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용품 기업 ‘블랙야크’가 해킹을 당해 34만여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가 13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어 개인정보 보호 법규를 위반한 블랙야크에 13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홈페이지에 공표하도록 명령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1일부터 4일까지 블랙야크 홈페이지는 해커로부터 에스큐엘(SQL) 삽입공격을 받아 아이디, 비밀번호 등 관리자 계정 정보를 탈취당했다. 이후 해커는 관리자 계정으로 로그인해 이용자 34만2253명의 이름, 성별,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 주소 일부 등 개인정보를 내려받았다.
에스큐엘 삽입공격이란 검색, 로그인, 게시판 등 웹사이트의 입력창에 ‘SQL 코드’를 입력해 특정 명령을 실행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공격자는 이 과정을 통해 로그인 우회, 데이터 탈취 등을 할 수 있다.
에스큐얼 삽입공격은 웹 해킹 분야에서 흔한 공격 수법이다. 방법이 단순하고 자동화 도구도 많다. 이에 업계에서는 홈페이지·애플리케이션 개발 때 에스큐엘 삽입공격 방어 대책을 포함하는 것이 ‘기본’으로 여겨진다.
개인정보위 조사에 따르면 블랙야크 측은 웹사이트를 개설한 2021년 10월부터 에스큐엘 삽입공격 취약점에 대한 점검과 조치를 소홀히 했고, 재택근무 등의 사유로 외부에서도 관리자 페이지 접속이 가능하도록 웹사이트를 운영했다. 그러면서도 아이디와 비밀번호 외 안전한 인증수단도 적용하지 않았다.
개인정보위는 이날 온라인 교육 컨텐츠 기업인 ‘한국토픽교육센터’에도 과징금 2300만원과 과태료 270만원을 부과하고 이를 공표하도록 명령했다.
한국토픽교육센터 웹사이트 역시 지난 3월 에스큐엘 삽입공격을 받은 바 있다. 해커는 이용자 8만4085명의 아이디, 암호화된 비밀번호, 이름, 생년월일, 성별, 연락처, 주소 등 개인정보를 탈취해 텔레그램에 공개했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한국토픽교육센터는 웹사이트 에스큐엘 삽입공격 방지를 위한 점검 등을 소홀히 했고,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대한 개인정보취급자의 접속기록을 보관·관리하지 않았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 인지 뒤 정당한 사유 없이 72시간을 경과해 유출 사실을 통지했다.
개인정보위 측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재택근무 등이 많아지며 외부접속을 허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어, 권한 있는 사용자인지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외 안전한 추가적 인증수단의 적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에스큐엘 삽입공격은 널리 알려진 기본적인 해킹 수법임에도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보안조치가 소홀할 경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개인정보처리자는 웹 취약점 점검 등 보안대책을 강화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상에는 조금 느려서 더 특별한 것도 있다. 그중 하나가 서울 종로구 혜화에 가면 먹을 수 있는 3000원짜리 김치찌개 식당 ‘청년밥상문간’이다. 저렴한 가격 탓일까? 중간에 있는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마지막 주문을 받는 오후 8시 반까지 32평 남짓 크기의 가게는 손님들로 붐빈다. 문을 열면 새콤한 김치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보글보글 끓는 찌개 소리가 뒤따른다. 손님이 너무 많아 ‘느린’ 김치찌개 식당이 된 것은 아니다.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에 들어가면 한쪽 벽면에 설립 취지문이 붙어 있다. ‘느린 학습자 청년들이 꿈과 가능성을 키우는 곳··· 조금 느리지만 더 따뜻하고 편안하며 든든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개점 1년이 넘은 지금, 열 명의 느린 학습자들이 요일과 시간대를 나눠 일하고 있다. 보통 세 명의 직원이 점장과 함께 하루 평균 100~120명의 손님을 맞는다. ‘딸랑’ 식당 문이 열릴 때마다 큰 소리로 “어서 오세요. 몇 분이세요?”하며 직원들이 인사를 건넨다. 첫 방문인 듯 두리번거리는 손님이 있으면 곁으로 다가가 “제가 도와~드릴까요?”하고 묻는다. 한 직원이 인덕션을 들면 다른 직원은 식탁을 닦는다. 손발을 맞추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느린 학습자라고 모든 일에 느린 것은 아니다. 배운 일은 막힘 없이 해낸다. 어느새 새롭게 문을 여는 청년밥상문간 낙성대 슬로우점에서 일할 후배 실습생에게 비법을 전수할 만큼 성장했다.
경계선 지능인(느린 학습자)들이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 손님들이 나간 자리를 부지런히 행주로 닦고, 침착하게 두부를 썰고, 조심스럽게 찌개를 배식대에 올려놓으며 경계지능인 직원들은 맡은 자리에서 한 사람 몫의 일을 한다. 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0~84 사이로, 장애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인지·적응 행동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 관련 실태 조사는 부족하다. 2024년 기준 인구의 13.59%인 약 699만 명으로 추산되는 것에 비해 인식은 여전히 낮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경계성지능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나는 왜 이렇게 느릴까? 못 할까?’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가톨릭 글라렛선교수도회 소속 이문수 신부가 청년밥상문간을 처음 연 것은 2017년 12월이다. 지난 2015년 고시원에 한 청년이 생활고로 인한 굶주림과 지병 끝에 사망한 사건을 듣고 ‘배고픈 청년들이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밥집’을 떠올렸다. 서울 성북구 정릉에서 시작된 김치찌개 집은 현재 다섯 곳으로 늘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많은 청년을 만났다. 청년밥상문간 덕분에 대학 생활을 버틸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하는 청년도 기억에 남는다. 청년밥상문간의 김치찌개는 청년뿐만 아니라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맛집’이어야 한다. 사정이 있는 이들도 편하게 드나들기 위해서다. 나이와 배경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이유다.
경계선지능인을 자녀로 둔 두 부모님이 신부님을 찾아오면서 청년밥상문간은 분기점을 맞았다.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봉사할 기회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자꾸 신부님의 마음에 맴돌았다. 논의 끝에 혜화점을 경계선지능인이 일하는 슬로우점으로 열었다. 지적과 다그침이 없는 곳에서 청년들은 배운 일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성실하게 해낸다. 표정은 밝아지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7월부터 낙성대점도 슬로우점으로 전환됐다. 남은 매장들도 순차적으로 바뀔 예정이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조금씩 바뀌고 있는 사회 속에 경계성지능인도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청년밥상문간은 ‘밥 먹고 힘낼 수 있는 곳’으로 누구에게나 활짝 문을 열고 있을 것이다.
경남 밀양의 인구가 10만명 선마저 무너졌다. 한때 20만명을 넘겼던 밀양 인구수는 9만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8일 밀양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인구는 9만9956명으로 집계됐다. 10만명 선을 유지하던 밀양 인구는 6월12일 이후 9만명대로 줄었다.
1966년 20만6115명이던 밀양시 인구는 이때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해 60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밀양은 1931년 읍으로 승격됐으며, 한때 경남지역에서 내로라하는 농업도시였다. 그러나 점차 인구가 감소해 1995년 시군 통합 당시 13만명을 기록했다. 2011년 10만명대에 진입한 후 지난달 10만선마저 붕괴됐다.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은 고령화에 따른 사망자 증가와 청년인구 유출이다. 매년 사망자가 신생아의 4~5배인 데다 20~30대 청년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밀양시는 행정안전부가 2021년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 중 한 곳이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시 지역(8개)에선 유일하게 감소지역에 포함됐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사진)은 10일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서비스업, 내수· 수출기업 등 모두가 상생하는 진짜 포용금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플랫폼’ 기자설명회에서 “올해 안에 가입 회원사를 10만곳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022년 9월 금융권 최초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성장을 돕는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기업인 구매기업과 중소기업인 판매기업 간의 동반성장을 위한 기업 데이터 관리 플랫폼 ‘원비즈e-MP’ 서비스도 시작했다. 정 행장은 “금융 플랫폼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9988’, 즉 대한민국 기업의 99%,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중소기업들과 함께 호흡하겠다”고 말했다.