고 회식에서 고급술과 고급음식, 담배를 내오는 것을 금지한다고 알린 지 한 달 만이다.
당 중앙위원회에서 호화 회식 금지령을 내리자 트집이 잡히지 않기 위해 공직사회에서 회식 자체를 피하는 풍조가 퍼져 이 같은 칼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통지 발송 이후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직원들을 상대로 매일 혈중 알코올 농도 테스트를 하고, ‘초대를 받아도 거절하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1인 식사는 쾌락주의, 2인은 문란 행위, 3인은 파벌 형성”이라는 농담도 나왔다.
인민일보는 “규정을 위반한 회식을 단속하는 것은 권력의 지대추구와 공공자금 남용을 막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지만 집행 단계에서 형식주의에 매몰돼 규정 위반 회식 금지를 회식 금지와 동일시했다”며 “(이런 행태는) 사업 취지를 퇴색시키고 민생을 어렵게 만든다”고 질타했다.
인민일보는 “‘먹고 마시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 ‘경제가 활성화되려면 지나친 규율이 풀려야 한다’는 등의 잘못된 주장이 있었다”며 애초에 규정을 위반한 호화 회식만이 규율 대상이었으므로 (경제회복에 제약이 되는) ‘지나친 규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공무원 회식 긴축령은 내수에 부작용을 가져다준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고급술 브랜드인 마오타이주는 25년산 한 병 가격이 2000위안(약 38만원)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전성기의 절반 수준이다. 마오타이주 가격 하락은 전반적 반부패 강조 경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호화 회식 금지령도 영향을 미쳤다고 SCMP는 전했다.
인민일보는 “지난해 중국의 외식산업 규모는 5조5000억위안을 넘어섰으며 고용 규모도 3000만명 이상”이라며 “정상적인 회식은 민생의 배경이자 인간성의 온도, 경제의 맥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료주의의 철밥그릇”을 깨고 “정상적인 회식으로 소비를 위한 청신호를 켜 모두가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끝맺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틀째인 17일(현지시간) 오전부터 브라질·유엔(UN)·멕시코·인도 정상들과 잇따라 만났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찾은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이날 오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 대응 등 공조 필요성을 확인하고,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의장국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이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기후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룰라 대통령의 초청에 감사를 표하고 가능하면 참석해 보도록 해보겠다고 답했다.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두 사람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어려움과 정치적인 핍박을 이겨내고 결국 승리했다는 두 사람의 공통점을 언급하면서 룰라 대통령과 교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소년공 시절 프레스기에 눌려 팔을 다친 일화를 말하자 룰라 대통령은 몇 살 때 일이냐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뽑아준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약식 회동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유엔의 도움을 받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사의를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날 만찬 후 이 대통령을 다시 만난 것에 반가움을 표하며 세계 평화와 안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서로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12.3 계엄과 탄핵 등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언급하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9월에 열릴 유엔 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고도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위해 유엔이 할 일이 많다고 언급하면서 과거 한국이 받은 도움을 국제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멕시코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중남미 최초의 국가이자 우리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이라면서 “경제협력을 포함한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비결에 대해서도 물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일주일에 3,4일은 직접 시민을 찾아가 대화하고 야당과의 토론도 이어간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와 미국의 관세 협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또 셰인바움 대통령을 향해 기회가 된다면 APEC 계기에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제안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에 한국의 기아 공장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으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해 “전략적 협력과 전방위적 관계 심화를 통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어린 시절이 대화 소재가 됐다. 대통령실은 “모디 총리와 이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에서 태어나 각 나라의 지도자가 되었다며 공감대를 나눴다”며 “모디 총리는 25년 전 한국을 방문했던 기억을 전했고 이 대통령은 인도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방위 사업 분야와 문화 협력에서도 두 국가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미래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모디 총리는 2000년 전 가야의 김수로왕과 혼인한 인도 아유타야 출신 허황옥 공주와 그의 성씨인 김해 허씨를 언급하면서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